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맞으면 첫 겨울 든든'…영아 RSV 예방항체 국내 허가
모든 신생아·영아 대상 보편적 예방 옵션 제시…RSV 입원 위험 84.2% 감소 확인
기저질환이나 체중과 관계없이 생애 첫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유행 계절을 맞는 모든 신생아와 영아를 대상으로 한 장기지속형 예방항체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한국MSD의 '엔플론시아(성분명 클레스로비맙)'는 체중에 따른 용량 조절 없이 1회 투여만으로 한 시즌 동안 예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올가을 RSV 유행 시즌 이전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MSD는 28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엔플론시아의 국내 식약처 허가 의미와 주요 임상적 가치, 향후 공급 계획 등을 공개했다. 엔플론시아는 체중에 따른 용량 조절 없이 105mg 단일 고정용량을 1회 투여하는 제제로 지난 6월 1일 국내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5세 미만 RSV 환자 44.7% 입원… "건강한 만삭아도 예방 필수"
이날 연자로 나선 윤기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감염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영아 RSV 감염 질환의 중증성과 예방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RSV는 영유아기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중증 하기도 감염 및 입원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다. 감기 증상으로 시작해 수일 내에 급격히 악화될 수 있지만,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입원 후 산소 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윤기욱 교수는 국내 국민건강보험 청구 데이터(2007~2019)를 인용하며 "국내 5세 미만 RSV 환자 중 44.7%가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생후 6~11개월 영아가 전체 입원 환자의 48.2%,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57.3%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교수는 "어린 영아는 미성숙한 면역체계와 작은 기도 구조로 인해 중증 RSV 질환에 더 취약하다"며 "그동안 일부 고위험군 중심이었던 예방 전략을 넘어, 환아와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입원과 중증 질환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기 위한 보편적 예방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원율 84.2%·중증 입원 91.7% 감소… 단일 고정용량 편의성 갖춰
윤 교수는 엔플론시아의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제2b/3상 'CLEVER' 및 제3상 'SMART'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재태기간 29주 이상의 건강한 미숙아 및 만삭아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CLEVER' 임상 연구 결과, 엔플론시아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투여 후 15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RSV 하기도 감염(MALRI) 발생률이 60.4% 감소했으며, RSV 관련 입원 발생률은 8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여 후 180일까지 의학적 관리가 수반되는 중증 하기도 감염(severe MALRI) 발생률을 91.7% 낮추며 중증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아울러 초극소 미숙아나 만성 폐질환·선천성 심장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 영아 대상 연구(SMART)에서도 기존 표준 치료제(팔리비주맙) 대비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엔플론시아의 또 다른 강점은 높은 투여 편의성이다. 체중 계산이나 위험 요인 구분 없이 단 1회 고정용량(105mg) 투여로 최소 5~6개월간 유행 시즌 전반에 걸쳐 보호 효과가 유지된다. 생후 초기 접종하는 타 백신들과의 동시 투여도 가능하다.
MSD "올가을 유행 시즌 전 출시 목표… 접근성 확대 논의 지속"
MSD 측은 오는 9~10월 RSV 유행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엔플론시아의 시장 공급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국가예방접종(NIP) 도입 등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보건당국 및 의료계와의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엔플론시아는 전 세계 영아에서 중증 하기도 감염과 입원의 주요 원인인 RSV 질병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장기지속형 예방항체"라며 "이번 허가를 통해 기존 백신 중심의 소아 감염병 예방 포트폴리오를 예방항체 영역으로 확대하고, 생후 첫 출발선에 선 우리 아이들의 첫 번째 겨울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