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로봇 채혈·혈당·케톤 동시측정 기기 첫 허가

디지털 측정값 임상 활용 원칙 제시…의료기기 이상사례 코드도 정비 일산화질소 전달시스템·영아용 인공호흡기에는 조기경보 발령

2026-09-09     최은택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작자의 직접 개입 없이 채혈하는 로봇 기기와 혈당·케톤 수치를 동시에 지속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잇달아 허가했다. 임상시험에서 디지털 기술로 수집한 측정값을 활용하기 위한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의료기기 이상사례 보고체계도 정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배포한 의료제품 분야 최신 해외 동향 정보지 2026년 8월 하반기호 북미·오세아니아 편에는 FDA가 8월 발표한 의료기기 제도·정책, 안전성 정보, 회수·수리, 감시, 허가·승인 동향이 수록됐다.

재분류 절차 공개…디지털 측정값은 검증·타당성 확보해야

8일 관련 자료를 보면, FDA는 이미 분류된 의료기기의 등급을 변경하는 재분류 절차를 업데이트했다.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 제513조(e)에 따라 FDA는 자체 판단이나 이해관계인의 청원을 토대로 재분류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재분류를 확정하기 전에는 재분류안과 이를 뒷받침하는 유효한 과학적 증거의 요약을 연방관보에 게재하고, 기기분류 패널 회의를 개최한 뒤 공개 의견을 검토해야 한다.

Class II 기기를 Class III로 상향하려면 일반관리와 특별관리를 함께 적용해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합리적으로 보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과학적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Class III에서 Class II로 낮추려면 일반관리와 특별관리만으로 충분하다는 근거가 필요하다. Class III 또는 Class II에서 Class I으로 변경할 때는 일반관리만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증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작자의 직접 개입 없이 채혈하는 로봇 기기와 혈당·케톤 수치를 동시에 지속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잇달아 허가했다. 임상시험에서 디지털 기술로 수집한 측정값을 활용하기 위한 고려사항을 제시하고 의료기기 이상사례 보고체계도 정비했다. [사진=챗GPT]

FDA는 2013년부터 재분류한 의료기기 목록을 공개하고 있으며, 최종 재분류가 이뤄질 때마다 이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에서 디지털 도출 측정값(DDM)을 개발·사용하기 위한 주요 고려사항도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의약품평가연구센터, 의료기기·방사선보건센터, 종양학센터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DDM은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헬스 기술로 수집한 데이터에서 도출된 측정값이다. 임상 결과 평가, 바이오마커 또는 여러 방식의 데이터를 결합한 평가변수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다.

FDA는 임상시험의 결과 지표로 DDM을 활용하려면 선정 근거와 임상적 관련성, 타당성을 뒷받침할 증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DDM을 생성하는 디지털 헬스 기술은 목적에 적합하도록 검증과 밸리데이션을 거쳐야 하며, 측정 오류와 타당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파악해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 임상의가 개발 과정에 참여해 측정값의 의미와 임상적 관련성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FDA는 협력적이고 환자 중심적인 접근법이 의료제품 개발에서 디지털 헬스 기술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의료기기 이상사례 코드 7개 범주로 구분

의료기기 보고(MDR)에 사용하는 이상사례 코드와 보고서 작성 방법도 공개됐다.

이상사례 코드는 의료기기 문제, 의료기기 구성요소, 원인 조사 유형, 조사 결과, 조사 결론, 임상 징후·증상 또는 상태, 건강 영향 등 7개 범주로 구성된다. 각 코드 집합은 트리 형태의 계층 구조로 이뤄지며, 보고자는 해당 사례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단계의 구체적인 코드를 선택해야 한다.

수입업체와 의료기기 사용자 시설은 MedWatch 3500A 양식의 F10항에 의료기기 문제와 구성요소, 임상 징후·증상 또는 상태, 건강 영향 등 각 유형별로 최소 한 개의 코드를 입력해야 한다.

제조업체는 H6항에 7개 유형별로 최소 한 개의 코드를 각각 지정해야 한다. 여기에는 수입업체·사용자 시설이 입력하는 코드 외에 원인 조사 유형과 조사 결과, 조사 결론이 포함된다.

FDA 이상사례 코드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용어집과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이상사례 보고 용어에도 대응된다. FDA는 IMDRF와 코드 체계를 조화한 데 따라 제조업체 요청을 통한 신규 코드 추가는 더 이상 받지 않는다. 새로운 코드가 필요한 이해관계자는 IMDRF의 코드 요청 절차를 따라야 한다.

가정용 의료기기로 재입원 줄이는 혁신 챌린지

FDA는 가정용 의료기기 혁신을 통해 재입원을 줄이는 ‘READI-Home 혁신 챌린지’의 초기 참가자도 발표했다.

챌린지는 선정과 상호작용 등 2단계로 진행된다. 신규 신청은 9월 30일까지 가능하고, 선정 결과는 12월 4일까지 통보된다. 선정된 참가자는 FDA와의 ‘스프린트’ 논의를 통해 기기 설계와 시험에 관한 협의·피드백을 받고 FDA 연구시설에서 기술을 시연할 수 있다.

대상 기기는 가정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사용자에 포함되며, 가정 또는 지역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의 재입원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와 기술의 실현 가능성도 갖춰야 한다.

FDA는 최대 9개 제조업체의 기기를 선정할 예정이다. 제조업체 한 곳당 상호작용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기기는 최대 1개다.

초기 참가자로는 Epitel의 무선 웨어러블 뇌전도 시스템 ‘REMI Neuro Monitoring Home Health Hub’와 Prapela의 영아용 진동 침대 매트리스가 선정됐다.

