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자라면 판막도 넓힌다…美, 크기 조절 심장판막 첫 승인
英, 의료 AI 권고안 44개 모두 수용…유럽·日선 기기 결함 회수·수리
소아의 성장에 맞춰 이식 후 크기를 넓힐 수 있는 심장판막이 미국에서 처음 승인됐다. 영국은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규제 개편에 나섰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주입 펌프의 소프트웨어 오류와 의료기기 부품·포장 결함에 대한 회수·수리가 이어졌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배포한 ‘의료제품 분야, 최신 해외 동향 정보지’ 10월 상반기호에 따르면, 주요국 규제기관은 혁신 제품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한편 시판 후 안전관리를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
13㎜로 이식해 최대 22㎜까지 확장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0월 1일 선천성 폐동맥판막 질환이 있는 소아에게 수술로 이식하는 ‘Autus Size-Adjustable Valve’를 승인했다. 소아의 성장에 따라 수술 후 크기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심장판막이다. 동물 유래 조직 대신 고분자 소재를 판막엽에 사용해 미국에서 승인된 첫 제품이기도 하다.
이 판막은 처음 이식할 때 직경 약 13㎜의 작은 크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이후 풍선 카테터를 이용해 최대 22㎜까지 확장할 수 있어 성장 과정에서 반복적인 개심수술의 필요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승인 근거는 미국 12개 기관에서 소아 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최초 60명의 6개월 추적관찰에서 혈역학적 성능은 허용 가능한 수준이었고, 판막 역류는 경증 이하였다. 모든 환자에서 시술이 성공했으며 사망, 추가 치료가 필요한 혈전, 뇌졸중 또는 기타 혈전 관련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판막 프레임 골절이 3명, 판막엽 움직임 감소가 2명에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증상은 보고되지 않았다. 성장으로 판막 성능이 저하되기 시작한 환자 2명은 침습적인 수술 없이 판막을 확장했지만, 관련 경험은 아직 제한적이다. FDA는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위험과 재수술 감소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승인권자는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스이며, 제품은 Autus Valve Technologies가 개발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도 경도관 폐동맥판막 시스템의 시판을 허가했다. 대상은 복잡 선천성 심장질환 수술 후 중증 폐동맥판막 역류가 있는 환자 중 9세 이상, 체중 20㎏ 이상 등 사용 조건을 충족하는 환자다. 전문의 평가와 해부학적 조건 확인이 필요하며, 이 치료법이 개흉 심장수술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英, 조기 접근 지원하며 시판 후 보증 강화
영국 정부는 의료 분야 AI 규제에 관한 국가위원회의 권고안 44개를 모두 수용했다.
향후 1년간 AI 의료기기 규제 체계 현대화, 의료 소외계층의 공평한 접근, 시판 후 보증 강화, 환자의 조기 접근과 안전한 기술 개선 지원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AI를 안전하게 도입하기 위한 요건과 인력 교육, 보고 문화, 규제 투명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프로그램 위원회를 설치해 분기별 이행 현황을 감독하고, 2027년 봄까지 세부 이행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별도로 ‘MHRA 전략 2030’을 발표했다. 데이터·분석 기술·AI를 활용해 안전 위험을 조기에 식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실시간 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첨단치료제와 맞춤형 의약품, AI 분야의 전문성 강화도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의료 소프트웨어의 변경 관리 위반이 적발됐다. FDA는 척추 골절 평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를 실사한 뒤 발부한 경고장을 공개했다.
해당 업체는 새로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데스크톱 방식에서 웹 기반 구조로 변경하면서도 새로운 시판 전 신고인 510(k)를 제출하지 않았다. FDA는 이러한 변경이 소프트웨어와 사이버보안에 새로운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정조치와 공급업체 관리, 의료기기 이상사례 보고 절차의 미비도 확인해 경고장 수령 후 15영업일 이내에 시정조치와 증빙을 제출하도록 했다.
화면엔 ‘0’인데 주입 계속…과다 투여 위험
스위스의약품청은 자기공명(MR) 촬영용 주입 펌프의 소프트웨어 오류와 관련한 회수 조치를 안내했다.
문제는 주입 속도를 시간당 0.0㎖로 설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기기는 이를 허용되지 않는 값으로 인식해 적용하지 않지만, 이후 입력 과정이 중단되면 화면에는 0.0㎖가 표시되는 반면 실제로는 마지막 유효 속도로 주입을 계속할 수 있다.
투여 의약품과 양에 따라 과다 주입이 중대한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기기를 반품받아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한 뒤 돌려보내는 조치가 제시됐다.
프랑스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ANSM)은 MRI 검사에 사용하는 헤드셋 구성품의 과열 위험으로 회수를 안내했다. 헤드셋과 배터리 박스를 연결하는 케이블 내 RF 트랩이 가열돼 외장이 변형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환자나 검사자의 부상 보고는 없었지만, 화상 위험이 있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해당 기기를 격리하도록 했다.
신생아용 세균 필터에서는 일회호흡량 표기 오류가 확인됐다. 라벨에 150~1500㎖로 표시돼 있었으나, 신생아용은 50㎖ 미만, 소아용은 50~300㎖로 수정됐다. 이 사안과 관련한 물리적 오작동이나 성능 저하, 환자 위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호주 연방의료제품청(TGA)은 ‘Safe Surround Genie Bed’의 수동 제어장치를 자동 잠금 모델로 교체하는 개선 조치를 안내했다. 기존 장치는 사용 후 자동으로 잠기지 않아 의도치 않은 침대 이동과 끼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사망 사례 2건이 보고됐으며, 호주 내 사고 보고는 없었다.
포장 불량·수액관 폐색…日, 환자 관찰 병행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척추내 고정 기구의 외부 포장 기밀성 문제에 따른 자발 회수를 안내했다. 회수 대상 61개 중 51개가 이미 사용돼 해당 환자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결함은 이중 포장의 바깥쪽 튜브에서 발생했다. 정보지는 임플란트 자체의 무균성은 유지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건강 피해 보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입 펌프용 수액 세트는 특정 로트에서 폐색 가능성이 확인돼 회수됐다. 치료 지연이나 중단을 초래할 수 있지만, 함께 사용하는 펌프가 폐색을 감지하면 경보를 울리도록 돼 있다. 관련 건강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 밖에 내부 전원 케이블 접촉 불안정이 확인된 다용도 혈액 처리 장치는 수리 대상이 됐다. 고정 부품이 빠진 초음파 수술기와 표시 도수가 다른 렌즈가 섞인 컬러 콘택트렌즈도 자발 회수됐다.
한편 캐나다 보건부는 올해 7~9월 신규 의료기기 540건을 승인했다. 이 중 잠재적 위험이 가장 큰 4등급 의료기기는 27건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분디부교 바이러스 검출용 ‘BioFire Global Fever Special Pathogens Panel’을 10월 13일 긴급사용목록(EUL)에 등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