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늘어 필수항생제 사용 급증하면…건보공단 “총액상한 조정 검토”

공중보건 사유 땐 위험분담 재계약서 반영…계약기간 중 변경은 형평성·재정 고려 저박사·자비쎄프타·페트로자 중 1품목 상한 초과…제품명·환급 규모는 공개 안 해 공급의무·중단 보고 계약으로 관리…11월 식약처 주도 안정공급협의회 운영 지원

2026-11-04     최은택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원내감염 증가 등 공중보건적 사유로 국가필수 항생제 사용량이 급증하면 위험분담계약을 갱신할 때 청구총액 상한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기간 중 상한을 바꾸거나 초과분 환급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비용효과성의 불확실성과 다른 치료제와의 형평성, 건강보험 재정관리를 고려해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저박사주·자비쎄프타주·페트로자주 등 국가필수 항생제 3개 제품 중에서는 1개 품목이 계약상 총액 상한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해당 제품명을 가린 채, 2024년 급여 등재 이후 공급 중단이나 품절 보고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 서면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필수항생제 3개 모두 총액제한형…페트로자는 환급형 병행

3일 답변내용을 보면, 허 의원은 저박사주·자비쎄프타주·페트로자주의 위험분담계약 체결 시점과 계약 유형, 최근 5년간인 2022~2026년 연도별 청구총액 상한, 실제 청구액, 상한 초과액, 제약사 환급액 등을 요구했다. 계약상 비공개 사항이 있다면 그 사유와 공개 가능한 범위도 제출하도록 했다.

공단 답변에 따르면 한국MSD의 저박사주는 2022년 10월 총액제한형 위험분담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일부터 1년간의 예상청구액은 106억원이다.

한국화이자의 자비쎄프타주는 2024년 2월 총액제한형으로 계약했으며, 같은 기준의 예상청구액은 89억5000만원이다.

제일약품의 페트로자주는 2026년 2월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제한형과 환급형이 함께 적용되며, 계약 체결일부터 1년간 예상청구액은 247억원이다.

공단은 이들 금액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답변에는 허 의원이 요구한 연도별·품목별 실제 청구액과 상한 초과액, 제약사 환급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총액 상한을 초과한 제품명도 익명 처리했다.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상한 초과 원인 “임상적 사용 증가 추정…청구자료만으로 분석 어려워”

허 의원은 저박사주와 자비쎄프타주의 계약상 청구총액 상한 초과 원인을 물으면서 실제 환자 수와 사용량 증가, 원내감염 발생 규모 변화 등을 분석했는지 질의했다. 상한 초과가 공급량이나 공급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는지도 요구했다.

이에 공단은 청구총액 상한을 초과한 약제는 1개 품목이라고 밝혔다.

초과 원인에 대해서는 “임상적 사용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공단이 확보할 수 있는 요양급여명세서 자료만으로는 임상적 사용 증가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원내감염 증가나 실제 환자 수 변화가 상한 초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결과는 제시하지 않았다.

공급 상황과 관련해서는 총액을 초과해 환급이 발생한 해당 약제가 2024년 급여 등재 이후 공급 중단이나 품절 등의 보고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중보건 사유 사용량 급증, 재계약 때 상한 조정

허 의원은 현행 위험분담제에서 계약상 청구총액 상한을 조정하거나 재산정할 수 있는 근거와 절차를 물었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원내감염 증가 등 공중보건적 사유로 사용량이 급증한 경우 상한 조정이나 재협상이 가능한지 확인을 요구했다.

공단은 경제성평가 수행·제출을 면제받은 약제의 경우 환자 접근성과 재정 영향을 고려해 총액제한형 계약을 체결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접근성이 요구되지만 근거 부족으로 비용효과성과 재정 영향에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계약기간 중 총액을 초과하면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환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관련 근거로는 ‘위험분담제 약가협상 세부운영지침’ 제4조의 위험분담계약 대상·유형과 제6조의 위험분담안 협상 시 고려사항 등을 제시했다.

총액 상한이나 환급률을 바꿀 수 있는 경우도 밝혔다. 위험분담 재계약 또는 사용범위 확대 등으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비용효과성 평가 결과가 종전과 달라지면, 공단이 제약사와 협상해 변경된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총액 상한을 조정하거나 환급률을 변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중보건적 사유로 사용량이 급증한 경우에는 위험분담 재계약 시 재정분담 효과를 고려해 총액 상한을 조정한다고 답했다.

다만 계약기간 내 상한 조정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성평가 생략 약제의 비용효과성 불확실성, 다른 질환 치료제와의 형평성, 재정 지출 관리 등을 고려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상한 재산정·환급 조정 절차 신설 요구에는 “필요성 검토”

허 의원은 중증 원내감염 치료용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 실제 사용량 급증 등 객관적인 사유가 확인되면 청구총액 상한을 재산정하거나 재협상하는 절차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외적인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상한 초과분의 환급률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공단은 이들 약제가 비용효과성과 재정 영향의 불확실성 때문에 경제성평가를 생략한 약제라는 점을 다시 설명했다. 총액제한형 계약과 초과분 환급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따른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라는 취지다.

실제 사용량 급증에 따른 상한 재산정·재협상과 초과분 환급 조정에 대해서는 비용효과성의 불확실성, 다른 치료제와의 형평성, 재정 지출 관리 측면에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별도 절차 신설이나 예외적 환급률 조정을 확정하거나 구체적인 도입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페트로자 공급 우려에는 “급여 등재 후 차질 확인 안 돼”

허 의원은 페트로자주의 해외 수요 증가로 완제 수입물량 확보가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최근 5년간 국내 수입·공급 실적과 공급 부족 발생 여부, 의료기관별 수급 차질 현황을 요구했다.

공단은 페트로자주가 올해 2월 급여 등재됐으며, 등재 이후 일시적 공급 중단이나 품절 보고 등 공급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도별 수입·공급 실적이나 의료기관별 수급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해당 답변에 담지 않았다.

공단은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 모니터링 등 등재 후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불안이 발생하면 민관협의체와 이해관계자 간 소통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공급의무·중단 보고 계약 관리…안정공급협의회 지원

허 의원은 국가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려는 정책과 위험분담제 총액제한형 계약구조가 상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공급 지속성과 건강보험 재정관리 목표를 함께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공단은 약가협상 시 안정적 공급의무와 일시적·영구적 공급 중단 시 보고의무 등을 계약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필수의약품 급여 시 공급의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 현황을 관리하며, 수급불안이 발생하면 유관기관 및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공단은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 지속성 확보를 위한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면밀히 살피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민관협의체를 통해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약사법 제83조의5 신설에 따라 올해 11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도로 민관이 참여하는 ‘안정공급협의회’의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