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 굴복하면 복지국가 못 한다”…혈우병 신약 급여 촉구

이인영 의원, 40억원 유전자 치료제 환자 접근성 문제 지적 정은경 장관 “신속등재 시범사업 신청, 전문가 심사 예정”

2026-10-08     최은택 기자

“돈 앞에 굴복하면 복지국가 못 합니다.”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문제를 두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자 중심의 정책 판단을 촉구했다. 한 번 투여로 장기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의약품이 개발됐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환자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해당 의약품이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에 신청된 상태라며 전문가 검토를 거쳐 급여화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의 급여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이유를 정 장관에게 물었다.

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장관이 이인영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 의원은 기존 혈액응고 제9인자 치료의 경우 연간 치료비가 약 2억원이며, 이 가운데 약 1억9000만원을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 297명에게 연간 약 607억원의 의료비 지원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 투여로 최소 수년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치료비가 약 40억원에 달해 환자들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환자들이 2년 전부터 유전자 치료제의 급여화를 요청해 왔다며 “급여화 문제와 관련해서 논의가 전혀 진전되고 있지 않다는 하소연이 있었다”고 전했다.

두 차례 심의…대체 수단·고가 부담에 기준 설정 난항

정 장관은 해당 치료제에 대해 “두 번 정도 급여 신청을 해서 심의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체 치료제가 있고 너무 고가인 의약품이어서 구체적인 급여 기준 설정이 어려웠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재정 부담을 앞세운 판단이 복지정책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 앞에 굴복하면 복지국가 못 한다”며 “복지 제도, 복지 정책의 본질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환자 입장에서 매년 치료를 받는 것보다 한 번의 치료로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돈 중심의 선택이 아니라 환자 중심의 선택, 사람 중심의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효과 좋은 의약품 투약에 공감…재정 한계도 고려”

정 장관은 해당 의약품이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 공모에 지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의약품 평가 전문가들과 검토해서 좀 더 신속 트랙으로 급여화하는 것을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료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우선순위와 경제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조금이라도 효과가 좋은 신약을 환자분들께 투약하고자 하는 마음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재정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나 비용, 경제성을 항상 따질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