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의약품 공급·바이오 규제지원 강화…의료용 마약류 감시 고도화
CDMO 수출 품질인증 체계 연말 구축…바이오 후발제품 3상 자료 면제 추진 필수 의료제품 긴급도입 확대…K-NASS 구축 감시대상 선정 3주에서 3일로 식약처, 대통령에 올해 하반기 업무보고
식약당국이 올해 하반기 희귀·필수 의료제품의 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에 대한 수출 규제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이미 허가된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후발제품은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인 3상 자료 제출을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과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징벌적 과징금과 중대 위반자 공표제 도입을 추진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도 연말까지 구축한다. 프로포폴은 환자의 투약 이력을 확인해야 하는 성분에 추가하고, 의료기관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확인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주요 성과와 하반기 핵심 정책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식약처는 상반기 허가·심사 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240일로 단축하는 혁신 목표를 당초 예정했던 4분기보다 앞당겨 6월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고 국내 의료제품의 성장과 시장 진입을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의약품 분야의 해외 규제 기반도 확대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1월 한국을 의약품 참조국가로 지정했으며, 레바논과 멕시코도 각각 4월과 5월 한국을 의약품 참조국가로 새롭게 지정했다. 식약처는 이 같은 성과가 국내 의료제품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비관세 규제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CDMO 수출 규제지원 체계 연말 구축=하반기에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지원 체계가 마련된다.
식약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 규제지원 특별법’ 시행에 맞춰 오는 12월까지 수출 품질인증과 규제역량 강화 등을 포함한 수출 맞춤형 규제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요구받는 품질과 규제 요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허가된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후발제품의 제품화 지원도 강화한다. 식약처는 후발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치료적 확증 임상자료인 3상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면제하는 방안을 7월부터 추진한다.
이는 이미 허가된 바이오의약품과의 동등성이 확인된 후발제품에 대해서는 임상자료 제출 요건을 합리화해 개발 부담을 줄이고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필수 의료제품 정부 직접 수입 확대=희귀·난치 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의료제품 공급 대책도 추진된다.
식약처는 공급이 중단된 필수 의료제품에 대한 정부 직접 수입, 즉 긴급도입을 확대한다. 필수의약품은 공공 위탁생산을 통해 공급망을 유지할 계획이다.
공급 중단이나 채산성 부족 등으로 국내에서 필요한 의료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정부가 직접 수입하거나 공공 생산체계를 가동해 환자의 치료 공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의약품뿐 아니라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필수의료기기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구체적인 제도 도입과 희귀의약품 후발제품의 허가 요건 합리화는 오는 12월 추진된다.
희귀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을 가진 후발제품, 즉 대체 치료제의 허가 요건도 완화한다. 식약처는 위해성관리계획 자료 요건 가운데 조사 대상자 수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기존 희귀의약품이 희귀의약품 지정에서 해제되는 경우에는 후발의약품의 위해성관리계획 제출을 면제할 계획이다.
희귀의약품은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조사 대상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개발 환경을 고려해 위해성관리계획 요건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의료용 마약류에 징벌적 과징금 추진=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과 불법 유통에 대해서는 행정제재와 감시체계가 함께 강화된다.
식약처는 의료인 등 마약류 취급자가 의료 목적과 다르게 마약류를 사용하거나 불법 유통하는 등 중대한 위반행위를 한 경우 업무정지 외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업무정지 중심의 제재만으로는 불법 유통과 목적 외 사용에 대한 억제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경제적 제재 수단을 추가하려는 것이다.
마약류가 도난되거나 불법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마약류 취급자의 종업원 지도·감독 의무도 강화한다.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난 6월 입법예고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종업원 지도·감독 의무를 위반했을 때 적용되는 업무정지 기간이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난다.
중대한 위반행위를 한 마약류 취급자의 정보를 공개하는 ‘중대 위반 마약류 취급자 공표제’도 도입한다. 행정처분 사실을 공개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 유사한 위반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프로포폴·케타민 중심 특별감시단 운영=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현장 감시도 확대된다. 식약처는 7월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을 출범시켜 프로포폴과 케타민 등 마취제를 중심으로 정밀 감시를 실시한다.
식약처 홈페이지에는 불법 취급과 오남용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공익신고센터도 운영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유통이나 과다 처방 등이 의심되는 사례를 접수해 조사와 감시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 K-NASS를 구축한다. K-NASS는 마약류 취급 관련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오남용과 불법 유통이 의심되는 대상을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식약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 취급 현황을 365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현재 약 3주가 소요되는 감시 대상 선정 기간은 시스템 구축 후 3일 이내로 단축한다. 이상 처방이나 불법 유통이 의심되는 의료기관과 취급자를 보다 신속하게 찾아내 감시와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프로포폴 투약 이력 확인…DUR 확인 의무화=의료기관의 처방 단계에서 마약류 오남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식약처는 오는 8월 프로포폴을 환자의 마약류 투약 이력을 확인해야 하는 성분에 추가한다. 의료진이 프로포폴을 처방하거나 투약하기 전에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같은 성분을 투약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과다·중복 투약을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할 때 의료기관 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인 DUR 확인을 의무화한다. DUR을 통해 환자의 기존 처방과 투약 정보를 확인하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마약류가 여러 의료기관에서 중복 처방되는 것을 차단할 방침이다.
AI 가짜 전문가 활용 의약품 광고 금지=인공지능으로 생성한 가짜 전문가 이미지 등을 이용한 부당광고에 대한 규제도 마련된다. 식약처는 AI로 만든 가짜 전문가 이미지 등을 활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를 금지할 계획이다. 의약품과 화장품 분야는 오는 11월, 의료기기는 12월부터 관련 규제를 시행한다.
실제 의료인이나 전문가가 특정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증하는 것처럼 AI 이미지를 제작해 광고에 활용하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식약처는 현재 의약품과 마약류 분야에서 ‘AI 캅스’를 활용해 불법 유통 정보를 자동으로 검색하고 위험도를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불법 의약품과 마약류 관련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탐지해 감시 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2026년 하반기는 식의약 안전 정보에 관한 국민들의 알권리가 획기적으로 신장되고, 안전관리에 AI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는 혁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글로벌 협력도 강화해 K-뷰티와 K-바이오가 규제 장벽 없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