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소아응급진료’ 조건 없이 가능한 곳, 전국 58곳뿐
431개 응급의료기관 중 203곳 시간·연령·증상별 제한…170곳은 상시 대응 불가 전진숙 의원 “보호자가 아이 진료받을 수 있는 응급실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전국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시간·연령·증상에 따른 제한 없이 24시간 소아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곳은 13.5%에 그쳤다. ‘24시간 진료 가능’이라고 응답한 기관 중에서도 특정 시간대나 영유아, 경련·중증외상 환자 등에 대한 진료를 제한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공개한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응급환자 진료현황’에 따르면, 전국 431개 응급의료기관 중 제한 없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58곳이었다. 이번 현황은 복지부가 지난 9월 제출한 내용을 의원실이 재가공한 것이다.
시간·연령·증상에 따라 제한적으로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203곳으로 전체의 47.1%를 차지했다. 나머지 170곳(39.4%)은 24시간 소아응급진료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평일·특정 시간대 제외…영유아·경련 환자도 진료 제약
개별 기관의 응답을 살펴보면,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평일이나 특정 시간대에는 소아응급진료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곳이 있었다. 일정 연령 미만의 영유아 또는 특정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진료하기 어렵다고 답한 기관도 확인됐다.
경련이나 중증외상에 대한 진료가 어렵거나, 소아전문진료가 필요한 경우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해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단순히 24시간 진료 여부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한 환자의 범위를 알기 어려운 셈이다.
응급의료기관 종별로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의 진료 공백이 두드러졌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별도로 구분한 집계에서 지역응급의료기관 232곳 중 119곳(51.3%)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141곳 중 47곳(33.3%), 권역응급의료센터는 44곳 중 3곳(6.8%)이 같은 응답을 했다.
의료기관 유형별로 제한 없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곳은 상급종합병원 57곳 중 25곳(43.9%), 종합병원 309곳 중 30곳(9.7%)이었다. 병원은 52곳 중 1곳(1.9%), 보건의료원은 13곳 중 2곳(15.4%)에 그쳤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응급실 전담 근무, 23%에 그쳐
소아응급진료를 담당할 전문의 인력에도 공백이 있었다.
전체 431개 기관 중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하는 곳은 99곳(23.0%)이었다. 나머지 332곳(77.0%)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하지 않았다.
응급실 전담의사 중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기관은 275곳(63.8%)이었다. 해당 전문의가 없는 기관은 156곳(36.2%)으로 집계됐다.
전 의원은 “복지부 제출자료에서는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하다고 응답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특정 시간이나 연령, 증상에 따라 실제 진료가 제한되는 기관들이 확인됐다”며 “‘24시간 진료 가능’이라는 단순한 분류만으로는 보호자가 실제 우리 아이를 진료할 수 있는 응급실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단순히 24시간 진료 가능 기관의 숫자를 관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시간과 연령, 증상별 실제 소아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과 시간에 관계없이 소아응급환자가 적시에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소아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