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 "글로벌 표준 된 대장암 3차 치료…국내 환자는 급여 장벽에 막혀"

구동회 교수, 국회토론회서 지적..."1·2차 이후 젤로다만 보험 적용 중" "환자 특성 맞춘 후속치료로 생존 기회 넓혀야"

2026-07-27     최은택 기자

전이성 대장암의 3차 이상 치료제가 잇따라 전체생존기간 연장과 질병 억제 효과를 입증하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비급여로 남아 환자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차 표준치료 이후에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환자가 적지 않은 만큼 약제별 효과와 부작용, 환자 상태를 고려한 후속치료가 가능하도록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동회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주최로 24일 열린 ‘조기 치료접근이 생존을 좌우하는 전이성 대장암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 발표에서 “현재 국내에서 3차 치료제로 급여되는 약제는 사실상 젤로다뿐”이라며 “해외에서 10년 넘게 사용돼 온 후속치료제들이 국내에서는 비급여에 머물러 환자의 경제력에 따라 치료 기회가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동회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주최로 24일 열린 ‘조기 치료접근이 생존을 좌우하는 전이성 대장암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 발표에서 “현재 국내에서 3차 치료제로 급여되는 약제는 사실상 젤로다뿐”이라며 “해외에서 10년 넘게 사용돼 온 후속치료제들이 국내에서는 비급여에 머물러 환자의 경제력에 따라 치료 기회가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구 교수는 진행성 대장암의 3차 치료제 주요 연구와 표적항암제의 특성, 프루퀸티닙 허가 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한 환자 사례, 향후 치료환경 개선 방향을 차례로 설명했다.

1·2차 치료 뒤 급여 선택지는 사실상 젤로다뿐

구 교수에 따르면 국내 진행성 대장암 1차 치료에서는 아바스틴과 FOLFOX 또는 FOLFIRI 병용요법, RAS·RAF 야생형 환자의 얼비툭스 병용요법 등이 사용된다. MSI-H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올해 1월부터 급여 적용되고 있다.

2차 치료에서는 앞선 치료에 따라 잘트랩과 FOLFIRI, 아바스틴과 FOLFOX 또는 FOLFIRI, BRAF 변이 환자의 비라토비·얼비툭스 병용요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3차 치료 단계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젤로다를 제외한 스티바가, 론서프, 아바스틴·론서프 병용요법, 프루자클라 등은 비급여다. HER2 양성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도 사전신청요법으로 본인 부담이 발생한다.

구 교수는 “MSI-H나 BRAF, HER2 등 치료 표적이 있는 환자는 일부 약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해당 환자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며 “대다수 환자는 1·2차 치료 이후 스티바가나 론서프 기반 치료, 프루자클라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접근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젤로다는 1·2차 치료에서 이미 사용한 5-FU 계열 약제를 경구제로 바꾼 성격이 강하다”며 “해외에서는 다양한 3차 치료제가 표준으로 정착했지만 국내 급여체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3년 전 생존 연장 입증한 스티바가도 비급여

구 교수는 먼저 레고라페닙 성분의 스티바가가 전이성 대장암 3차 치료의 가능성을 처음 본격적으로 제시한 약제라고 설명했다.

2013년 란셋에 발표된 CORRECT 3상 연구는 표준치료 이후에도 암이 진행된 환자 760명을 스티바가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연구에는 16개국 114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중앙 전체생존기간은 스티바가군 6.4개월, 위약군 5개월로 나타났다. 중앙 무진행생존기간은 각각 1.9개월과 1.7개월이었다. 종양 크기가 감소한 반응률은 1%로 높지 않았지만 질병조절률은 스티바가군 41%, 위약군 15%로 차이를 보였다.

구 교수는 “평균값만 보면 무진행생존기간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약 40%의 환자에서 질병 진행을 억제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치료하지 않으면 평균 5개월 정도 생존하는 상황에서 일부 환자는 약제를 통해 남은 기간의 질병 상태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가 발표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급여되지 않아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론서프 병용요법, 전체생존기간 10.8개월로 개선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 성분의 론서프도 후속치료의 근거를 축적했다. 2015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발표된 3상 연구에서는 론서프군의 중앙 전체생존기간이 7.1개월로 위약군 5.3개월보다 길었다. 중앙 무진행생존기간은 각각 2개월과 1.7개월, 질병조절률은 42.4%와 15.9%였다.

이후 론서프에 기존 표적항암제인 베바시주맙을 병용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2023년 발표된 SUNLIGHT 연구에서 아바스틴·론서프 병용군의 중앙 전체생존기간은 10.8개월로 론서프 단독군 7.5개월보다 3.3개월 길었다.

중앙 무진행생존기간도 병용군 5.6개월, 단독군 2.4개월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반응률은 각각 6.1%와 1.2%였다.

