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8월 12일]
상태바
[뉴스더보이스 의료계단신 -8월 12일]
  • 뉴스더보이스
  • 승인 2022.08.12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혈성 쇼크 환자, 근감소증 동반 시 사망률 증가

패혈성 쇼크 환자가 근감소증을 함께 앓으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구남수, 김정호 교수 연구팀은 패혈성 쇼크 환자를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근감소증 동반 시 사망률이 최대 26.5% 증가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 저널’(JCSM·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IF12.063) 최신호에 게재됐다.

패혈성 쇼크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이 독성 물질을 분비하며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뇌, 심장 등 거의 모든 신체 기관 기능이 급격히 악화돼 사망률이 60%에 이른다.

치료법으로는 항생제 투약과 함께 혈압을 올려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승압제 투여와 호흡을 돕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다는 정도다. 최근 항암 치료와 장기 이식 등이 활발해지면서 면역저하자가 늘어남에 따라 패혈성 쇼크의 발생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체내 근육량, 근지구력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패혈성 쇼크 사망률에 악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장기 추적 관찰 연구는 없어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11년간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 방문한 패혈성 쇼크 환자 총 905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유무에 따른 사망률에 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 407명과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 498명으로 구분해 단기(28일)와 중기(1년), 장기(11년) 사망률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패혈성 쇼크 환자가 근감소증을 동반하면 사망률이 증가했다. 단기 사망률의 경우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는 13.8%로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6.4%)에 비해 7.4% 높았다. 중기 사망률에서도 근감소증을 동반한 환자(41.8%)는 동반하지 않는 환자(21.7%)보다 20.1% 높게 나타났으며, 장기 추적관찰 결과 역시 근감소증이 발생한 환자 사망률은 62.2%로 그렇지 않는 환자(35.7%)와 비교해 26.5% 차이 났다.

근감소증 외에 사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나이, 동반 질환 등의 다른 요인들을 제외한 뒤에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사망률이 1.7배 높았다.

이어서 근육량 증가 정도가 사망률을 낮추는 데 끼치는 효과도 연구했다. 키 대비 복부 근육의 면적이 증가한 경우(1㎠/㎡, 복근 면적/키의 제곱)에 단기, 중기, 장기 사망률은 각각 3.1%, 2.2%, 2.6% 감소했다.

구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패혈성 쇼크 환자의 근육량과 사망률의 관계를 밝힌 첫 번째 장기연구”라며 “항암 치료 중이거나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 등 면역력이 낮아진 패혈성 쇼크 고위험군은 달걀‧우유‧생선 등 단백질을 섭취해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것이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 암병원 ‘고잉 온 다이어리 시즌2’ 전시회 개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은 암 경험자들에게 소통하고 공감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진행한 ‘고잉 온 다이어리 시즌2’의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림푸스한국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암환우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캠페인 이름은 암 발병 후에도 그들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Going on)’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 기간 동안 참여자들은 모바일 일기 앱(세줄일기)을 활용해 행복/칭찬/감사/나눔 등 주어진 주제에 맞춰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짧은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고 이를 함께 공유 했다. 또 온라인 모임을 통해 서로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시간도 보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참여자 들이 공유한 사진과 일기가 전시되어 관람자들에게 암에 대한 바른 인식과 함께 쾌유의 응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상설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장은 “암은 신체적 고통과 함께 외로움, 우울감 등 마음의 고통도 함께 가져온다”며 “고잉 온 다이어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위로하며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휴정 교수,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발간

“몸에 귀 기울일수록, 마음이 선명하게 보였다. 애쓰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움직임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허휴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마음이 힘든 이들을 위로하는 에세이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작고 느릿한 몸챙김 이야기(생각속의집)」를 펴냈다. 

10년차 정신과 전문의인 허휴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몸과 연결되어있는 마음과 나를 섬세하게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살짝’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살짝’은 ‘천천히, 작고 느리며, 부드럽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전력 질주할 땐 풍경을 볼 수 없지만, 천천히 산책하듯 걸을 땐 미처 보지 못했던 길거리의 예쁜 들꽃들까지 발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허휴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몸과 마음의 다양한 변화들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마음과 연결되어있는 몸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고 있다고도 했다. 

“마음으로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마음이 최선을 다할수록 몸은 더 힘들어했다. 이런 몸의 소리를 마음이 외면하자, 우울증이 찾아오고 공황도 경험했다.”

허휴정 교수는 출산을 앞두고 갑자기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우울과 좌절감 등 부정적인 감정에 빠졌다. 몸이 마음에 휘두른 위력은 생각보다 거세고 강력했다. 이때 찾아온 우울은 마음의 병이기보다는 움직이지 못하는 몸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허휴정 교수는 마음은 마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몸을 직접 느끼고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몸과 마음으로 알아가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고백한다. 

허휴정 교수는 “우리는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 탓에 정작 스스로 내 몸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며 “몸을 자기만의 감각과 움직임으로 찾아 나갈 때, 가장 편안하고 자기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몸으로 숨을 쉬고, 걷고, 움직이며 살아간다. 몸은 기쁨과 슬픔을 움직임, 몸짓, 자세, 호흡, 표정, 걸음걸이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죽은 것은 움직이지 못한다. 오직 살아 있는 존재만이 움직일 수 있다. 자기만의 감각과 움직임을 찾아 나가는 시간은 마음에도 안정감을 준다. 

허휴정 교수는 이 책에서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의 몸의 치유적 경험을 환자들과도 공유한다고 썼다. 그를 찾는 상당수의 환자들은 마음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신체 증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예를 들어 공황장애의 경우 불안과 긴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가령 숨을 쉬기 어려운 느낌,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등으로 힘들어한다. 허휴정 교수는 “마음에서 생겨난 원인으로 나타난 신체 증상은 내과나 외과 등 다른 과를 거쳐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상담 치료를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마음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았다”며 몸을 통해 드러난 증상을 마음이 아닌 몸을 통해 접근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또 이 책에는 허휴정 교수가 환자들과 함께한 몸 작업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성폭행 생존자와 발바닥 감각을 느끼며 걷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모녀가 서로의 견갑골 부위에 손을 갖다 대며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날개뼈의 움직임을 느끼며 살아 있음에 감동한다. 또 가정 폭력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환자와는 그라운딩을 하며 몸과 바닥과의 안정감을 다진다. 

이처럼 극심한 마음의 고통은 몸에도 흔적을 남겨놓았지만, 허휴정 교수는 우리 몸 안에는 살고자 하는 의지 또한 깃들어 있었다고 했다. 바로 몸 안에 깃든 회복탄력성이다.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그저 뭔가를 해볼 수 있도록 따뜻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그 정도가 아닐까. 굳이 내가 무엇을 애써 하자고 강요하지 않아도, 팔을 잡아당기며 어서 일어나라 채근하지 않아도 그분들은 자기만의 힘으로 그 공간에서 일어서서 움직이곤 했다.”

우리는 나 자신과 잘 지내는 것이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허휴정 교수는 내 몸에 귀 기울이고 나를 돌보는 것이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라고 알려주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움직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더 크게 더 많이 뻗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애쓰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긴장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근육이 스르륵 풀리자, 이제 몸은 알아서 부드러운 자신만의 움직임이 일어나는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