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이비, 국내 허가 5년10개월 만에 급여…고위험 DLBCL 1차 치료 대상
9월1일부터 IPI 3점 이상 성인 환자에 적용…연간 약 898명·건보 재정 346억원 표시가는 병당 1308만5000원…약가유연계약으로 실제 가격 비공개
한국로슈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 ‘폴라이비주(폴라투주맙베도틴)’가 국내 허가 약 5년10개월 만에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급여 대상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고위험 DLBCL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라이비주는 오는 9월1일부터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된다. 상한금액은 병당 1308만5000원으로 정해졌다.
폴라이비주는 CD79b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2019년 미국에서 처음 허가됐으며, 국내에서는 2020년 10월27일 처음 허가받았다. 이후 2022년 11월28일 DLBCL 1차 치료 적응증이 추가됐다.
이번 급여 적용으로 국내 첫 허가부터 보험 등재까지 약 5년10개월이 걸렸다.
고위험군 1차 치료에 Pola-R-CHP 급여
급여 대상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DLBCL 성인 환자 가운데 국제예후지수(IPI)가 3점 이상인 환자다.
폴라이비주를 리툭시맙, 시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손 또는 프레드니솔론과 병용하는 ‘Pola-R-CHP’ 요법에 급여가 적용된다. 투여기간은 6주기이며, 7∼8주기에는 리툭시맙을 단독 투여한다.
기존 대체약제는 리툭시맙과 시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을 병용하는 R-CHOP 요법이다.
반면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지 않고 한 가지 이상의 이전 치료에 실패한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성인 환자에게 벤다무스틴·리툭시맙과 병용하는 ‘Pola-BR’ 요법은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요법은 허가 범위 내에서 환자가 약값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Pola-R-CHP 요법이 대체요법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등 임상적 유용성 개선이 인정되고, 비용-효용분석 결과 비용효과비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며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존기간 연장과 같은 최종 결과지표에서 임상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고, 기존 유사 심의 약제보다 재정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해 면밀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Pola-BR 요법에 대해서는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혈액학회 “고위험군에서 뚜렷한 치료 이점”
대한혈액학회는 Pola-R-CHP 요법이 R-CHOP 요법보다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무사건 생존기간(EFS), 관해 지속성, 후속 치료 필요성 감소 등에서 의미 있는 임상적 개선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충족 수요가 큰 IPI 3∼5점 고위험군에서 뚜렷한 치료 이점을 나타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발·불응 환자 대부분이 궁극적으로 CAR-T 세포치료 등 고가의 3차 치료에 진입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1차 치료 단계에서 낮은 재발률을 기대할 수 있는 Pola-R-CHP 요법의 급여가 중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도 봤다.
폴라이비주는 A8 국가 가운데 미국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등 6개국에 등재돼 있다. A8 조정평균가는 병당 1479만6104원이고, 조정최저가는 독일의 941만8416원이다.
연간 환자 898명…본인부담 약 203만원
건강보험공단과 한국로슈는 연간 급여 대상 환자를 약 898명, 예상 청구금액을 약 364억원으로 합의했다. 연간 총 재정소요금액은 본인부담금을 제외하면 약 346억원이다. 환자 1명당 연간 투약비용은 약 4000만원이며, 암 환자 산정특례에 따른 본인부담률 5%를 적용하면 환자 부담은 약 203만원이다.
보건복지부는 "폴라이비주가 대체약제보다 고가여서 건강보험 재정의 순증이 발생하며, 연간 재정소요금액은 약 346억원, 본인부담금을 포함하면 약 36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로슈는 폴라이비주에 대해 약가유연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약제급여목록에는 병당 1308만5000원의 표시가격이 공개되지만 실제 공급가격은 공개되지 않는다. 위험분담계약은 선택하지 않았다.
급여 지연에 환자·보호자 청원 잇따라
한편 폴라이비주는 급여 등재가 지연되면서 올해 2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신속한 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게시되기도 했다.
젊은 DLBCL 환자의 보호자는 비급여 상태에서 전체 치료비가 1억원을 넘는다며 후속 절차의 신속한 진행과 조속한 급여 확정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자신을 60대 후반의 DLBCL 4기 환자라고 밝힌 청원인도 6회 치료에 1억원이 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며 급여 적용을 촉구했다.
오는 9월1일부터 급여가 시행되면 IPI 3점 이상인 고위험 DLBCL 성인 환자는 기존 비급여 부담을 크게 낮춰 Pola-R-CHP 1차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