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한국형 코로나백신의 등장, 그리고 남은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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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한국형 코로나백신의 등장, 그리고 남은 숙제들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6.30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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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29일 허가를 받으면서 한국은 이제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국가가 됐다. 

국내 백신 개발에 거의 총력전을 펴다 시피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맺은 결실이다. 

백신 주권을 실현한 데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기반이 됐다. 전략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을 통해 백신 생산 노하우와 비교임상 백신 제공에 밑받침이 돼서 제품화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규제당국의 협력으로 허가 접수 이후 신속심사, 중앙약심위 긍정적 평가 등을 거쳐 허가라는 결실을 거둬냈다.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던 '한국 백신 만들기 작전'은 미국이 팬더믹 직후 보였던 기민한 행보와 결을 같이 한다. 미국은 코로나19 유행의 기점에서 'Operation Warp Speed'라는 기구를 가동해서 1년 만에 백신 개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 정부의 선구매 계약, 제품 지원에 대한 전폭적인 연구비 지원을 등에 업고 팬더믹 발발 1년만에 백신 생산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 사이 모더나와 화이자는 mRNA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치료 불가능한 난치질환 영역에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인 상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정부의 지원과 제약기업의 기민한 판단과 전략 수행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를 차기 약물 개발에 즉각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우리 정부의 다음 전략은 무엇일까. 사실 이 부분에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그나마 청사진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놨다. 회사는 넥스트 팬데믹 시대에 대응하는 플랫폼 구축과 백신 개발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고, CEPI와 협력해 코로나19,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등과 관련된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백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연내 부스터샷 허가도 목표에 포함시켰다. 

기반이 마련된 플랫폼 위에 새로운 제품 개발이라는 '다음 전략'을 바로 수행하는 회사와 달리 정부의 '다음 전략'은 공개된 부분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식약처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전부터 제품화지원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부분이다. 

국내제약사가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험난한 신약 개발 이후'가 아니라 신약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초·기반연구에 대한 안정적 투자와 지원이다. 

단단한 토대 위에 튼튼한 집이 지어지듯 기초·기반연구에 대한 장기적 투자 지원과 실행력이 '국산형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과 같은 트랙으로 간다면 한국은 오래지않아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신약 개발 기반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지원과 실행 능력이 어느때 보다 강력히 추진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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