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관리급여 헌법소원 추진…“진료 자율성·환자 선택권 침해 여부 다툴 것”

응급실 폭력 양형기준·분만사고 국가보상 확대 환영…방문재활 제도화 논의도 법률대리인 선정, 의료기관·환자 피해사례 수집…청구인 참여 진행

2026-08-13     최은택 기자
[사진=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관리급여 제도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국민의 기본권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의협은 법률대리인 선정을 마치고 의료기관과 환자의 피해사례를 수집해 청구인 참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3일 제75차 정례브리핑에서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 추진을 비롯해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 양형기준,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 국가보상 확대, 해외 재난지역 의료지원, 방문재활 제도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관리급여와 관련해 정부가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도 비급여의 가격과 이용 기준을 통제하는 제도를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6년 7월 1일 도수치료 관리급여 적용 시행 이전부터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 등 기본권 침해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여러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관리급여 제도의 위헌 가능성과 헌법소원심판 청구의 실효성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관리급여가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국민의 기본권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헌법소원 사건의 전문성과 수행 경험 등을 기준으로 법률대리인을 선정했으며, 의료기관뿐 아니라 환자의 피해사례를 수집해 청구인으로 참여시키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소송대리인과 협의해 관리급여 제도의 법적 근거와 시행 과정 전반을 검토하고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 환자의 치료 선택권, 국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 침해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툰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이날 응급실 폭력에 대한 양형기준 마련에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10일 제147차 전체회의를 열어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 양형기준 설정안'을 심의하고, 응급의료종사자의 의료행위와 소방·구조·구급활동 등의 보호 필요성을 고려해 형량범위와 양형인자, 집행유예 기준 등을 마련했다.

의협은 2019년 응급의료법 개정으로 응급의료종사자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이 도입됐지만 응급실 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기준이 안전한 진료환경 확보와 환자의 생명·건강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로 기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응급실뿐 아니라 일반 진료현장의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의 국가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정부 방침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 국가보상 대상에 기존 신생아 사망, 태아 사망, 산모 사망 및 신생아 뇌성마비 외에 '산모 중증장애'를 추가하는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또 지난 5월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2027년 5월 27일부터 현재 분만 관련 의료사고로 한정된 국가보상 범위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확대될 예정이다.

의협은 제도 확대를 환영하면서도 불가항력적 의료사고가 모든 의료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분만뿐 아니라 진료 중 발생하는 모든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 재난지역 의료지원 활동도 이어간다. 의협은 13일 서정성 부회장을 베네수엘라에 2차 파견해 현지 의료진·관계기관과 협력하고 지진 피해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와 의료지원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지진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콜롬비아에 대해서도 현지 의사회와 협의해 의료지원 상황과 협력 가능 분야를 파악하고 있다. 향후 현지 상황과 의료지원 수요를 검토해 필요한 지원에 나서고,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해 베네수엘라 2차 의료봉사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편 의협은 1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한지아 의원실과 공동으로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는다-초고령사회, 원격지도 기반 안전한 방문재활 공청회'를 개최한다. 대한재활의학회가 주관한다.

의협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지역사회 방문재활 서비스 확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도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역할·책임, 관련 의료행위의 법적 성격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사의 적절한 지도·감독 없이 방문재활이 이뤄질 경우 환자 상태 악화나 의료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와 치료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지도하는 '원격지도 기반 방문재활 모델'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