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필수의료기기 지정제 도입…공급 중단 따른 치료 공백 막는다

복지부·식약처 종합대책 수립하고 행정·재정·기술 지원 근거 마련 식약처에 민관 협의체 설치…일부 판매·임대업자 지출보고 면제

2026-09-18     최은택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 의결 법률안=의료기기법개정안(대안)] 보건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체 제품이 없거나 시장 기능만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운 의료기기를 ‘국가필수의료기기’로 지정하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법률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단계를 넘어섰다. 정부가 안정공급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필요하면 행정·재정·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의료기기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이번 대안은 최보윤·전진숙·서영석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3건의 법률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됐다.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16일 심사한 뒤 대안을 마련했고, 전체회의는 원안 3건을 각각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대신 위원회 대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보건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체 제품이 없거나 시장 기능만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운 의료기기를 ‘국가필수의료기기’로 지정하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법률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단계를 넘어섰다. 정부가 안정공급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필요하면 행정·재정·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챗GPT]

대체품 없고 공급 불안정하면 지정

개정안은 국가필수의료기기의 정의를 의료기기법에 신설했다.

국가필수의료기기는 보건의료상 필수적이지만 대체 가능한 제품이 없거나 시장 기능만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워, 공급이 중단되면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구체적인 품목은 국가필수의료기기 안정공급 협의회의 협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다.

복지부장관과 식약처장은 국가필수의료기기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업무도 맡는다.

주요 업무는 ▲안정공급 종합대책 수립·추진 ▲안정공급 기반 구축 ▲연구개발 지원 ▲안전한 사용을 위한 지원 ▲국산화 지원 등이다. 필요한 경우 국가필수의료기기에 대해 행정적·재정적·기술적 지원도 할 수 있다.

식약처에 30명 이내 안정공급 협의회

국가필수의료기기 등의 수급 문제를 관계 부처와 기관·단체가 함께 논의하는 협의체도 신설된다.

식약처에 설치되는 ‘국가필수의료기기 안정공급 협의회’는 국가필수의료기기뿐 아니라 정식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일시적인 수요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한 품목도 다룬다.

협의회는 ▲안정적인 제조·수입·유통·공급을 위한 조치 ▲관련 제도 개선 ▲국가필수의료기기 지정·해제 ▲정부의 안정공급 기반 구축 업무 등을 협의한다.

구성 인원은 의장 2명을 포함해 30명 이내다. 식약처 차장과 복지부장관이 지명한 복지부 고위공무원이 공동 의장을 맡는다.

위원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 공무원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직원, 의료인 및 의료기사 단체 추천자, 의료기기 제조·수입·수리·판매·임대업자 단체 추천자, 환자단체 추천자,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공무원이 아닌 위원이 전체의 과반수가 되도록 했다.

필요하면 협의회 산하에 분과협의회를 둘 수 있으며, 복지부장관이나 식약처장은 협의회 운영을 위해 수요·공급 동향을 조사할 수 있다. 협의회 존속기한은 5년 이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협의회 위원 가운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은 비밀누설과 뇌물 관련 벌칙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간주한다.

생산·수입 확대와 유통 개선 요청 가능

식약처장의 공급 대응 권한도 마련됐다.

식약처장은 협의회에서 협의·조정된 사항을 토대로 의료기기 제조업자나 수입업자에게 국가필수의료기기 등의 생산 또는 수입 확대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적·재정적·기술적 지원도 가능하다.

복지부장관과 협의해 의료기기 판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유통 개선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거나,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관련 기관에 필요한 협조를 구할 수도 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업무에는 의료기기 안정공급 지원이 추가된다.

정보원은 앞으로 ▲국가필수의료기기 지정·해제를 위한 필수성, 의료현장 수요, 공급 안정성 조사·분석 ▲국내외 정보 수집·제공 ▲식약처에 보고된 공급 관련 내용의 분석·평가 ▲안정공급 협의회 운영 지원 ▲수급 정보 공유와 대응을 위한 관계 기관·단체 협력사업 등을 수행한다.

거래·경제적 이익 없으면 지출보고 의무 제외

의료기기 판매업자와 임대업자의 지출보고서 관련 의무도 일부 조정된다.

해당 회계연도에 의료기관에 의료기기를 판매하거나 임대하지 않았고,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종사자에게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하지 않은 판매업자와 임대업자는 지출보고서 작성·공개·보관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면제 규정은 개정 조항 시행일이 속하는 회계연도의 지출보고서부터 적용한다.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지출보고서 의무 면제 조항과 관련 적용례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일부 조문 번호 조정과 이에 연동된 시정명령·벌칙·과태료 규정은 2027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이 개정안 대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모두 마치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