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제조'로 먹구름 속 바이넥스, 떨어진 신뢰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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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제조'로 먹구름 속 바이넥스, 떨어진 신뢰 찾을까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03.2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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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창립한 순천당제약...2000년 의약분업 때 상호변경
2001년 코스닥시장...주력제품인 '비스칸엔' 원료부터 생산
지난 2009년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 위탁 관리 운영중
부산에 위치한 바이넥스 공장.
부산에 위치한 바이넥스 공장.

 

최근 허가사항과 달리 의약품을 제조하면서 식약처는 물론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바이넥스는 과연 어떤 회사일까.

바이넥스의 제조과정에서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당 제약사에 제조를 위탁한 제약사마저 때아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놓인 상황이다. 그만큼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제품'을 만드는 제약사의 도덕적 신뢰도는 높게 유지관리돼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혼쭐나고 있는 바이넥스는 지난 1957년 창립된 제약회사다. 나이로 보면 환갑이 훌쩍 넘은 역사를 지닌 제약사다. 설립 당시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순천당제약사로 시작했고 1985년 순천당제약으로 상호를 바꾸면서 지금이 부산에 본점을 이전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의약분업 직전인 2000년 4월 바이넥스로 이름을 변경하고 이듬해 코스닥 상장을 하면서 기업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2005년 천연물연구소를 세우고 2007년 세포보관 은행을 완공했다. 2009년에는 한국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의 민간위탁 경영자로 선정, 2014년 IFEZ바이오분석지원센터 위탁경영, 2015년 한화케이칼로부터 오송공장을 인수하는 등 바이오시장에서의 위치를 다지기 시작했다.

먼저 케미컬의 경우 주력제품인 '비스칸엔'의 원료 바실루스리케니포르미스균을 직접 생산해 의약품, 식품, 동물약품 제조와 판매를 하고 있다. 해당 품목은 가격경쟁 우위를 차지하면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아울러 부산 cGMP시설도 2010년 개선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케미칼 제조에서 임의제조한 '아모린정' 등 6개 품목이 발생함에 따라 기존에 쌓아온 명성과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위수탁 제조에 대한 '믿음' 또한 땅에 떨어뜨리는 계기가 됐다. 24개사의 32품목에 대한 잠정 제조판매중지와 회수도 함께 이뤄짐에 따른 피해를 준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일반 국민이 이같은 방법으로 제조한 의약품을 어떻게 믿고 먹을 수 있느냐는 우려이다. 이를 불식 시키기 위한 시스템적 특단의 대책 마련은 물론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대국민 사과도 필요해 보인다.

어찌됐든 바이넥스는 이같은 합성의약품뿐만 아니라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안정적 성장발판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2017년 일본 의약품 허가기관으로부터 상용화 생산을 위한 GMP시설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CDMO를 영위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 바이오허브로서의 역할 수행에 나서고 있다.

난국을 맞은 바이넥스가 현재의 높은 파고를 넘고 다시금 실력으로 성장을 이어갈지 그 주요품목과 그간의 실적, 연구개발현황 등을 살펴봤다.

 

◆주요제품과 그간의 실적 현황

지난해 기준 주요제품은 합성의약품 매출 비중이 전체의 63.02%, 바이오 36.69%였다.

바이오쪽으로 많은 부분을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합성의약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합성의약품은 점안제가 15.5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일렌점안액'과 '레보트라점안액', '바이클로스포린점안액'이 있다. 지난해 207억원의 매출액을 그렸다.

이어 호흡기계용제인 라니넥스나잘스프레이 등이 130억원으로 9.76%의 비중을, 소화기관치료제인 '라베넥스정'과 '넥스라졸정', '피나스테리드' 등이 119억원으로 8.97%의 비중을, 이상지질혈증 및 고혈압약인 '로수넥스정'과 '트윈스핀정', '바이피토정' 등이 105억원을 나타내면서 7.91%의 비중을 보였다.

이밖에 정장제인 비스칸엔캡슐 등이 72억원으로 5.45%, 향생-항균제인 '바이넥스세파클러캡슐' 등이 67억원으로 5.03%, 해열진통소염제인 '뉴마탈정' 등이 66억원으로 4.95%의 매출 비중을 찍었다.

바이오의 경우 전체 매출의 35.85%인 477억원을 기록했다. 위탁생산으로 완제나 완제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연구개발, QC시험 등에 대한 매출이다.

