미국·길리어드-가능성 기대…중국-효능입증 실패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한 렘데시비르(길리어드)의 임상시험 성적 3개가 동시 공개됐다. 성적은 임상시험에 따라 달랐다. 미국과 길리어드가 주도한 임상시험에선 코로나19 치료에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국 임상시험 결과의 경우 근거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반해 중국 임상시험에선 중증 코로나19에 효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 미국·길리어드 주도 연구서 가능성
미국국립보건원(NIH)은 29일(현지시간) 렘데시비르 임상시험(ACTT; 위약대조·무작위배정·이중맹검) 예비적 데이터를 공개했다. ACTT는 현존하는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중 가장 엄격한 수준의 통제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임상결과의 근거 수준도 높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ACTT는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1차유효성평가변수는 임상적 경과 향상에 걸린 평균시간으로 정해졌다.
그 결과, 1차평가변수는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대조군 대비 31%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렘데시비르군 11일, 대조군 15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 치료에서 렘데시비르가 위약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을 이끌었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군 8%, 대조군 11%였다. 자세한 결과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같은 날 길리어드도 렘데시비르 임상시험(SIMPLE; 단일군·무작위배정·개방형)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SIMPLE은 중증 코로나19 환자 39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들은 렘데시비르 5일 투여군 또는 10일 투여군에 배정됐다. 약효는 연구 14일 시점 경과 및 퇴원율을 통해 판단됐다.
연구결과, 임상적 회복을 달성한 비율은 5일 투여군 64.5%, 10일 투여군 53.8%로 집계됐다. 퇴원율은 양 군에서 각각 60%, 52.3%로 나타났다. 내약성은 투여일정과 무관하게 양호했다고 제약사측은 설명했다.
길리어드 Merdad Parsey 박사는 “렘데시비르는 5일 투여로 코로나19 치료에 가능성을 보였다. 이는 한정된 약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결과는 미국국립보건원의 임상시험 데이터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연구 "중증 코로나19에 효과 없다"
반면 중국 임상시험은 다른 결론을 맺었다. 이와 관련, 중일우호병원 연구팀은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환자대상 임상시험(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 결과를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란셋에 게재했다.
논문을 보면, 해당 임상시험은 18세 이상 중증환자 2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 들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19 감염이 최대 12일 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연구진은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하고, 나머지에게 위약을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평가변수는 연구 28일 시점 경과개선에 걸린 시간 및 퇴원율을 바탕으로 측정됐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경과개선에 걸린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분석됐다(위험비: 1.23, 95% CI 0.87-1.75). 이상사례 발생률은 렘데시비르군 66%, 위약군 64%였다. 이상사례로 인한 치료중단비율은 렘데시비르군(12%)이 대조군(5%)보다 많았다.
다만,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증상발현이 10일 이내인 환자그룹에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능성은 통계적 유의성을 갖진 못했지만, 초기 감염자 치료에서 보일 잠재성을 암시했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는 성인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서 유의성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초기 감염자에 대한 혜택은 보다 큰 연구를 통해 확증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실수로 잠시 공개됐었다. 당시 길리어드측은 “해당 임상시험은 참여자가 적어 조기 종료됨에 따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초기 감염자에게 잠재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