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빠진 사망사고·원인 모르는 약물중독…보건관리 사각지대
소병훈 의원, 중대사고 정보 연계·청소년 예방체계·취약계층 대응 강화 주문 10대 진료환자 31.4% 증가…SFTS 사망 81명 중 70명 고령층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환자 사망사고가 국가 보고체계에 접수되지 않고, 청소년 의약품 중독은 증가하는데도 원인 성분과 제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사망자가 고령층에 집중돼 위험군을 겨냥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6일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질병관리청 등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고, 중대한 환자안전사고의 보고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청소년 의약품 중독과 고령층 감염병 피해에 대한 예방·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치과서 두 차례 숨졌지만…당국은 언론보도로 인지
서울 강남구의 한 치과에서는 약 7개월 사이 수면마취 하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환자 2명이 사망했지만, 두 사고 모두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KOPS)에 보고되지 않았다.
첫 사고는 지난해 12월 30일 70대 여성에게 발생했다. 강남구 보건소가 사고를 인지한 시점은 약 한 달 뒤인 올해 1월 26일로,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했다. 두 번째 사고는 올해 8월 3일 60대 남성에게 발생했으며, 보건소는 같은 달 14일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 복지부도 해당 의료기관의 KOPS 자율보고는 없었고, 언론보도 등을 통해 관련 사항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의원실이 공개한 현행 환자안전법상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 대상은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과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다. 의원·치과의원은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대한 위해를 입더라도 의무보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미보고 사고를 별도로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다. 복지부는 의원실 질의에 “자율보고의 경우 현행법상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보고를 통해 운영되므로, 미보고 건에 대한 별도의 모니터링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제출한 자료에서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의원급 의료기관이 자율보고한 원내 발생 유해사건은 143건이었다. 경증 130건, 중등증 10건, 중증 3건으로, 사고 종류별로는 약물 관련 사건이 117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자율보고된 사고만 집계한 수치여서 실제 발생한 전체 위해사고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소 의원은 “의원급에서 발생하는 모든 환자안전사고를 병원급과 동일하게 의무보고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입는 등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고가 국가 환자안전체계에서 누락되는 사각지대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급의 사망·중대한 위해사고를 의무보고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보건소·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인지한 중대사고의 최소 정보가 KOPS와 연계되도록 정보공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연령에서 증가세 뚜렷…성분·제품별 분석은 한계
심평원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의약품 중독 진료 현황에 따르면 10대 환자는 2021년 1761명에서 지난해 2315명으로 3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환자가 1만5743명에서 1만6294명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청소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10~13세 환자는 145명에서 258명으로 77.9% 늘었다. 이 연령대에서 비아편유사 진통제·해열제 및 항류마티스제 중독으로 진료받은 환자도 44명에서 73명으로 65.9% 증가했다.
지난해 10대 환자를 상병별로 보면 이뇨제 및 기타 상세불명의 약물·약제 및 생물학적 물질 중독이 108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아편유사 진통제·해열제 및 항류마티스제 487명, 항뇌전증제·진정제·수면제 및 항파킨슨제 398명, 정신작용제 345명 순이었다.
지난해 10대 의약품 중독 진료환자 2315명 중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2084명으로 약 90%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통계로는 발생 현황과 추이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실제 중독을 일으킨 개별 성분·제품명이나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여부 등 구체적인 오남용 양상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심평원의 답변이다.
소 의원은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재발 방지와 조기 개입, 맞춤형 예방대책 모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심평원 등과 함께 중독 원인과 위험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예방·관리대책으로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가을 농작업 시기 감염 집중…위험군 치료·관리 보강 요구
SFTS는 고령층의 사망 부담이 컸다. 질병관리청 제출 자료에서 2024년부터 올해 9월 12일까지 발생한 환자는 546명, 사망자는 81명이었다.
연도별 환자와 사망자는 2024년 170명·26명, 지난해 280명·41명, 올해 9월 12일까지 96명·14명이었다. 지난해 환자는 전년보다 64.7% 증가했다.
이 기간 65세 이상 환자는 380명으로 전체의 69.6%였지만, 사망자는 7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86.4%를 차지했다. 올해는 사망자 14명 중 13명, 92.9%가 65세 이상이었다.
환자 발생은 10월에 집중됐다. 2020~2024년 발생한 환자 976명 중 260명인 26.6%가 10월에 발생해 연중 가장 많았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자료상 2013~2025년 국내 누적 환자는 2345명, 사망자는 422명으로 누적 치명률은 18.0%였다.
소 의원은 “특히 10월은 SFTS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인 만큼 어르신과 농작업 종사자들은 농작업이나 텃밭 작업, 등산 등 야외활동 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SFTS는 현재 효과가 입증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만큼 야외활동 후 발열이나 구토·설사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최근 야외활동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며 “정부도 고령층에 사망이 집중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현재 진행 중인 치료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령환자의 사망을 줄일 수 있는 치료·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