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 3월 22~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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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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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마이크로바이옴이 치료에 영향

혈액암 중 가장 흔한 림프종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 결과에서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이란 우리 몸의 B 림프구에서 발생한 혈액암으로서 림프종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아서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발생하는 림프종 환자 약 6000여명 중 약 40%가 이 질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진행하여 위험하지만 B림프구를 겨냥하는 단클론항체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를 하면 약 75-80% 이상에서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치료에 불응하거나 반응을 보인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전체 환자의 40%로 적지 않아 많은 환자들을 낙담하게 만들기도 한다.

더욱이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호중구 감소증으로 인해 감염이나 패혈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겨서 치료가 어려워지는 게 큰 문제점 중 하나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교신저자), 윤상은(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단받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CJ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로 장내 미생물 분석을 했다.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전향적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항암 치료 후 호중구 감소성 발열과 같은 합병증의 발생에 영향을 주고, 치료 후 재발을 포함한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최근 혈액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블러드(Blood, IF:25.476)’에 실렸다.

연구팀은 환자 189명을 모집해 이들의 대변을 채취하고, 이들 중 158명의 샘플의 유전자를 분석해 장내 미생물의 상태와 현황 등을 파악, 나이와 성별을 고려해 맞춘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했다.

유전자 전장 검사(WGS)를 통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상관관계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의 경우 건강한 사람들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환경이 불균형을 이뤘다.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에서 종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낮았다. 대신에 유해균에 해당하는 엔테로박테리아와 수테렐라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의 치료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인 열성 호중구 감소증 역시 엔테로박테리아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열성 호중구 감소증이란 38.3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백혈구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현저하게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존 치료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고, 하더라도 계획보다 낮은 농도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탓에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연구팀이 추가로 환자 106명의 유전자를 전장 분석(WGS)한 뒤 엔테로박테리아가 확인된 추정치를 기준으로 환자를 양분했을 때, 적은 환자들보다 많은 환자의 무진행생존율이 11.9배 낮았다. 해당 마이크로바이옴이 많은 환자의 경우 그만큼 재발이나 병의 진행이 더 잦았다는 의미다.

연구를 주관한 김석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림프종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림프종 치료성적 항상을 위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조절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중” 이라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병과 싸우는 환자들과 가족에게 연구를 통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HR20C0025)와 한국연구재단 (2022R1F1A1064058), 대한혈액학회(ICKSH-2022-05)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실명 유발 ‘망막혈관폐쇄질환’ 극복 가능성 열려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망막 혈관 폐쇄 질환은 고령 인구 증가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폐쇄된 혈관을 회복시키는 혈관 확장제를 개발해 망막 혈관 폐쇄 질환의 극복 가능성을 열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의생명연구소 중개의과학연구단) · UNIST 화학과 조재흥 교수 · KAIST 화학과 백무현 교수팀은 망막 혈관이 폐쇄된 소동물 모델에 새롭게 개발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기반의 치료제를 주입한 결과, 폐쇄된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 흐름이 성공적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치료제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가져, 빛 조절을 통해 선택적이고 즉각적으로 원하는 위치에만 치료를 가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그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켐(Chem, 피인용지수 25.832)’에 최근 게재됐다.

망막 혈관 폐쇄는 동맥, 정맥, 미세혈관 등 망막 내에 존재하는 혈관 일부가 막혀 시력이 감소되는 질환이다.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 혈관 폐쇄는 흔한 시력상실 질환으로 최근 고령화와 고혈압, 당뇨 등 기저 질환의 영향으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현재 시행되는 안구 마사지나 전방천자는 효과가 미비하고, 원인이 되는 혈전을 제거하는 혈전 용해술은 합병증 위험이 있어 근본적인 치료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일산화질소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이 연구되고 있지만, 자발적인 분해가 일어나는 일산화질소의 불안정한 특성을 조절하기 어려워 치료제로 사용하기엔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일산화질소에 철을 합성한 ‘철-나이트로실 복합체’ 기반의 치료제를 새롭게 개발했다. 해당 복합체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치료제를 눈에 주입한 뒤 빛 조절을 통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위치에만 일산화질소를 공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망막 혈관이 폐쇄된 소동물 모델의 눈에 치료제를 주입한 뒤 혈관 및 혈액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망막에 빛을 비춘 지 15분 이내에 망막 혈관 직경이 약 1.59배 증가했고, 망막 혈관이 폐쇄된 비관류 영역의 약 85% 이상이 회복돼 혈액의 흐름이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혈관 확장제는 빛을 이용해 치료 효과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구에만 국소적으로 치료제를 투약하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 우려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임상에서도 적용 가능한 획기적인 치료 전략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의사과학자와 기초과학자가 유기적으로 융합해 시행된 이번 공동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사업 ·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시행됐다.

한국인 급성심근경색 진단 및 치료의 남녀 차이 규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팀(박성미 교수, 김소리 교수)이 급성심근경색에서 진단부터 치료까지의 국내 남녀 환자 간의 차이를 규명했다.