구 교수는 “과거에는 3차 치료 자체가 없는 것이 표준이어서 위약과 비교했지만, 이제는 윤리적 이유로 기존 3차 치료제와 새로운 병용요법을 비교할 만큼 치료환경이 변했다”며 “아바스틴·론서프 병용은 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을 의미 있게 개선해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1·2차 치료에서 아바스틴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지만 같은 약제를 론서프와 병용하는 3차 치료에서는 비급여라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프루자클라, 3·4차 치료 모두 생존 개선 확인

구 교수는 최근 도입된 프루퀸티닙 성분의 프루자클라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FRESCO 3상 연구에서는 두 차례 이상 치료 후 암이 진행된 환자를 프루자클라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중앙 전체생존기간은 프루자클라군 9.3개월, 위약군 6.6개월이었으며 중앙 무진행생존기간은 각각 3.7개월과 1.8개월이었다.

반응률은 5%와 0%, 질병조절률은 62%와 12%로 나타났다. 이어 14개국 124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FRESCO-2 연구에서는 이미 세 차례 이상의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프루자클라의 4차 이상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 프루자클라군의 중앙 전체생존기간은 7.4개월로 위약군 4.8개월보다 길었다. 중앙 무진행생존기간은 각각 3.7개월과 1.8개월, 질병조절률은 56%와 16%였다.

구 교수는 “프루자클라는 3차 치료뿐 아니라 이미 여러 치료제를 사용한 4차 치료 환자에서도 생존기간 연장과 질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며 “환자 절반가량에서 일정 기간 질병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은 후속치료가 단순히 마지막 선택지가 아니라 실제 생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표적 많다고 좋은 약 아냐…환자별 부작용 고려해야”

구 교수는 3차 치료제를 선택할 때 전체생존기간이나 반응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약제별 부작용과 환자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바가와 프루자클라는 모두 혈관내피성장인자수용체(VEGFR)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지만 표적 범위에는 차이가 있다. 스티바가는 VEGFR을 비롯한 여러 신호경로를 폭넓게 차단하는 반면 프루자클라는 VEGFR-1·2·3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구 교수는 “오래전에 개발된 표적항암제는 여러 표적을 동시에 차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의 기능도 함께 억제해 부작용이 늘 수 있다”며 “표적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암과 관련된 신호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는 무기력감과 수족증후군, 고혈압, 구내염, 백혈구 감소, 빈혈 등이 제시됐다. 그는 “수족증후군이 심하면 손발바닥 피부가 벗겨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구내염이 발생하면 식사를 지속하기 힘들 수 있다”며 “세포독성 항암제에서는 골수억제가, 혈관생성 억제제에서는 고혈압 등이 두드러질 수 있으므로 환자가 어떤 부작용에 취약한지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혈압과 같은 이상반응은 약제에 장기간 노출될 정도로 질병이 조절됐다는 간접적인 신호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했다.

허가 전 지원받은 환자 2명, 5개월 이상 치료 유지

구 교수는 프루자클라 허가 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강북삼성병원에서 치료한 환자 사례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2023년 이후 전 세계 33개국에서 1387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3명이 지원받았으며, 이 가운데 2명이 강북삼성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첫 번째 환자는 71세 남성으로 진단 당시 간에 7~8개의 전이 병변이 있었고 장 천공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 항암치료에 반응했으나 다발성 간 전이가 다시 발생했다.

환자는 급여가 적용되는 아바스틴·FOLFOX 치료를 34차례 받았고 이후 비급여인 론서프·아바스틴 병용요법도 약 6개월간 사용했다. 그러나 간 병변이 커지며 더 이상 선택할 치료제가 마땅하지 않은 상태에서 프루자클라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구 교수는 “론서프·아바스틴 치료 중 커졌던 병변이 프루자클라 투여 후 일정 기간 유지됐다”며 “종양표지자도 억제되는 양상을 보였고 환자는 5개월 이상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두 번째 환자는 47세 남성으로 원격 림프절 전이와 장폐색이 있었다. 약 1년간 항암치료를 받고 수술했지만 잔존암과 폐 전이가 진행했다. 이후 스티바가를 사용했으나 폐 병변이 늘고 호흡곤란이 나타났다.

이 환자 역시 프루자클라 지원 프로그램으로 치료를 시작한 뒤 폐 전이 진행이 억제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5개월 이상 치료를 유지했다. 종양표지자도 이전 치료 중 상승했다가 프루자클라 투여 후 일정 기간 조절됐다.

구 교수는 “두 사례 모두 종양이 크게 줄어든 완전한 반응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선택지가 거의 없던 단계에서 질병 진행을 늦추고 일상생활을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약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3차 이상 치료 보장해야”

구 교수는 특정 약제의 급여 필요성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1·2차 표준치료 이후 후속치료 전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 표적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면 맞춤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이런 환자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환자는 얼비툭스를 재사용하거나 론서프·아바스틴, 스티바가, 프루자클라 등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치료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이상에서는 약제 특성과 환자의 전신 상태, 앞서 사용한 치료제, 누적 부작용 등을 고려한 순차치료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약제는 기존 치료제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효과를 보이면서 일부 이상반응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특정 약 하나가 아니라 1·2차 표준치료 이후 건강보험이 사실상 부재한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급여가 확대되면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 상태의 환자들이 3차 이상 치료를 통해 생존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재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겸 의약품규제과학센터장이 좌장을 맡았고, 이명아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구동회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참여했다.

패널토론에는 환자 당사자인 공헌봉 씨와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 어윤호 데일리팜 팀장, 이소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김민정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