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 중증치료 끝낸다…국립대병원 ‘빅5 수준’ 육성

비대면진료 12월 24일 시행…희귀·난치 본인부담 인하·바이오헬스 투자 확대 복지부 국감 업무보고…내년 특별회계 정부안 1조2614억원 편성

2026-10-07     최은택 기자

정부가 거주 지역에서 중증·고난도 질환의 최종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한다. 별도 재정을 마련해 지방정부의 의료공백 해소 사업을 지원하고, 거점병원의 인력·시설·연구 역량을 높인다. 비대면진료 제도 시행과 희귀·난치질환자의 의료비 부담 완화, 제약산업·의료 인공지능(AI) 지원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10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고할 업무자료에 이 같은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담았다.

임상자료 연계해 항암제·첨단기술 접근성 높여

지난 8월 20일 복지부로 이관된 국립대병원은 지역·필수의료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 임상·연구·교육·공공정책 기능을 강화해 지역 국립대병원이 서울 ‘빅5’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임상 분야에서는 우수인력 확보와 첨단 시설·장비 확충, AI 기반 정밀진료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5극 3특 권역별 의료수요와 병원별 강점을 연계해 특화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거주 지역에서 중증·고난도 질환의 최종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한다. 별도 재정을 마련해 지방정부의 의료공백 해소 사업을 지원하고, 거점병원의 인력·시설·연구 역량을 높인다. 비대면진료 제도 시행과 희귀·난치질환자의 의료비 부담 완화, 제약산업·의료 인공지능(AI) 지원도 추진한다. [사진=챗GPT]

연구 분야에서는 전체 국립대병원의 환자 임상자료를 연계해 중증·희귀질환 임상연구를 강화한다. 지역에서도 최신 항암제와 첨단 치료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모든 국립대병원에 임상교육훈련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AI 기반 가상수술 시뮬레이션 등 첨단술기 교육을 제공한다. 지방의료원 등 다양한 의료기관과의 협력수련을 통해 지역 의료인력의 역량도 높인다.

공공정책 측면에서는 부족한 지역 의료자원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긴다. 지역 의료기관과 상황별 진료체계를 정립해 필수진료 공백을 줄이고, 노인·장애인 대상 공공보건의료사업도 수행하도록 한다.

내년부터는 기타공공기관 지정해제 등 규제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적용되는 총인건비·정원·채용 관련 규제가 우수인력 확보에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시도가 맞춤형 사업 기획…공공병원 우선 지원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는 지역 간 의료격차와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재정 기반이다. 올해 3월 제정된 필수의료특별법을 토대로 내년 1월 1일 시행을 추진한다.

정부안에는 21개 세부사업에 총 1조2614억원이 편성됐다. 신규사업 3개에 3689억원, 이관사업 18개에 8925억원을 반영했다.

신규사업은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 3605억원, 지역의사 양성 및 지원 44억원,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AI 기본의료 역량 확보 지원 40억원이다.

중앙정부가 시도별 예산을 배분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지방정부가 지역 의료현황에 맞는 사업을 기획·추진하는 방식이다.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거점 공공병원의 인력·인프라 확충, 지역의사 양성, 전공의 수련체계 강화와 수련수당 지급 등을 지원한다.

투자 원칙은 의료기관과의 거리가 멀고 취약한 지역일수록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의료기관에 우선 투자하며, 지역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복지부는 10월 8일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 담당자 워크숍을 열고, 10~12월 권역별 사전·사후 컨설팅으로 사업계획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면 이력 중심 진료…의약품 배송 안전장치 마련

2023년 6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온 비대면진료는 오는 12월 24일 제도로 시행된다. 진료 대상과 실시 기준, 의약품 처방 제한, 중개업자 관리 등을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3일 공포됐다.

진료는 대면진료 이력이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실시하되, 의료접근성 등을 고려해 일정 요건을 갖춘 환자에게는 예외를 허용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희귀질환자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실시하도록 한다.

안전장치로는 의약품 처방 제한, 비대면진료 전담기관화 방지, 화상진료 기준 등을 마련한다. 취약계층 대상 의약품 배송에 대해서는 약국의 지역 범위를 설정하고, 약국과 배송업자의 준수 의무를 규정할 계획이다.

플랫폼 관리도 강화한다. 중개매체 신고·인증과 중개업자 관리·감독체계를 마련하고,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등 공적 지원체계의 구축 기반을 갖춘다.

복지부는 시행령·시행규칙과 고시 마련,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제도를 시행한다. 비대면진료와 의약품 배송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현장 안내·지원체계도 병행해 마련한다.

진료역량 중심 응급센터 개편…소아·모자 대응 강화

응급의료체계는 이송·전원 연계와 중증환자 최종치료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업무보고에는 광주·전라에서 실시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지난 9월까지 전국으로 확산하고, 시도별 이송지침과 6개 광역상황실을 통해 전국 이송·전원을 연계하는 내용이 담겼다.

