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분담 의약품에도 약가유연계약 병행 검토…신약 접근성 높인다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확대 간소화는 비용효과성·재정영향 함께 고려 건보공단, 복수 제약사 신약 병용요법 협상절차 개선도 검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험분담계약 의약품에 약가유연계약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로 다른 제약사의 비급여 신약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협상절차 개선과 전문인력 확충 방안을 살피기로 했다.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확대 절차 간소화는 환자 접근성과 비용효과성, 건강보험 재정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국회에 제출한 2026년 국정감사 서면답변서에서 약가계약제도 개선과 신약 급여협상, 산정특례 및 다제약물 관리 등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위험분담계약과 약가유연계약 병행 추진·검토
남인순·전진숙 의원은 해외의 국내 약가 참조로 공급 불안이 우려되는 위험분담계약 의약품에도 약가유연계약을 허용해 표시가를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이에 대해 “위험분담계약과 약가유연계약을 병행하는 방안은 각 제도의 취지, 절차 등을 고려해 유관기관 협의 및 업계 의견 청취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올해 4월 도입된 약가유연계약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을 대상으로 공단과 제약사가 대외적으로 고시되는 가격인 ‘표시가’와 실제 요양기관이 청구하는 가격인 ‘실제가’를 계약하는 제도다.
현재도 위험분담계약 의약품은 계약기간 만료 시 약가유연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단순환급형 의약품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위험분담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공단은 기존 위험분담계약의 중도 해지나 조건 조정 범위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취지와 재정영향, 비용효과성 등을 고려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당뇨병 신약 급여 지연에 “실제가로 지출 관리…접근성 높일 수 있어”
서미화 의원은 당뇨병 혁신 신약의 급여 지연 문제를 제기하며 단순환급형 위험분담제와 약가유연계약제 활용에 대한 공단의 입장을 물었다.
공단은 두 제도가 원칙적으로 표시가를 설정하되 실제가를 기준으로 건강보험 지출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건강보험 지출은 동일하면서 환자의 치료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라고 답했다.
환자 사후환급과 개별 정산에 따른 행정부담에 대해서는 약가유연계약제 도입으로 실제가 기준의 심사·청구·지급이 가능해 별도의 본인부담금 정산이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의약품의 급여협상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를 전제로 제시했다. 대상 의약품의 급여적정성이 인정되면 제약사와 약가, 예상청구금액 등 협상조건을 합의해 적기에 급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답변서에는 해당 당뇨병 신약의 제품명이 명시되지 않았다.
복수 제약사 신약 병용요법, 협상절차 개선 검토
비급여 신약 간 병용요법에 대응할 협상체계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남인순·전진숙 의원은 복수 제약사와 공단 간 공식 협상절차를 제도화하고 새로운 치료기술에 대응할 전담인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복수 제약사의 신약 간 병용요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사례 참조, 산업계 의견수렴 및 복지부·유관기관 등 협의를 거쳐 병용요법 협상절차의 개선방안 및 전문인력 확충 등에 대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절차 도입 시점이나 인력 확충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희귀질환 치료제 급여확대 간소화, 재정 불확실성 함께 검토
전진숙 의원은 신약 환자 접근성을 높이려면 환급형뿐 아니라 총액제한형 등 다른 위험분담 유형에도 절차 간소화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소화 제도가 2년간 적용 실적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희귀·소수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성도 물었다.
공단은 현행 기준상 위험분담 복합유형을 제외한 환급형 의약품은 급여기준 확대로 발생하는 추가 청구액이 15억원 미만이면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확대 범위에 대한 비용효과성 입증 평가를 생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위험분담 복합유형 가운데 총액제한형이 적용된 의약품은 경제성평가 생략 등으로 비용효과성에 불확실성이 있어 연간 청구액을 미리 정해 놓은 경우라고 밝혔다. 예상청구금액을 초과하면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공단에 환급하는 구조다.
공단은 “약제의 선별등재 원칙,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제고 및 건강보험 재정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적용 실적이 없었던 구체적인 원인이나 개선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중증 호산구성 천식 산정특례 추진…관련 질환·약제 사용 함께 분석
중증 호산구성 천식의 산정특례 적용과 관련해서는 신설 질병코드뿐 아니라 기존 천식 관련 코드와 생물학적 제제 사용내역을 함께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영석 의원은 올해 상반기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용 생물학적 제제 2종을 건강보험으로 투여받은 환자 중 신설 코드인 J82.12로 확인된 환자가 249명, 33.9%에 그쳤다며 해당 코드만으로 환자 규모와 부담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J82.12를 포함한 천식 관련 22개 상병코드의 진료비와 파센라프리필드·누칼라주·싱케어주·듀피젠트 등 생물학적 제제 4종의 투여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11월 전문가 자문과 12월 전문가 회의를 거쳐 산정특례 대상 질환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복지부와 논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중증난치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 판단 기준은 질환별 1인당 연간 급여 본인일부부담금 100만원 이상이다. 다만 이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중증도가 매우 높은 질환 등은 산정특례위원회가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급여 부담과 장기치료, 반복 입원, 일상·경제활동 제약도 학회 임상자료와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평가한다.
공단은 올해 7~12월 진행하는 ‘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 지정 기준 개선 방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증도와 의료비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기준을 정교화할 방침이다.
다제약물 관리 확대…약사 점검을 의사 처방조정으로 연결
고령자의 장기 다제약물 복용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 관련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통합돌봄 연계를 활성화해 서비스 제공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소병훈 의원의 질의에 공단은 현재 복용 약물 수와 집중관리약제 처방 여부 등에 따라 대상자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복용기간과 고령 여부도 반영해 고위험군 발굴을 정교화하겠다고 답했다.
약사의 약물점검 결과가 의사의 처방조정으로 이어지도록 의·약사 협업모형을 확대하고 병원·시설에서 의사의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사후 모니터링과 통합돌봄 연계를 위한 정보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공단은 현재 진행 중인 효과분석 연구결과를 사업 운영에 반영하고, 정기적인 효과평가가 이뤄지도록 복지부와 협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