또 분석센터는 위탁시험 용역 등으로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비중은 0.84%에 불과했다. 바이오부문은 36.69%의 매출비중을 나타냈다. 

원료 및 임가공 품목인 '비타디주' 드이 4억원 가량의 실적을 그렸다.

연도별 매출액을 보면 1999년 91억원에 불과했던 바이넥스가 매년 고성장을 기록해왔다.

2005년 204억원, 2009년 323억원으로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한 이후 2010년 472억원, 2011년 535억원 찍은 후 몇 년동안 제자리걸음을 한 후 2015년 다시금 상향 곡선을 그렸다.

665억원을 기록하고 이듬해 2016년 821억원, 2017년 780억원, 2018년 104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1000억원대 기업에 올라섰다. 2019년 1253억원, 지난해 1330억원을 도달하면서 쾌속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61억원, 당기순이익은 63억원을 달성했다.

 

◆연구조직과 연구개발 투자 현황

연구조직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을 위한 수탁기업의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세포주 개발과 제조공정개발, 분석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센터는 인천 송도에 있으며 발효배양팀과 정제분석팀, 공정개발팀으로 나뉜다. 연구인력은 지난해말 기준 박사 2명 등 총 30명이 근무하고 있다.

핵심인력은 연구센터장인 정진헌 이사가 연구센터의 관리와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정제분석팀 김재준 과장은 정제공정 개발과 분석을, 발효배양팀 안상미 과장은 발효배양 및 분석을, 공정개발팀 천광록 과장은 공정개발 및 분석을 맡고 있다. 

최근 20년동안 끊임없는 매출성장에 비해 연구개발에 들인 비용은 뒷걸음을 했다.

1999년 6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2002년 5억원으로 매출대비 3.65%를 나타냈다. 이후 조금씩 늘어 2009년에는 28억원을 투입하며 매출대비 13.49%를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및 개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한 2010년부터 상황이 변했다. 연구개발비가 확 줄어든 것이다. 2010년 7억원을 투입해 매출대비 1.49%를

2011년 47억원을 두입하면서 8.78%까지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점차 그 비중이 줄면서 2016년 8억원까지 감소했다. 매출대비 1.01%, 지난해는 11억원 투입해 0.82%만이 연구개발에 썼다.

바이넥스는 신약 등 개발보다는 위수탁제조에 집중하면서 현재 특별한(?) 연구개발과제(파이프라인)는 드러나지 않았다. 전략적으로 바이오약에 대한 위수탁 제조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며 연구조직 또한 그렇게 짜여져 있다.

 

◆임직원과 주주, 계열회사 현황

바이넥스를 맨앞에서 이끌고 이는 이는 정명호 회장으로 경영을 총괄하며 이혁종 사장은 역시 경영총괄을 맡고 있고 있다. 이명철 부사장은 영업총괄을 지휘하고 있다. 등기임원 5인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억9800만원이었다.

미등기 임원으로는 이형일 부사장 안과영업, 진수용 상무가 CP업무, 이진수 상무가 대관업무, 양경일 상무는 경영지원과 재무담당, 김지영 상무가 인사총괄, 손은석 상무가영업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미등기 임원 20명에 대한 1인평균 급여액은 1억2000만원이었다.

직원은 489명이 근무중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4.68년, 1인평균급여액은 4500만원이었다.

최대주주는 바이넥스홀딩스로 전체 지분의 9.4%였다. 특수관계인 에이블파트너스가 1.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바이넥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이혁종 사장이 최대출자자로 47.82%로 가장 많은 지분을, 정명호 회장이 25.08%를 지니고 있었다. 참고로 특수관계인 에이블파트너스의 지분 70.59%는 정명호 회장이 보유중이다.

바이넥스 조직도
바이넥스 조직도

 

계열회사는 2015년 비상장기업인 바이젠을 설립했으며 바이오의약품 제조 및 판매  등의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이밖에 타법인인 위드인베스트먼트, 에스바이오메딕스, 제넥메드 등에 차세대바이오의약품 계열 확보 등을 위해 출자하고 있다.

바이넥스는 현재 임의제조라는 먹구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적지않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대외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각된 합성의약품 수탁사업 외에 바이오의약품 사업에도 좋지않은 부정적인 파급력이 있을 수 있어 종전에 꿈꾸던 아시아지역의 세포치료제 허브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바이넥스는 일본의 차세대 고형암 CAR-T치료제 개발사 출자하는 등 관련 신규사업을 추진중이다. 대외 신뢰도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속도감 있는 성과물을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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