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상 5년 새 3133개 감소…우수 지방의료원도 적자

전진숙 의원, 기본계획 재정투입 이행률 64.3%…전국 35곳 모두 의료손실 17곳서 석 달 이상 대금 미지급…국가·지자체 안정적 지원 촉구

2026-10-20     최은택 기자
전진숙 의원. [사진=국회]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정부의 5개년 기본계획 시행 기간에 공공병상이 오히려 30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방의료원 35곳은 모두 의료손실을 기록했으며, 정부 운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관도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재정난을 겪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2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내용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확충 목표 세웠지만…예산 집행은 계획보다 1조6606억원 부족

정부는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21~2025년)’을 통해 2025년까지 지역 공공병원 20곳 이상을 신·증축하고, 지역 공공병원 병상을 약 1만개에서 1만50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전체 공공병상은 2021년 6만3909개에서 2025년 6만776개로 3133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병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8%에서 8.6%로 낮아졌다.

재정투입도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 2021~2025년 투입 계획은 총 4조6552억원이었지만 실제 투입액은 2조9946억원으로, 이행률은 64.3%에 그쳤다. 계획보다 1조6606억원 적은 규모다.

주요 성과지표 역시 2024년 기준으로 이듬해 목표와 격차를 보였다. 인구 10만명당 치료가능사망률은 40.7명으로 2025년 목표인 30.7명에 미치지 못했다. 지역 간 치료가능사망률 격차는 2021년 1.42배에서 2024년 1.48배로 확대됐다. 정부가 제시한 2025년 목표는 1.27배였다.

전 의원은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는 기본계획 시행 기간에 오히려 공공병상이 3천 개 넘게 줄었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는 기존에 수립된 공공의료 확충 계획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재정투입도 당초 계획에 크게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직원 급여까지 지급 지연…7개 기관은 403억원 차입

지역 공공의료를 맡는 지방의료원의 경영 상황도 어려웠다. 2025년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모두 의료손실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14곳의 의료손실은 총 1770억원이었다.

이 평가는 양질의 의료와 공익적 보건의료서비스에 각각 30점, 경영성과·재정자립도 등을 살피는 ‘합리적 운영’에 20점을 배정한다. 공공성과 경영성과를 함께 평가해 우수 등급을 받은 의료원들도 의료손실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재정난은 실제 지급 지연으로 이어졌다. 2025년 지방의료원 17곳에서 발생한 3개월 이상 장기미지급금은 320억3600만원이었다. 이 중 운영평가 A등급 의료원은 7곳으로, 장기미지급금이 146억2500만원에 달했다.

부산·서귀포·속초·강진·의정부 등 5개 의료원에서는 임금·수당 79억4500만원의 지급이 지연됐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차입에 나선 의료원도 7곳으로, 차입액은 총 403억원이었다.

운영평가와 필수의료 강화지원 평가 결과에도 차이가 있었다. 운영평가 A등급 14곳 가운데 필수의료 강화지원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은 곳은 대구의료원과 남원의료원 2곳뿐이었다. 나머지는 B등급 7곳, C등급 4곳, D등급 1곳이었다.

전 의원은 “종합적인 병원 운영평가 성과가 곧 지역 필수의료 제공역량이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환자 비급여 부담도 차이…공공적 역할 비용 산정 요구

지방의료원 간 환자의 비급여 부담에도 격차가 확인됐다.

건보공단의 2024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서 보장률이 산출된 지방의료원 23곳 중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속초의료원이 10.9%로 가장 높았고, 제주의료원이 1.3%로 가장 낮았다. 두 기관 간 차이는 약 8.4배였다.

다만 이는 6월과 12월 진료분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 추정치다. 진료과 구성과 환자 특성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개별 의료원의 적정성을 단순 비교하기보다 부담 격차의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전 의원은 지적했다.

전 의원은 “필수의료를 맡기고, 취약계층을 진료하고, 환자 부담을 낮추라고 요구하면서 그에 필요한 비용은 개별 지방의료원이 차입과 지급지연으로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지방의료원의 모든 적자를 일률적인 경영부실로 볼 것이 아니라, 공공적 역할 수행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재정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3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구체적인 공공병원·병상 확충 목표와 안정적인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