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마트’ 약국 이름 제한…‘할인·특가’ 광고도 규제 추진
복지부,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소비자 오인·의약품 과다소비 유발 표현 구체화 근거 없는 ‘최대·최고·메가’도 대상…약국 명칭과 표시·광고에 각각 적용 12월 23일 시행 예정…기존 금지 명칭 사용 약국은 6개월 유예
‘창고’, ‘마트’, ‘공장’ 등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약국 이름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최대’, ‘최고’, ‘메가’ 등을 내세워 소비자를 오인시키거나, ‘할인’, ‘특가’ 등으로 의약품 남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4일 보건복지부의 약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과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복지부는 약국의 고유 명칭과 표시·광고 제한 범위를 구체화하는 내용으로 시행규칙 제44조 개정을 추진한다. 규제영향분석서에 기재된 입법예고 기간은 10월 30일부터 11월 19일까지다.
이번 개정은 지난 9월 22일 공포돼 12월 23일 시행되는 개정 약사법의 후속 조치다.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 오인,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해 남용 우려가 있는 표시 등을 약국 이름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하위법령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소비자 오인·기능 왜곡·과다소비 유도 등 세 유형 규정
개정안은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에 대한 제한을 크게 세 유형으로 구체화했다.
첫째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배타성을 띤 절대적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다. ‘최대’, ‘최고’, ‘최초’, ‘제일 큰’, ‘메가’ 등이 예시로 제시됐다.
둘째는 약국의 기능을 왜곡해 소비자를 오인시키거나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할 우려가 있는 경우다. ‘창고’, ‘마트’, ‘공장’, ‘팩토리’, ‘트레이더스’, ‘백화점’ 등의 용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는 의약품 과다소비를 유도해 남용 우려가 있는 표현이다. 개정안은 ‘할인’, ‘특가’, ‘저렴’, ‘세일’ 등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이들 기준은 약국개설자가 사용하는 약국의 고유 명칭에 적용된다. 표시·광고 제한은 약국개설자와 한약업사에게 적용하도록 했다. 조문은 각 용어와 함께 소비자 오인이나 기능 왜곡, 과다소비·남용 우려 등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조문별 제·개정이유서에서 이번 개정의 기대효과에 대해 “소비자(환자)로 하여금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대량으로 구입하게 하고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기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국 개설 자체보다 명칭·광고 규율…기존 명칭은 한시 허용
기존 규정도 정비한다. 현행 시행규칙에 담긴 약국 명칭 제한사항 중 법률로 상향된 내용은 삭제하고, 하위법령에 둘 사항은 신설하는 제44조제4항에 규정한다.
약국 소재지에서 1㎞ 이내에 개설된 의료기관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제한도 이 조항으로 옮긴다. 다만 해당 의료기관과 담합하거나 지휘·감독 관계에 있다고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에 한정한다.
의약품 도매상에 대해서는 소매업소나 제약사로 오인될 수 있는 명칭 사용뿐 아니라 표시·광고도 하지 못하도록 문구를 보완한다.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가 도매상 허가를 함께 받은 경우에 대한 현행 예외는 유지한다.
복지부는 규제영향분석서에서 이번 개정이 약국 개설등록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 명칭과 표시·광고의 제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대상 규모로는 올해 8월 말 기준 약국 2만5935개소와 지난해 말 기준 한약방 456개소를 제시했다.
일부 약국에서는 간판이나 인쇄물 등 광고물 교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며 약국의 공공성을 높이는 사회적 편익이 규제 비용보다 클 것으로 판단했다.
약사회 추가 규제 요구에는 “개정안으로 적용 가능”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에서는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약사회, 대한한약협회가 개정 방향에 찬성한 것으로 기재됐다.
대한약사회는 명칭과 표시·광고 모두에 규모를 강조하는 표현 등 추가적인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복지부는 현 개정안으로도 해당 의견에 대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다.
개정안 부칙은 시행일을 올해 12월 23일로 정했다. 다만 개정 약사법에는 시행 당시 새로 금지되는 표시를 약국 고유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약국개설자가 시행일부터 6개월까지 해당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가 마련돼 있다.
복지부는 시행 이후 규제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관련 단체의 의견을 청취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