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함량 헷갈리는 약 포장 44건 개선…병원약사 보고가 바꿨다

병원약사회, 염화나트륨 식별 테두리·와파린 색상 구분 등 제약사에 요청해 반영 6개월간 환자안전사고 137건 접수…잠재적 오류 포함 근접오류 81.1%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소식지 제5호 발간

2026-11-03     최은택 기자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병원약사들이 현장에서 파악한 의약품 안전 문제를 바탕으로 염화나트륨 제품의 식별 테두리 추가, 와파린정 5mg의 색상 구분 등 의약품 포장 개선 44건이 이뤄졌다. 환자안전사고 보고와 처방중재를 실제 예방 대책으로 연결한 결과다.

한국병원약사회(회장 정경주)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센터장 윤정이)는 이 같은 성과와 환자안전사고 분석 결과를 담은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소식지 제5호’를 전국 회원 병원 약제부서에 발행·배포했다고 밝혔다.

총 4면으로 구성된 이번 소식지에는 올해 3~8월 6개월간 보고된 사고 데이터 분석 결과와 환자안전·질향상 우수 개선 사례, 센터 주요 사업 성과가 실렸다.

사고 보고 137건…조제·처방 단계에 집중

해당 기간 센터에 접수된 환자안전사고는 총 137건으로 월평균 23건이었다. 보고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 11곳(61.1%), 종합병원 7곳(38.9%) 등 총 18곳이었다.

환자 구분별로는 입원환자 관련 보고가 106건(77.4%), 외래환자는 31건(22.6%)이었다.

위해 정도별로는 잠재적 오류를 포함한 근접오류가 111건(81.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위해없음 21건(15.3%), 경증 4건(2.9%), 중등증 1건(0.7%) 순이었다. 환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오류를 발견해 차단한 사례가 보고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사고 발생 단계는 조제 단계가 76건(55.5%)으로 가장 많았으며, 처방 단계 51건(37.2%), 투약 단계 5건(3.6%)이 뒤를 이었다.

중복보고를 포함한 사고 유형 152건을 보면 처방 오류가 45건(29.6%)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약품명 오류는 32건(21.1%), 용법·용량 오류는 17건(11.2%)이었고, 다함량 오류와 제형·형태 오류는 각각 13건(8.6%)이었다.

약제부서의 조치 내용은 재조제 및 교육이 69건(50.4%), 처방중재 및 교육이 53건(38.7%)이었다. 조제 검수와 처방 감사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는 병원약사의 역할이 확인됐다.

항암제 처방 화면에 신기능 자동 연동…부산대병원 최우수상

소식지에는 센터와 환자안전·질향상위원회가 지난 6~7월 공동 주최한 ‘환자안전·질향상 우수 개선사례’ 공모전 결과도 담겼다. 총 38편이 출품된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은 부산대학교병원의 ‘신기능에 따른 주사항암제 용량 조절을 위한 업무 개선활동’이 선정됐다.

부산대병원은 주사항암제 처방 감사 화면에 환자의 최근 사구체여과율(GFR), 혈청 크레아티닌(SCr), 체질량지수(BMI) 수치가 실시간으로 자동 연동되도록 했다. 신기능에 따라 용량에 주의해야 하는 약품은 적색으로 표시했다.

이를 통해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적정용량 평가 시간을 단축하고 투약 안전성을 높인 성과를 인정받았다. 수상작 3편은 오는 11월 6일 열리는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워크숍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고위험약 포장 개선…삼킴 곤란 환자 위한 산제 확대 건의

센터는 의약품 안전사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도 소개했다.

고위험의약품인 염화나트륨 제품의 식별 테두리 추가, 와파린정 5mg의 색상 구분 재전환, 헤파린나트륨주의 총 함량과 총 부피 명시 등 총 44건의 포장 개선을 제약사에 요청해 반영되도록 했다.

지난 5월에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교육·연구 협력과 환자안전사고 예방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미숙아와 고령환자 등 삼킴 곤란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가루약인 산제 제형의 생산 확대도 공식 건의했다.

윤정이 센터장은 “현장에서 헌신하는 병원약사들이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하고 처방중재를 해 준 덕분에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식지를 통해 현장 중심의 개선 사례와 주의 정보를 꾸준히 공유하고, 모바일 보고 접근성을 높여 안전한 병원 약제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병원약사회는 의약품 관련 환자안전사고 예방과 정보 공유를 위해 2023년 센터를 설립했다. 2024년 4월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해 병원약사가 직접 참여하는 환자안전사고 보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식지 제5호 전문은 환자안전약물관리센터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