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예방접종 백신 56.8% 수입…국내 제조도 원액 해외 의존

44개 품목 중 완제품 생산 19개…DTaP·소아마비 등 핵심 성분 외국서 조달 소병훈 의원, 자체 생산 기술 R&D 확대·선제적 수급 안전망 촉구

2026-10-13     최은택 기자
소병훈 의원. [사진=국회]

국가예방접종에 사용하는 백신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완제품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로 분류된 백신도 일부는 핵심 원액을 수입해 생산하는 구조여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원액 자급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질병관리청 국가예방접종 대상 백신 44개 품목 가운데 완제의약품 수입 품목은 25개로 전체의 56.8%를 차지했다. 국내 제조 품목은 19개로 43.2%였다.

일본·네덜란드·중국 등에서 핵심 성분 조달

국내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원액까지 자체적으로 제조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백신은 해외에서 원액을 공급받아 국내에서 제조·충진하는 방식으로 생산됐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백신과 세포배양 일본뇌염 백신은 일본에서 원액을 수입했다. 소아마비(IPV) 백신은 네덜란드, 소아 A형간염 백신은 중국, 장티푸스 백신은 러시아에서 원액을 공급받았다. 인플루엔자 백신 중에도 프랑스산 원액을 사용하는 국내 제조 품목이 있었다.

완제품 제조 여부만으로는 백신의 해외 의존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셈이다. 원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5년간 접수된 국내 제조 백신의 공급중단·부족 보고 중 원액 수입 차질이 원인이었던 사례는 1건이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장티푸스 백신 ‘지로티프-주’로, 2023년 10월 23일 관련 보고가 접수됐다.

식약처는 같은 해 12월 7일 대체 의약품인 사노피파스퇴르의 ‘타이핌바이’ 긴급 도입을 인정하는 등 행정 지원에 나섰다.

품질검사 지연부터 수요 감소까지…공급 변동 원인 다양

최근 5년간 수입 백신의 공급중단·부족 보고에는 허가변경 절차, 제조소 생산 일정 지연, 품질검사 지연, 수입 일정 지연 등 다양한 사유가 포함됐다.

펜탁심주와 테트락심주 등은 수입사의 품질검사 지연으로 공급부족이 보고됐다. 스타마릴주와 엠엠알Ⅱ 등에는 제조원 성적서를 인정해 신속 출하를 지원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스타마릴주는 질병관리청 비축분 공급을 통한 행정 지원 사례도 있었다.

최근 인플루엔자 백신 일부는 균주 변경과 표준시약 공급 지연으로 생산·출하가 늦어져 관련 조치가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급중단 보고가 모두 생산 차질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수요 저조에 따른 공급중단, 코로나19 변이 대응 백신으로의 대체, 신제품 허가, 세계보건기구(WHO)의 3가 인플루엔자 백신 권고에 따른 4가 백신 공급중단 사례도 포함됐다.

식약처는 사유별로 대체 의약품 확인, 신속 허가변경, 제조원 성적서 인정, 신규 백신 허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소 의원은 사후 행정 지원과 함께 핵심 원액의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공급 불안을 미리 관리할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핵심 필수의약품인 만큼, 완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핵심 원액의 국내 자급화와 다변화된 공급망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이 긴밀히 협력하여 원액 자체 생산 기술에 대한 R&D 지원을 확대하고,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선제적 공공 안전망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