권역·지역응급센터 지정기준은 인력·시설·장비 중심에서 23개 주요 중증질환군의 진료역량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오는 11월에는 권역응급센터를 44개소에서 53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증소아전문센터는 11월 14개소를 재지정하고 내년 2개소를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달빛병원 지원 예산을 확충하고, 수액 투여와 입원진료 등 경증·중등증 소아의 최종진료를 위한 수가 신설도 추진한다.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진료를 위한 지역 협력체계는 연내 전국으로 확대한다. 전원 지원 상황요원을 5명에서 15명으로 늘리고, 전원의뢰를 한 곳씩 진행하던 방식에서 여러 곳에 동시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5극 중심 중증센터는 내년부터 2개소에서 6개소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지방의료원에는 응급·수술·중환자 진료를 위한 핵심 인프라와 필수의료인력 확보를 지원한다. 보상체계도 내년부터 행위별 보상에서 공공기능 수행을 기반으로 한 기관 단위 성과보상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농어촌에서는 단기통합형 보건지소와 비대면협진을 활성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인력을 집중하고 외래·이동·방문진료를 총괄하는 공공보건의원을 거점으로 보건진료소를 연계하는 체계로 개편할 방침이다.

수가구조 손질…환자 의료비·간병비 경감 추진

지역·필수의료 기반 강화를 위해 특별회계 투자와 함께 수가구조를 개편한다. 업무보고에는 오는 12월부터 지역·필수의료에 연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검사 과다지출을 연간 2조6000억원 절감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인력 확충을 위해 내년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한다. 2030년에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과 지역의대 신설을 추진한다.

의료사고 안전망도 보강한다. 불가항력적 분만사고 국가보상 범위는 지난 8월 산모 중증장애까지 확대했다. 필수의료 전문의의 배상책임 보험료를 지원하고, 내년 5월에는 중과실이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의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면책 지원을 위해 의료사고 심의위원회 설치를 추진한다.

환자 부담 완화 대책으로는 희귀·난치질환자의 입원·외래 본인부담률을 현재 10%에서 오는 12월 7%, 2028년 상반기 5%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계획이 담겼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기간은 올해 하반기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내년 비수도권과 지역거점 공공병원부터 전체 병동을 대상으로 한 ‘병원 단위’ 전환을 추진한다.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는 올해 하반기 공론화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지난 8월 제네릭 약가 15.7% 인하와 과다품목 난립 관리 강화를 제시했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등 과잉 비급여 관리도 강화한다.

임상 3상 펀드 조성…해외환자 유치 전주기 지원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특화펀드를 조성하고 K-바이오·백신 펀드를 확대한다. 오는 12월에는 준혁신형 제약기업 도입을 추진한다.

해외에서 받던 첨단재생의료 치료의 국내 전환도 추진한다. 업무보고는 혈액암과 고형암, 무릎골관절염, 만성통증 등을 예로 제시했다.

외국인 환자 대상 비대면진료 제도는 내년 5월 시행할 계획이다. 한국 방문 전 사전상담부터 국내 진료, 사후관리까지 연결하는 K-헬스케어 통합허브 플랫폼은 2027~2028년 구축한다. 외국인환자 유치지원 종합계획은 오는 12월 수립할 예정이다.

화장품산업에는 미국 물류·마케팅 지원과 글로벌 현지 판매장 지원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 ‘K-뷰티 글로벌 No.1 도약 전략’을 수립하고 내년 상반기 화장품산업법 하위 규정을 마련한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오는 12월부터 ‘보건의료 국가대표기술’ 30선을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 바이오 메가특구 지정과 규제샌드박스 도입, 바이오클러스터 혁신 전략 수립도 추진한다.

공공의료 AI 연결망 구축…영상 공유체계 개발

의료 분야 AI 활용은 취약지·일차의료, 응급이송, 공공의료를 중심으로 확대한다. 지역 실증을 통해 응급이송 AI 플랫폼 등을 구축하고, 2029년까지 전국 공공병원 72개소를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를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9개소 시범적용을 시작으로 내년 30~35개소, 2028년 45~50개소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국립대병원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13개 공공기관의 의료데이터는 오는 12월 개방한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는 지난 7월 내부 연구자에게 우선 개방했으며, 11월 국내 연구자를 대상으로 본개방을 추진한다.

데이터 제공 심의서류는 23종에서 10종으로 줄이고, 데이터 위험도에 따라 심의요건을 완화한다.

CT·MRI 등 의료영상은 중앙시스템에 올려 환자가 QR·PIN코드로 원하는 의료기관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내년 1월까지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2~6월 구축할 계획이다. 촬영이력의 실시간 조회와 일정 기간 내 재촬영 제한도 추진한다.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적정성 심의와 환자의 전송요구권, 데이터 활용의 사회적 거버넌스 등은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복지·돌봄 분야에서는 올해 하반기 2026~2030년 중장기 AI 전략을 마련한다. AI와 센서, 돌봄로봇을 결합해 독거노인에게 안전·정서지원·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급여 신청·조사·결정 등 행정업무에도 AI를 적용한다. 이용자가 본인 동의를 기반으로 복지·돌봄 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관리하는 데이터 활용체계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