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재활, 단순 반복치료 아닌 삶의 영역 확장”…원격지도 제도화 제안

신형익 교수 “예방·기능 회복·일상생활 향상 등 대상자 상태별 목표 명확해야” 임재영 교수 “의사 지도 원칙 유지, ICT 활용한 지속적 확인·관리 법제화 필요”

2026-08-18     최은택 기자

초고령사회 통합돌봄 체계에서 방문재활을 활성화하려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목적과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제도적으로는 의사의 지도 원칙을 유지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원격지도를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수가와 책임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형익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와 임재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14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대한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가 공동 주최한 '초고령사회 원격지도 기반 안전한 방문재활 공청회'에서 각각 방문재활의 목적과 내용, 방문재활 모델 및 제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신형익 교수 “환자 상태에 맞는 방문재활 목표 설정 중요”

신형익 교수는 '초고령사회 통합돌봄에서 방문재활의 목적과 내용'을 주제로 방문재활의 역할과 실제 치료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방문재활이 통합돌봄서비스 대상자의 신체기능뿐 아니라 활동과 참여, 자기관리와 돌봄 부담 등에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익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가 '초고령사회 통합돌봄에서 방문재활의 목적과 내용'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 정책영상플랫폼]

방문재활을 통해 마비 상태에서도 최대한 활동을 유도해 근력과 인지력을 보존하고, 마비된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2차적인 마비와 관절 구축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부하 활동을 통한 골다공증 예방도 방문재활의 역할로 제시했다.

생활 측면에서는 환경 개선과 보조기구 사용을 통해 생활 영역을 넓히고 교육·상담을 통한 자기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도움의 정도나 돌봄 부담을 줄이고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정립하는 것도 방문재활의 의미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방문재활의 목적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구분했다. 경증에서는 낙상 예방과 심폐기능·균형능력 및 근육량 유지·호전, 외출과 가사활동, 지역사회 활동 영역 확장 등이 목표가 될 수 있다.

폐렴이나 뇌졸중, 골절 등 급성기 치료 후 퇴원한 환자의 경우에는 손상이나 질병 이전의 신체기능과 활동 수준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만성기 또는 진행성 중증 환자는 관절 구축과 근육 위축, 골다공증 등 2차 합병증 예방과 뒤집기·앉기 등 신체활동의 부분적 회복, 일상생활동작의 부분적 회복 등이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문재활의 구체적인 목적으로는 장기간 신체활동 부족에 따른 합병증 예방, 신체 동작의 부분적 회복, 일상생활동작 능력 향상, 외출과 삶의 영역 확대, 낙상 예방, 자기관리 능력 향상, 돌봄 부담 완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방문재활 과정에서는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활치료 중 골절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골절 위험을 평가하고 위험을 설명·기록하는 한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의 지시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방문재활의 목적과 방향을 분명히 해 의미 없는 반복 치료를 지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방문재활보다 통원 또는 입원재활치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한된 치료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치료 전략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뇌졸중 편마비 환자는 운동기능 마비 정도에 따라 관절 구축 예방이나 근육 강화 등 치료의 초점을 달리하고, 경직이 발생한 부위는 구축 진행 가능성을 고려해 집중적인 관절범위운동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임재영 교수 “분절된 사업 넘어 연속적 관리체계 구축해야”

임재영 교수는 '방문재활 모델과 제도화 방안' 발표에서 현재 방문재활 관련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원격지도 기반의 운영모델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중증 소아 환자 재택의료와 재활의료기관 방문재활 등 방문재활을 포함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 소아 환자 재택의료의 경우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또는 재택의료팀 내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물리·작업치료사가 가정을 방문해 치료하는 구조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는 기관 중심 설계와 분절적인 시범사업, 의사 지도의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방문재활이 특정 의료기관 소속 인력의 방문에 한정돼 지리적·인력 제약이 있는 지역에서는 서비스 연결이 어렵고, 중증소아 재택의료와 재활의료기관 방문재활, 장애인 건강주치의 등이 각각 개별 사업으로 운영돼 대상자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사의 지도가 의료기관 내 대면을 전제로 설계돼 환자의 자택 등 의료기관 밖에서 이뤄지는 방문재활 현장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제시했다.

이에 임 교수는 의사가 ICT를 활용해 환자의 상태와 치료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지도하는 '원격지도(Tele-supervision)' 기반 모델을 제안했다.

제도화 과정에서는 의료기사법상 '의사의 지도 아래'라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ICT를 매개로 한 실시간·지속적인 확인과 지도를 '지도'의 한 유형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의사의 지도가 의료기관 밖 방문 현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원격지도 운영에 필요한 통신수단과 확인 주기, 응급 대응체계 등 환자안전 최소 기준은 하위 법령이나 고시를 통해 구체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의사·치료사·코디네이터 역할 분담…“지도 연속성 보장해야”

구체적인 운영모델에서는 의사와 치료사, 케어코디네이터의 역할을 구분했다. 의사는 원격으로 환자를 확인·지도하면서 치료 전 상태와 위험요인을 재평가하고 치료 중단·조정 지시와 응급상황 판단을 담당한다. 치료사는 방문 현장에서 치료를 수행하고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고하며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즉시 원격으로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케어코디네이터는 일정 조율과 지역자원 연계, 다학제 간 정보 공유를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특히 초기 평가 시점에서 의사의 판단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문재활이 진행되는 전 기간에 걸쳐 ICT를 통해 의사의 지도가 실질적으로 이어지고, 환자의 상태 변화와 약물 변경, 위험요인 재평가 결과가 방문팀과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학제 접근도 제안했다. 진료와 간호, 사회복지,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케어코디네이터 등을 연계하고 방문재활팀의 교육·훈련과 방문서비스, 재택 모니터링을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간호와 보건소 지역사회중심재활(CBR) 등 지역자원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임 교수는 최종적인 제도화 방향으로 방문재활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지도' 요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지도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원격지도의 법적 정의와 확인 주기·통신수단·응급대응 등 운영기준을 구체화하고, 원격지도 기반 방문재활에 대한 수가체계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환자안전위원회 등 관리체계를 병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