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의약품 연내 확대 논의…"취약지 ‘24시간 판매’ 기준 완화 필요"
복지부, 수요조사 바탕 전문가·이해관계자 협의 계획…지방 중소공항 공급방안도 추진 창고형 명칭 우회 광고 관리 검토…소아의료취약지 야간 조제기관 내년 운영비 지원
보건복지부가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위해 연내 전문가·이해관계자 논의에 나선다. 약국과 24시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점이 모두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판매점의 24시간 운영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의약품 과다 판매와 명칭 광고 문제에는 관리 강화 방침을 제시했다. 지방 중소공항의 의약품 공급체계 마련과 소아의료취약지 달빛어린이병원 협력약국 지원도 추진한다.
복지부는 지난 15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2일차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지정 품목, 소비자 수요 충분히 반영 못 해”
복지부는 한지아 의원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관리 및 품목 확대 관련 질의에 약국이 운영되지 않는 시간과 지역에서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조해 국민 수요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연내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과 품목 확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인순 의원이 실제 판매점에서 지정된 11개 품목을 모두 판매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확대가 필요한지 묻자, 복지부는 현재 지정 품목이 소비자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 수요 등을 고려한 품목 조정·확대가 의약품 접근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판매점의 24시간 운영 요건에 대해서는 지역 여건에 따른 완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복지부는 약국과 24시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점이 없는 지역 중 보건지소·보건진료소가 있는 지역은 약 34.8%에 불과하고, 이들 기관도 야간·공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4시간 운영 기준은 심야 의약품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요건이지만, 약국과 24시간 편의점이 모두 없는 지역에서는 판매점 설치 자체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두 시설이 모두 없는 지역에 한해 운영시간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판매 안전성 관리도 병행한다. 복지부는 전국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점 4만여 곳을 대상으로 최근 6년간 판매관리 실태 점검을 추진했으며, 약사법 위반업소는 480곳으로 약 1.2%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1회 판매수량을 초과한 위반사례가 2025년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관계기관과 지자체에 법령 준수 안내와 현장점검·처분 등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명칭 규제 시행 준비…과다 판매 윤리기준 준수 촉구
창고형 약국에 대해서는 불법 개설 방지와 의약품 오남용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지역 약국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화폐 사용 제한 문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남인순 의원은 창고형 약국의 불법 개설 확산 방지 대책과 지역 일선 약국 붕괴 우려, 지역화폐 사용의 적절성을 물었다.
복지부는 면허대여 등 불법 개설을 사전에 막기 위해 지자체의 약국 개설 심사를 강화하는 약사법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약국의 안정적인 운영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창고형 약국이 일선 약국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운영방식에 따라 소비자의 이용 행태와 수익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제외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해당 약국이 지역 내 약사 개인이 자영업으로 운영하는 점포라는 점과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명칭 광고에 대한 관리방안은 별도로 검토한다. 복지부는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기는 표현을 약국 명칭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정 약사법이 올해 12월 시행될 예정이며, 위임사항을 구체화하는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에서 우회 광고가 이뤄지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관리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슈도에페드린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의 대량 판매 문제에는 현행 윤리기준 준수를 강조했다. 복지부는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을 적정 사용량을 초과해 판매하면 약사회 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처분 대상이 되며, 관련 기준 위반 시 자격정지 15일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의 일반의약품 과다복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특정 의약품 판매 시 복약지도를 실시하고 적정 수량을 초과해 판매하지 않도록 올해 1월과 3월 약사회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위반 신고·제보를 독려하고 약사회의 자정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지방 중소공항 이용객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복지부는 허종식 의원의 질의에 약국이나 24시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점 입점이 어려운 지방 중소공항을 약사법상 ‘특수장소’로 지정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실무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수장소는 약국 외 장소에서 약사가 아닌 대리인에게 안전상비의약품 등의 판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복지부는 지정 필요성에 공감하며, 공항 내에서 의약품 판매를 대리할 사람 등 고시 개정에 필요한 사항을 국토부에 확인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공항별 공급 개시 목표 일정과 공급·관리체계는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마련하고, 실제 특수장소와 의약품 취급자·대리인의 지정·관리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담당한다. 복지부는 협조 가능한 사항을 적극 지원하고 빠른 시일 내 관련 고시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아 야간진료를 뒷받침하는 협력약국에는 운영비 지원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남인순 의원의 질의에 건강보험 수가만으로 운영이 어려운 소아의료취약지 달빛어린이병원 협력약국 16곳을 대상으로 2027년 기관당 연 3000만원의 운영비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지자체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의료공백 해소사업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앞서 2023년 11월에는 달빛어린이병원 협력약국의 야간진료관리료를 50% 인상하고, 6세 미만 소아의 심야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조제 가산을 100%에서 200%로 확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