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HARM, 해외 진출에 '든든한 다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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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HARM, 해외 진출에 '든든한 다리' 될 것"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8.08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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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본부장, "해외 유명 클러스터·기업 연계 활동 강화에 초점"
외교부 출신 '강점' 살려 해외 거점 확보에 무게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본부 본부장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게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 미국 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기업들에게 '꿈의 무대'인 보스턴 바이오 클라스터 진입의 문을 열었고, 유럽 제약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스위스 바젤 현지 네트워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도 열었다. 이 우군은 기존에 토대를 쌓았던 중국을 비롯한 중남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가들에 대한 체계적인 컨설팅 제공에도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위에 열거한 케이스들은 제약바이오협회가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회원사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중심에 이현우 글로벌 본부장이 서 있다. 이현우 본부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합류하기 전 기획재정부와 외교부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외교부 재임시절에는 중국 청두 총영사관, 보스턴 총영사관 부총영사로 재직했다. 요즘 말로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가장 ‘핫’한 요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처럼 풍부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그의 무기이기도 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꿈꾸던 해외 진출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이현우 본부장의 꿈은 글로벌 빅파마 30위 권 내에 국내 제약사가 오르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숙원 사업이기도 한 해외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뛰고 있는 이현우 본부장을 지난달 28일 뉴스더보이스가 만났다. 본부장으로 근무한 지 석 달 만에 첫 인터뷰를 한다는 그는 "공부할 것이 너무 많고,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커 어깨가 무겁다"는 말로 첫 인사를 건냈다 .

-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 본부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이전에는 팀장급 조직으로 운영되다 협회 내 회원사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외교부 출신인 내가 합류하면서 본부로 격상됐다. 글로벌 본부는 해외 유명 바이오 클러스터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고 MIT와 같은 해외 유수 연구소와 대학과 산학연계를 지원하는 한편 국내 의약품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각국의 제약바이오협회와 기업들과 교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본부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이 됐다. 현장에 와보니 어떤가?

한국 제약시장 규모는 24조원 정도다. 애브비 휴미라의 연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 동안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제약기업들이 해외 시장의 변화에 더해 생존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신약개발이라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제 역량도 어느 정도 갖추었으니 해외 시장을 진출해야 하는데 관련 경험은 부족한 상황이다.

또 제약바이오산업은 세계적인 동향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미중 패권 갈등에 따른 영향이 상당하다. 중국 시장에 대한 공급망에 영향을 받고 있는 반면 미국과 협력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은 제약강국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도약할 수 있는 시기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실질적 뒷받침도 해야 한다. 인식전환은 글로벌협력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행사를 통해 회원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본부장 개인으로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근무 경력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를 네트워킹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제약산업의 중요성을 알려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내고 싶다.

-협회는 회원사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기사가 나갔지만 보스턴 케임브리지이노베이션(CIC)에 한국바이오혁신센터가 입주해 문을 열었다. 기업들이 꿈꾸던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에 공유 오피스를 열어 우리 기업들을 입주시키고 있다. 센터는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현지 진출 기업들의 협력과 라이센싱 아웃 등에 대해 간접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MIT의 대표적인 산학연계 프로그램인 ILP와 협약을 맺고, 14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3년에 걸쳐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MIT에서 스핀-오프된 스타트업과 파트너링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있다.

노바티스와 로슈의 본사가 있는 스위스 바젤과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바젤투자청과 협약을 맺어 스위스 빅파마, 스타트업 기업들과 기술협력, 네트워킹을 돕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의 밀너 연구소, 메드시티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기존 수출 시장인 국가들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먼저 신흥시장에 대한 진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남미 지역에 대한 인허가 절차 소개 세미나를 매월 개최하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 아세안 등으로 각 국가 소개 세미나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주요 수출국 인허가 정책과 진출 전략 등을 소개하는 가이드북 제작도 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읽기 쉬우면서도 상세한 진출 전략을 마련해 배포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국가의 바이오 클러스터, 협회와 교류를 강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협회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있고 더 넓게 지원하려고 하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줄 수 있는 원군들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외교부와 협력관계를 다지는데 집중하는 이유다.

-해외 진출에 '다리'를 놓으시는데 열중하시는 것 같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해외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 믿을 수 있는 네트워크나 전문가를 찾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설사 연결이 된다 하더라도 (상대방 역량에 따라)성공이 좌우되기도 한다. 또 인허가 법령이나 정책, 현지 문화에 대한 정보도 제한적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부와 코트라 등 해외 전략에 강점이 있는 기관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올해 1월 보스턴 총영사관에 근무할 때 보건산업진흥원과 협회와 3자간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민관협력 체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K-PHARM의 성장을 위해 기업들 간에도 최소한 해외에서만은 경쟁이 아니라, 갖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 돕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협회 차원에서 정부 정책 지원이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안건이 있다면?

정부에서도 지원을 늘려가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작때 미국이나 영국, 독일 정부가 화이자나 모더나 등 기업에 지원을 쏟았던 것에 비하면 단위에서 격차가 크다. 다른 예로 보스턴은 하버드와 MIT 등 유수의 대학과 세계 최고의 연구소, 병원 등이 기반이 되었지만,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탄생은 주정부의 지원에서 시작됐다.

이렇게 우리 정부도 빠른 시일 내에 의약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전주기적 관점에서 강력한 컨트롤 타워를 가진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를 수립해서 지원에 나서야 한다. 메가 펀드 조성으로 기반을 다져주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꼽는다면?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이라고 본다. 레이저티닙은 LG화학 출신으로 2008년 보스턴으로 이주해 제노스코를 창업한 고종성 박사님의 2번째 작품이다. 유한양행이 레이저티닙의 가능성을 보고 제노스코(오코스텍)로부터 이를 사들였고, 성공적인 제품화 과정을 거쳐 얀센에 1조 2천억원이 넘는 라이센싱을 했다. 조만간 FDA의 승인을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승인이 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블록버스터로 도약할 것이라 본다.

-글로벌 본부가 추후 역점을 둬야 할 사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앞으로 유럽에도 미국 사례를 발판으로 바젤이나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등의 바이오 클러스터와도 비슷한 진출 사례를 만들고 싶다. 중남미 세미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으니,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중국과 인도,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인허가 제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싶다.

이와 함께 외교부, 코트라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정부와 협회가 기업들 뒤에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걸 인식시켜주고 싶다. 해외 진출한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본부장 개인으로 세운 목표도 있을 것 같다.

코로나를 계기로 K-POP, K-방역이 널리 알려졌는데, 저도 K-PHARM 시대를 여는데 기여하고 싶다. 대한민국과 관련된 모든 것이 글로벌 시대에 잘 어우러져 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기업들의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다.

당장 크게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개발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을 조속히 개발하고, 국내 기업들을 글로벌 빅파마 30위권에 진입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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