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독감 백신 전환 추진…접종비 미지급·비축 공백도 과제
질병청, 75세 이상부터 3년간 확대 구상…내년 도입 예산 198억원 정부안 미반영 폐렴구균 PCV 전환은 예산확정 후 내년 4월경…탄저·에볼라 대응 재원 증액 요청
질병관리청이 고령층에 지원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고면역원성 백신으로 단계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원이 확보되면 내년 75세 이상을 시작으로 2029년에는 65세 이상 전체로 확대한다는 구상이지만, 도입 예산은 내년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국가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미지급금은 약 331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감염병 대응 비축물자도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올해 국정감사 1·2일차 서면질의 답변에서 예방접종 지원 확대와 백신 수급 관리, 접종 시행비 개선, 국가 비축물자 보충 계획을 설명했다.
고면역원성 제품 확대는 재원 확보 전제…대상포진 지원 방식도 검토
18일 관련 자료를 보면, 김기웅·서미화·소병훈 의원의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도입 관련 질의에 질병청은 65세 이상 전체의 백신 전환을 최종 목표로 제시했다. 재원 확보를 전제로 2027년 75세 이상, 2028년 70세 이상, 2029년 65세 이상으로 지원 연령을 넓히는 방안이다.
내년에는 75세 이상 약 504만명을 대상으로 접종하기 위해 약 198억원을 재정당국에 요구했으나 정부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이 반영되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 일정과 지원 백신 종류, 실시기준 등을 정한 뒤 내년 상반기 구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9~10월 사업 안내와 공급을 진행해 10월 절기 접종 개시에 맞춘다는 일정이다. 검토 대상인 고면역원성 백신은 고용량 백신과 면역증강 백신이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기존 다당백신(PPSV)에서 단백결합백신(PCV)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남인순 의원에게는 내년 예산 확정 이후 조달계약과 사업계획 수립을 거쳐 4월경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진행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토 중인 백신은 PCV20과 PCV21이다. 질병청은 두 백신의 혈청형 구성에는 차이가 있지만 임상적 우열이 확인된 상황은 아니라며, 국내 혈청형 분포와 실사용 근거, 수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다당백신 접종자까지 단백결합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문제는 중장기 검토 대상으로 남겼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전체의 접종 기회 보장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접종자에 대한 추가 지원은 임상 근거와 비용효과성, 재정 여건 등의 근거를 더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국가 차원의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되 지원 방식은 추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윤 의원에게는 건강보험 급여화 등 다양한 재원 부담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고위험군에 국가예방접종(NIP)을 우선 지원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 실현 가능한 지원 시나리오를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과 수막알균 백신 지원에 대해서는 두 예방접종이 현재 NIP 대상이 아니어서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NIP에 도입되면 이식 환자도 함께 지원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30대 여성의 HPV 미접종자 지원 확대와 보육·초등교원 대상 독감 접종 지원 역시 백신효과와 비용효과성, 공중보건학적 필요성,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공급 감소에 추가 물량 확보…입찰에 비가격 요소 반영 검토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 차질은 권장 균주 변경에 따른 생산 수율 저하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공급량은 전년 2591만 도즈에서 2188만 도즈로 약 400만 도즈 감소했다.
질병청은 제조·수입사와 협의해 약 51만 도즈를 추가 확보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협조로 출하 승인 일정을 약 7일 이상 단축했다고 밝혔다. 국가예방접종용으로는 약 1233만 도즈를 확보해 조정된 일정에 맞춰 공급했으며, 초기 물량 확보가 어려운 소아청소년과 의원 등에 우선 지원했다. 10월 12일 기준 의원급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한 물량은 약 17만4000도즈다.
공공 조달이 민간 공급 부족을 초래한다는 지적에는 국가예방접종 물량은 사전 계약으로 확보한 것으로, 민간 물량을 전용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사노피 공급 지연에 대응한 50만 도즈 계약 변경 때도 녹십자 물량으로 대체하고 사노피의 기존 계약 물량은 민간에 공급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백신 입찰에서 공급 안정성을 평가할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현행 희망수량 경쟁입찰은 예정가격 이하 최저가격 투찰자 순으로 물량을 배정하는 구조여서 공급 안정성이나 위기 대응 능력 등 비가격 요소를 직접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 법령과 조달 기준 변경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조달청 등과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추이를 살펴 추가 수요가 발생하면 제약사와 협의해 추가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2026~2027절기 목표 접종률은 인플루엔자의 경우 고령층 81.0%, 어린이 68.0%이며, 코로나19는 고령층 42.0%다. 폐렴구균은 65세 접종률 67.0%를 목표로 관리한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방문 예방접종 기준도 완화했다. 대상에 재가와상환자를 명시하고, 필수 인력을 의사를 포함한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올해 정산 부족분 331억원 예상…시행비 산정체계 개선 연구
국가예방접종 비용 미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2025년까지 발생한 누적 미지급금을 올해 초 전액 해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출생아 수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올해도 약 331억원의 미지급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으며, 내년 초 신속히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지급금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예산 편성 당시 예상보다 늘어난 0~1세 접종대상자와 지난해 소아가산 도입에 따른 시행비 단가 상승을 들었다. 내년 예산 추계에는 주민등록인구와 최근 출생아 수, 위탁의료기관 이용률 상승 추세 등을 반영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접종 시행비의 물가·수가 인상률 연동 요구에는 이를 포함한 산정방안 연구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질병청은 “의료기관이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정한 시행비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위원회 개최를 월 2회에서 3회로 늘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유사 사례의 신속 심의와 서면 심의 도입 등을 검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위원회 규모 확대와 질병 분야별 분과위원회 운영 등 심의구조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다. 10월 7일 기준 특별법에 따른 재심의는 83건으로, 이 중 59건이 보상 결정돼 인정률은 71.1%였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는 688건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지만, 대부분인 77%는 2021~2024년 접종에 대한 뒤늦은 신고였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신고 사례가 접종 후 발생한 질환·증상이며, 접종과의 인과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명시했다.
항바이러스제·보호구 2030년까지 보충…공공 개발시설 활용 모색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와 개인보호구는 과거 일괄 확보한 물량의 유효기간 만료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서 목표량에 일시적으로 미달했다고 밝혔다. 부족 물량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항바이러스제 구매비 255억원과 개인보호구 구매비 30억원이 반영됐다. 각각 315만명분과 325만개를 확보하기 위한 규모다. 질병청은 순환교체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유효기간을 고려한 연차별 분할 구매로 대량 폐기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생물테러 대응용 국산 탄저백신은 초동대응인력 접종 물량 확보를 위해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안에 반영된 26억2500만원·8만1000도스 외에 71억300만원·21만9000도스의 증액을 요청했다. 에볼라 치료제 구매에도 9억3000만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공백신 연구개발은 민간이 기피하는 경제성이 낮고 위험부담이 높은 분야에서 국가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족구병 백신은 후보물질 개발과 비임상·임상시험 등을 지원 중이며, 조기 국산화에 필요한 연구개발 예산 확대를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휴지기 상태인 BCG 백신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필수 유지·관리를 지속하면서 다른 국가필수백신 생산이나 공공백신 위탁생산 전환 등 공익적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