급성심근경색은 빠른 진단과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최근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의 개선, 진단기술과 치료방법의 발전으로 증상 발현 후 골든타임 내에 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이나 대형병원으로 방문 또는 이송되어 치료를 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급성심근경색은 남성에서 더 많이 발병하나, 입원 중 사망률이나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여성에서 높다. 그럼에도 여성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남성환자에 비해 더 낮다고 알려져 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성미 교수팀(교신저자 박성미, 1저자 김소리)은 새롭게 급성심근경색(newly diagnosed AMI)으로 진단받고 입원한 환자들의 진단, 치료 및 임상적 결과에 대한 남녀 차이를 분석하고 진단과 치료에서의 남녀의 차이를 규명했다.

박성미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2003년부터 2018년까지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받은 63만3천여명의 환자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환자들의 진단시행과 중재시술적용, 약물치료 등에서의 남녀간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성별에 따른 진단처방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범위의 전 기간 동안, 남성의 경우 약 63.2%에서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했으나, 여성의 경우에는 약 39.8%에서만 관상동맥조영술이 시행된 것이다. 특히 남성환자에서의 관상동맥조영술시행은 2003년 44.6%, 2018년 73.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여성환자에서는 2003년 30.7%, 2018년 45.7%로 비교적 낮은 증가세를 보이며 남녀간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검사 뿐 아니라 치료에서도 성별의 차이가 컸다. 2018년 기준으로 스텐트시술을 포함한 관상동맥중재시술은 남성에서는 85.8%에서 시행했으나, 여성에서는 77.5%에서 시행됐다. 퇴원 시 약물치료를 받은 비율도 스타틴의 경우 남성 87.2%, 여성 79.8%, 베타차단제의 경우 남성 69.6%, 여성 62.6%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나이와 동반질환여부 등의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더라도 급성심근경색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남녀 차가 크며,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성미 교수는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남녀 모두에서 주된 사망원인 2위이며, 여성에서는 단일 신체기관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치명적인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여성에서 유의하게 낮았다는 점은 국가 의료정책적인 면에서도 깊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고령과 젊은 연령의 여성환자에서 급성심근경색의 예후가 좋지 않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흔한데, 일반적인 심혈관계 위험 동반질환들은 남성환자들보다 더 많다. 또한, 여성특이 위험인자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있으므로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들의 인지도와 관심이 크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성미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및 의료원의 시초가 여성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며 안암병원 로제타홀 여성심장센터를 중심으로 여성환자들의 심장혈관질환 진단과 치료에 더욱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Gender disparities in prevalence by diagnostic criteria, treatment and mortality of newly diagnosed acute myocardial infarction in Korean adults’는 대한심장학회 빅데이터연구사업 지원을 받았으며, 네이처 자매지 SCI급 국제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 2023년 3월호에 게재되어 국내외 학계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두경부암 발생기전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법’ 이용 밝혀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철호 교수(장전엽 교수·이복순 연구교수)와 생리학교실 우현구 교수(최지혜 연구교수) 연구팀은 최근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의 진행 단계별 단일세포 유전체 프로파일링 분석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두경부암의 새로운 발생기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활용한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은 기존의 유전체 분석법과 달리, 세포 단위의 유전체 발현량을 측정함으로써 세포 수준의 변화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밝힐 수 있는 최신의 기술로,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두경부암은 정상조직에서 전암성병변(백반증 등), 원발암, 전이암 순으로 단계별로 진행하는데,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암조직의 발생 단계별 유전자 발현, 세포 간 신호경로 및 상호작용을 추적 관찰해, 암 진행과 관련한 핵심 유전자를 찾았다. 기존의 두경부암 진행에 대한 세포 연구에서 더 나아가 세포 간 신호경로 및 상호작용까지 규명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암 발생 전단계인 전암단계부터 유전자 복제수의 변이가 나타나고, 암 발생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암세포군이 발생했다.

특히 Galectin 7B(LGALS7B)을 발현하는 암세포군과 CXCL8을 발현하는 섬유아세포군을 발굴했으며, 이들 세포군이 암환자의 예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 이러한 암세포와 섬유아세포 간에 CD44와 COL1A1 발현을 통한 리간드-수용체 상호작용이 암 진행에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면역세포 중에는 조절 T세포(Treg)가 LAIR2를 발현하면서 암세포의 진행과정을 촉진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법을 통해 두경부암의 표적 치료와 면역항암제 치료에 타깃이 될 수 있는 핵심 유전자를 규명한 기초연구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철호 교수는 ”다른 암에 비해 그 발생기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두경부암에서 최신의 유전체 분석법을 도입해 이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발생기전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연구가 두경부암 치료를 위해 보다 정확한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이며, 생물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 3월호에 ’Single-cell transcriptome profiling of the stepwise progression of head and neck cancer(두경부암의 단계적 진행에 대한 단일세포 유전체 프로파일링)‘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국 젊은 여성, 정상 체중에도 '과체중' 인식

건국대병원 조재훈 교수 연구팀은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몸무게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크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정상 몸무게인 여성들도 자신을 과체중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조재훈 교수 연구팀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진행된 20년간의 국민건강영양평가 자료를 분석했다. 국민건강영양평가는 OECD 국가에서 국민들의 건강수준, 건강 관련 의식 및 형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는 조사다. 

분석 결과, 미국의 젊은 여성 비만율은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조금씩 증가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의 젊은 여성 비만율은 높지 않았고, 잘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몸무게가 비만 혹은 과체중임에도 정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점차 증가했다. 반대로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정상 체중임에도 과체중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자신의 몸무게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건전한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교육과 홍보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병원 PSQI팀 김윤숙 팀장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진국 교수도 참여했으며, Women & Health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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