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노·노갈등에 김용익 이사장 단식...초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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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노·노갈등에 김용익 이사장 단식...초유 사태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6.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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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노조-공단노조 갈등 멈추고 대화 새 판 짜자"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조합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자 기관장인 이사장이 파업철회와 건보공단노동조합의 사무논의협의회 참여를 촉구하며 단속에 돌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이 같이 요구하며, 14일 오전부터 원주본사 사옥로비에서 단식 중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월 건강보험 고객센터가 건보공단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기 전후로 김용익 이사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면담, 한국고용노동연구원 방문, 노동활동가들과 간담회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현재 민간위탁인 고객센터의 업무수행방식 변경에 대해 커다란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내부직원과 소통을 위해 3월 초부터는 전국 지역본부를 순회하면서 설명 및 토론회 등을 통해 정확한 상황 공유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건보공단은 정부방침에 따라 고객센터의 적정 업무수행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5월21일 외부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민간위탁 사무논의 협의회'를 재개한데 이어 6월18일에도 협의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현재 고객센터 업무수행 방식에 대해 여러 모델들을 검토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처럼) 파국을 막기 위한 김용익 이사장의 지속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센터 노동조합은 6월10일부터 '직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원주 본사사옥 로비를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옥 밖에서는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건보공단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 불편가중과 함께 건보공단 내부직원들의 고객센터에 대한 반감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되고, 이로 인해 고객센터 상담원들의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논의도 진전을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임은 물론, 2000년 출범 이후 공단이 사회보장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쌓아왔던 신뢰가 회복불능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해결방안은 하루 속히 건보공단 직원들의 대표성을 갖는 건보노조의 사무논의협의회 직접참여와 이해 당사자인 고객센터노조 참여보장으로 파업을 철회하고 협의회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인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이사장이) 무기한 단식을 결행한 것"이라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단일보험자인 현재의 공단을 출범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19대 국회의원 시절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때는 철회를 요구하며 2013년 4월, 2014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장기간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건강을 크게 해치기도 했었다.

한편 김용익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건보공단이 고객센터 문제를 두고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객센터 노조는 직영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과 동시에 본부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건보공단 직원들이 매우 격앙하고 있다. 건보공단 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여해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해 주시도록 거듭 요청했으나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이사장으로서 두 노조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다 했으나 대립만 깊어지고 있다. 건보공단은 지금 헤어날 수 없는 갈등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보험자이자 5대 사회보험의 보험료를 통합 징수하는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의 대처에도 주역의 하나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그동안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언제나 강인한 견인차의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사장으로서 그리고 복지국가를 만드는 노력에 한 역할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건보공단이 파탄으로 빠져드는 일만은 제 몸을 바쳐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저는 두 노조가 두 가지, 고객센터노조 파업 중단과 건보공단노조 사무논의협의회 참여 결정을 내려주실 때까지 단식을 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갈등의 악화를 멈추고 대화의 새로운 판을 짜자는 저의 제안에 두 노조가 곧바로 호응해 주시기를 바란다. 최고책임자가 노조를 상대로 단식을 한다는 파격에 대해 갖은 비난이 있을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능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돼 국민 여러분들에 죄송하다는 간곡한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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