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대결' 시작한 박스뉴반스 VS 프리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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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의 대결' 시작한 박스뉴반스 VS 프리베나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8.0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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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베나20' 허가 전, 시장 확보 강화 나선 15가 '박스뉴반스'
올해 급여 진입 뒤 시장 점유율 확대 중…프리베나20 허가 임박 
시장 점유율, 프리베나13 앞서…"박스뉴반스 지속 성장 중" 
관련 학회, 성인 15가 백신 권고안에 넣으며 '박스뉴반스' 전환점 맞아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두고 15가 백신인 박스뉴반스와 13가 백신인 프리베나13이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펴고 있어 주목된다. 

두 제품의 대결은 백신 신진 명가인 화이자와 전통적 명가인 MSD의 승부라는 점에서도 '창과 방패의 대결'에 비유되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을 차기 제품으로 이어가야 하는 프리베나13과 경쟁제품의 20가 백신 도입 전 15가 백신의 시장 안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두 회사의 명운을 건 승부라는 점도 관전포인트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MSD는 박스뉴반스의 기자간담회를 6일 개최했다. 통상 하계 휴가기간에 기자간담회를 잡지 않는 업계 관행을 깨고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한국MSD는 13가 백신인 프리베나에 비해 넓어진 박스뉴반스의 '면역원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강현미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외 모두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으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발생이 기존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것보다 많았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해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1세 미만 영아에서 IPD 예방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면, 국내 24개월 미만 영유아에서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은 2015년 대비 2019년에 2배 증가했다. 2014~2019년 국내에서 발생한 영유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중 기존 폐렴구균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 사례는 34%로 감소했고,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박스뉴반스는 2만명 이상 대상자를 통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면서 "13가지 공통 혈청형에 대한 비열등한 면역원성을 보였으며 혈청형 3, 22F, 33F에 더 강력한 면역원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앞서 WHO는 2020년 폐렴구균 백신의 면역원성 검사법을 표준화한 권고안을 내놓으며 폐렴구균 백신의 선택 기준으로 '면역원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WHO는 침여성이 높은 IPD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의 개수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백신의 능력인 면역 반응(면역원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

더불어 WHO는 혈청형별 면역원성 기준으로 ‘IgG concentration 0.35 ㎍/mL 이상’을 제시했다. 박스뉴반스는 백신에 포함된 15개 모든 혈청형에서 WHO가 제시하고 있는 면역원성 기준치 0.35 μg/mL를 충족하고 있다.  

박스뉴반스는 국내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15가지 혈청형 모두에 대해 3차 접종 이후 IgG 0.35 ㎍/mL 이상으로 나타난 대상자 비율이 95% 이상으로 확인되면서 높은 면역원성을 확인시켰다.

이날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생후 2개월 때 맞는 폐렴구균 백신 첫 접종이나 기존 PCV13 백신 접종을 하다 2~4회 추가 접종 때 박스뉴반스로 전환하는 교차접종 사례 모두 증가하고 있다"면서 박스뉴반스의 시장 확대 추이를 전하기도 했다.

'방패' 프리베나13과 '창' 박스뉴반스 대결, 세계적 추이는?

15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PCV)인 박스뉴반스는 2010년 PVC 13가인 프리베나13 진입 이후 13년 만에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으로 2023년 10월 허가 반년 만인 올해 4월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진입하며 한국 환자들에게 무료로 접종되고 있다. 

시장을 지켜야 하는 프리베나13은 박스뉴반스 NIP 진입 이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며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다 박스뉴반스의 진입 이후 올해 6월을 기점으로 시장은 서서히 양분되는 분위기다. 박스뉴반스는 6월 기준 성인에서 20%, 소아에서 근 31% 규모의 시장 점유율(UBIST Clinic Vaccine Sales)을 나타내며 프리베나와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상황은 박스뉴반스쪽으로 점차 기울어지고 있다. 올 봄 춘계학술대회에서 대한간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가 2024년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통해 우선 접종 백신으로 박스뉴반스의 손을 들어 준 것. 위원회는 성인(PCV) 접종대상자에게 15가 박스뉴반스를 프리베나13보다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박스뉴반스는 프리베나13과 공유하는 13개의 혈청형에 대해서는 비열등성을 만족했고, 혈청형 3, 22F, 33F에 대해서는 우월한 면역원성을 보였다. 

또 박스뉴반스와 23가(프로디악스) 다당류 폐렴사슬알균 백신(PPSV23)을 순차접종 할 때, 프리베나13과 프로디악스를 순차접종 할 때와 유사하거나 우월한 면역원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학회는 "혈청형 3, 22F, 33F에 대한 우월한 면역원성, PCV13과 공유하는 혈청형에 대한 비열등성, 고령자의 높은 질병부담, 혈청형 3의 높은 비중을 고려해 PCV15 접종을 PCV13 접종보다 우선적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박스뉴반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일단 탄력이 붙은 상태다. 여기에 화이자의 20가 백신 프리베나20의 국내 허가 예상시점이 올해 10~11월로 늦춰지면서 박스뉴반스에겐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지게 됐다. 프리베나 20의 진입시기가 늦어지는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보다 넓어진 면역원성을 확보한 프리베나20이 눞은 '가격'을 고수할 경우 NIP 진입 시기는 더 늦춰질 수 있다. 박스뉴반스는 허가 이후 6개월만에 NIP에 진입했다. 

과거 프리베나13이 NIP진입을 위해 5년이 넘게 고전했던 사례를 볼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NIP 진입으로 영유아 접종 영역에서 동아줄을 잡은 박스뉴반스의 공격 포인트가 성인으로 확대되는 사이 화이자가 어떤 전략으로 13가에서 20가 백신으로 주도권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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