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 마운자로 반값…부작용 부담 낮출 선택지 될 수도”

이승훈 교수 “국내 임상서 오심 비율 낮게 보고…부작용 적다는 평가는 검증 필요” “40주간 약 10% 감량…치료비 부담 크거나 감량 목표 작은 환자에 고려”

2026-11-06     최은택 기자
[사진=한미약품]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에페글레나타이드)’가 마운자로의 절반 수준 가격과 국내 임상에서 낮게 보고된 오심 발생률을 앞세워 치료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다만 서로 다른 임상시험 결과를 비교한 만큼, 부작용이 더 적다고 단정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승훈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6일 오전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에페에 대해 “일단 마운자로보다는 절반 값에 나왔다”며 “부작용이 걱정되면서 체중 감량 목표가 적은 분들에게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제약사를 옹호하거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고, 에페의 가격과 임상 결과, 개발 경위를 설명했다.

“가격 저렴하고 오심 적게 보고…추가 검증은 필요”

이 교수는 에페의 경쟁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치료비와 국내 임상에서 보고된 위장관 부작용 양상을 꼽았다.

그는 이 계열 비만치료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오심과 구토, 설사, 변비를 들었다. 이어 위고비 임상에서는 오심이 약 40%까지 보고된 반면, 에페 국내 임상에서는 10%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동일한 조건에서 두 약을 직접 비교한 결과가 아니다. 이 교수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에 대해 “제약회사의 주장이고 검증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체중 감량 효과가 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감량 목표가 크지 않으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에게 에페가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치료비 역시 고려할 요소로 봤다. 이 교수는 고용량 기준 연간 비용을 에페는 300만원대 후반, 위고비는 400만원대 초반, 마운자로는 800만원을 넘는 수준으로 추산했다.

다만 그는 “아주 자세히 계산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인터뷰에서 제시한 대략적인 비교인 만큼 실제 부담액은 처방 용량과 구매 가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른 약으로 체중을 줄인 뒤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제 변경을 검토하는 경우도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활용 가능성에 대한 의견과 해당 방식의 효과를 입증한 임상 결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저렴하다고 복제약 아냐…완전한 신약”

이 교수는 에페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해외 제품의 복제약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량신약이거나 복제약, 카피약이라는 생각은 하실 필요가 없다”며 “완전한 신약”이라고 말했다.

개발 경위에 대해서는 “에페는 2008년도에 시작한다”며 “전 세계에서 굉장히 이른 시기에 시작한 GLP-1 당뇨약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5년 사노피에 기술수출됐던 당시를 두고는 “한국 바이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약”이라고 평가했다.

사노피의 권리 반환은 약효 문제와 구분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 교수는 사노피가 희귀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권리를 반환한 것이라며, 이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제약사를 통한 사업화를 예상했던 한미약품이 권리를 돌려받은 뒤 국내 비만 임상을 진행하면서 출시가 늦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일찍 개발한 약인데 사업이 늦어지면서 후발주자가 된 꼴”이라고 말했다.

“40주간 약 10% 감량…해외 제품과 직접 비교 어려워”

이 교수가 소개한 에페의 국내 비만 임상 결과는 40주간 약 10%의 체중 감량이다.

그는 “얼마 전에 끝난 국내 임상시험에서 40주 동안 진행했을 때 약 10%의 체중 감량 효과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대해서는 각각 68주간 약 15%, 72주간 약 20%의 감량 결과를 소개했다. 다만 “다른 임상시험이니까 직접 비교는 아니고 간접 비교”라고 강조했다.

에페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비만 임상을 진행했고, 환자 수도 적었다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만 놓고 의사는 판단해야 한다”며 “일단 약효는 다른 약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량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약효와 부작용을 서로 타협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고용량까지 다 올라간다고 볼 필요는 없다”며 “고용량은 약효가 좋지만 부작용 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감량 목표·비용·부작용 함께 따져 선택해야”

이 교수는 약값이 제조원가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약물의 값은 생산 단가에 맞추는 게 아니라 약물의 가치에 의해 많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에페는 약효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큰 단백질을 붙이는 기술을 사용해 생산 부담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제품별 실제 생산원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생산원가가 더 낮을 것이라는 부분 역시 추정으로 언급했다.

에페의 가격 책정에 대해서는 “이익을 볼 수 있는 범위, 더 이상 못 낮추는 범위에서 고육지책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에페를 고려할 만한 대상으로 “고도비만으로 많이 빼야 되는 사람보다 고도비만의 초입부이거나 본인의 감량 목표가 적은 분”을 꼽았다. 최대 감량 효과뿐 아니라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비용과 부작용 부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