REMI는 만 6세 이상을 대상으로 퇴원 후 가정과 이동 환경에서 발작, 수면장애 또는 섬망을 장기간 모니터링하도록 설계됐다. Prapela 제품은 단심실 심장질환이 있는 영아의 단계적 수술 사이 기간에 저산소혈증과 서맥 발생의 빈도·지속시간·중증도를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FDA는 챌린지 참가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시판 허가나 향후 규제 제출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산소 누출·CPAP 연결부 이탈 가능성 경고

안전성 분야에서는 일산화질소 전달시스템에 조기경보가 내려졌다.

기기 모듈 내부의 산소 튜브나 연결부 고장으로 산소가 누출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문제는 산소 유량계 상류의 엘보 피팅에 연결된 튜브 또는 연결부에 한정되며, 유량계 하류 튜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산소가 누출되면 일산화질소 투여량이 증가하거나 치료가 중단될 수 있다. 치료 중단 시 산소포화도 저하와 폐동맥압 상승, 투여량 증가 시 메트헤모글로빈혈증 위험이 있다.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신생아는 합병증 위험이 더 높다.

다만 현재까지 관련 중대한 부상이나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사용자는 산소 공급 튜브가 기기에 단단히 연결됐는지 확인하고, 사용 전 시스템 점검과 응급·수동 환기 모드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영아용 비강 지속적 기도양압장치(CPAP)에도 조기경보가 발령됐다. 특정 로트에서 유연 튜브와 비강 캐뉼라 사이의 연결부가 조립 과정이나 사용 중 느슨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부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튜브가 누출되거나 캐뉼라에서 분리돼 CPAP 압력이 손실될 수 있다. 이 경우 치료 효과가 감소하고 연결이 복구될 때까지 환자의 산소화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대한 부상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FDA는 선형 액추에이터와 회전 잠금장치의 기계적 고장 가능성이 확인된 수술실 테이블에 대해서는 회수 조치를 내렸다. 시스템이 잠금과 잠금 해제 상태 사이로 전환되지 않아 시술 중 의도하지 않은 회전이 발생하면 환자가 다칠 수 있다는 이유다.

몬터레이 유방촬영센터 영상 품질 문제 공지

FDA는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Mammography Center of Monterey’에서 2023년 12월 22일 이후 유방촬영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영상 품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지했다.

해당 시설이 검사 후 30일 이내에 일부 환자와 의료진에게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고, 요청을 받은 뒤 15일 안에 유방촬영 기록을 이전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미국영상의학회는 시설이 시정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자 2025년 12월 17일 인증을 취소했다. FDA도 같은 달 22일 해당 시설의 유방촬영술 품질기준법 인증서를 효력 상실 상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설은 현재 유방촬영 검사를 합법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

추가 유방촬영 검토에서도 일부 임상 영상의 품질 결함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2026년 6월 해당 시설에 위험군 환자와 의료진에게 영상 품질 문제 가능성을 알리도록 요구했지만, 정보지에 수록된 안전성 공지 시점까지 시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FDA는 해당 시설에서 검사받은 환자에게 영상과 진료기록 사본을 요청하고, 다른 인증 시설에서 판독받아 재촬영이나 추가 추적 관찰이 필요한지 확인할 것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채혈 전 과정 수행하는 로봇 기기 첫 허가

허가 분야에서는 최초의 독립형 로봇 혈액 채취 기기 ‘Aletta’가 주목됐다.

Vitestro가 개발한 Aletta는 조작자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 성인의 팔에서 채혈할 수 있다. 채혈 교육을 받은 감독자의 감독 아래 운영되며, 한 명의 채혈 전문가가 최대 3대를 동시에 감독할 수 있다.

기기는 근적외선과 도플러 초음파로 적절한 정맥을 찾고 동맥과 구별한다. 적합한 정맥을 찾지 못하면 채혈을 시도하지 않는다. 정맥이 확인되면 지혈대 적용과 피부 준비, 바늘 삽입·폐기, 채혈 튜브 교체, 붕대 부착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채혈 중 환자가 지나치게 움직이면 바늘이 자동으로 분리되고 절차가 중단된다. 추가 센서가 안전하지 않은 상황을 감지하면 채혈을 일시 중지하고 감독자에게 경고한다.

FDA는 Aletta가 채혈을 시도한 경우 숙련된 채혈 전문가와 비교해 동등하거나 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는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허가했다. 기기 관련 이상반응은 드물었고 경미한 수준이었다. 허가는 새로운 유형의 저위험 또는 중위험 기기에 적용하는 De Novo 경로로 이뤄졌다.

혈당·케톤 24시간 동시 측정…600명 이상 임상자료 제출

Abbott Diabetes Care의 ‘Libre Duo 10 Day Continuous Dual Glucose Ketone Monitoring System’도 De Novo 경로를 통해 허가됐다.

만 2세 이상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 제품은 미국에서 케톤 수치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다. 하나의 기기로 케톤과 혈당을 함께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세계 최초 제품이기도 하다.

기기는 피부 바로 아래 조직액에서 케톤과 혈당 수치를 24시간 매분 측정하고, 결과를 호환되는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케톤 수치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면 자동 알림을 제공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응급상황으로 진행되기 전에 환자와 보호자가 수치 상승을 인지하도록 돕는다.

업체가 제출한 임상 프로그램에는 만 2세 이상 참가자 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6건의 임상시험 자료가 포함됐다. 시험 결과 기기는 10일의 착용기간 동안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케톤 수치 변화를 정확하게 추적했고,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생하기 전에 상승한 케톤 수치를 식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FDA는 Biowy Corporation의 조혈전구세포 냉동보관용 ‘Multi-Chamber Freezing Bag Set’과 BioLife Plasma Services의 ‘Donor Information System Version 9.0’도 기존 기기와 실질적으로 동등하다고 판단해 시판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