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명 숨진 치과…내원객은 사망사고조차 몰랐다

3년간 구급 출동 22회·민원 176건…국감서 의료기관 안전정보 제공 요구 사망 직후 광고 영상 게시에 대표원장 사과…복지부 “제도 개선 검토”

2026-10-08     최은택 기자
이소희 의원. [사진=이소희 의원실]

같은 치과에서 8개월 사이 환자 2명이 숨졌지만, 이후 방문한 환자들은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병원이 제공하는 홍보에 비해 환자가 의료기관의 안전성을 판단할 정보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서비스 질에 관한 정보 제공과 의료광고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서울 강남 똑똑플란트치과 손동국 대표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환자 사망사고 이후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물었다.

손 원장은 2025년 12월과 2026년 8월 환자가 잇따라 숨진 사실을 인정하며 “개선할 점은 개선하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두 번째 사고 사흘 뒤 유튜브 게시…재발 방지 조치 자료 요구

이 의원은 두 번째 환자가 숨진 지 3일 뒤 병원 유튜브에 게시된 광고 촬영 영상을 국감장에서 상영했다. 이어 “사망사고를 알고도 이 영상을 게시한 것이냐, 사고를 덮고 이미지 세탁을 한 것이냐”고 물었다.

손 원장은 “영상을 게시한 것은 잘못된 부분”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고 직후 병원이 문제 파악과 안전 점검에 집중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표원장이 메이크업을 받으며 광고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이 게시된 점을 문제 삼았다.

손 원장은 재발 방지 조치로 응급 인력·장비 보완과 모니터링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에 이 의원은 “선서하셨다, 책임지실 수 있는 거죠”라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치과에서는 최근 3년간 119 구급 출동이 22회 있었고, 13명이 응급실로 이송됐다. 강남구에 접수된 민원은 176건이었으며, 첫 사망사고 이전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수사 의뢰 기록도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는 4년간 의사 79명이 해당 치과를 거쳐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근무 기간이 6개월에 미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임플란트처럼 사후 관리가 이어지는 치료를 받는 환자가 자신의 치료를 누가 끝까지 책임지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함께 상영한 보도 영상에서는 해당 치과 대기실의 환자들이 사망사고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가족 “전문성·안전 강조한 홈페이지 믿고 방문”

참고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유가족은 병원의 온라인 홍보를 신뢰해 진료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가족은 “어머니는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고 이 병원을 알게 됐고, 홈페이지가 전문성과 안전을 강조해 신뢰하고 방문했다”며 “환자가 알 수 있는 정보는 병원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좋은 정보밖에 없고, 환자안전 정보는 어디에서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계신 누가 치과에 가면서 내가 죽을 수 있다고 상상하며 가겠느냐”며 “환자의 안전을 병원에만 맡겨서 되는 문제인지 복지부에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구 총무이사는 “반값 이하의 극단적 저수가를 내세우는 광고는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광고”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저수가 광고로 환자를 대량 유인해 공장형 진료를 무리하게 진행하다 발생한 사고”라는 견해를 밝혔다.

과실 이력 공개 신중하다면…사전 선택권 보장 대책 주문

이 의원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료기관 홍보와 환자에게 제공되는 안전정보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요구했다.

그는 “같은 치과에서 환자 2명이 숨지고 구급차 출동이 이어졌는데 방문한 환자는 여전히 사망사고를 알지 못한다”며 “병원이 보여주고 싶은 광고는 넘치는데 환자가 안전성을 판단할 정보는 어디서도 얻기 어렵다. 이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하겠느냐”고 물었다.

또 정 장관이 앞서 유죄가 확정된 의료과실 이력 공개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한 점을 거론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병원은 계속 홍보하고, 환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해 진료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력 공개에 신중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환자 사전 선택권 보장 방안을 내놓고, 제공할 안전정보의 범위와 확인 방식, 시행 계획을 종합감사 전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정 장관은 “환자의 알권리, 특히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에 대한 정보 제공을 어떻게 강화할지 더 고민하겠다”며 “의료광고 등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