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히스타민제 다음은 경구 BTK 억제제"…만성 두드러기 치료 선택지 확장
국제 가이드라인, 레미브루티닙·오말리주맙·두필루맙 2차 치료 권고 치료단계 상향 필요한 환자 미충족 수요 해소 기대
항히스타민제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를 위한 치료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올해 개정된 국제 진료 가이드라인이 최초의 경구용 BTK(Bruton's tyrosine kinase) 억제제인 레미브루티닙을 생물학적 제제와 함께 2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면서 주사제 중심이던 치료 체계에 경구 표적치료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됐다.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치료 단계를 높여야 하는 환자 상당수가 여전히 항히스타민제 치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 단계를 상향하는 것이 '완전한 증상 조절(UAS7=0)'이라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59개국 전문가 참여…국제 가이드라인 치료 알고리즘 개편
7일 한국노바티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개정된 국제 두드러기 가이드라인은 H1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레미브루티닙, 오말리주맙, 두필루맙을 2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글로벌 알레르기 및 천식 유럽 네트워크(GA²LEN), 국제두드러기 우수센터(UCARE), 혈관부종 우수센터(ACARE)가 주도했으며, 59개국 107개 학회, 210명의 의료진이 개발에 참여했다.
가이드라인은 우선 2세대 H1 항히스타민제를 1차 치료로 권고하고, 효과가 부족하면 최대 4배까지 증량하도록 제시한다. 이후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2차 치료로 표적치료제를 추가하고, 이후에도 조절이 어려우면 사이클로스포린을 사용하는 단계적 치료 전략을 제안한다.
레미브루티닙은 이 가운데 최초의 경구용 BTK 억제제로, 항히스타민제 치료 실패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경구 표적치료제다. 기존 2차 치료가 대부분 주사제였던 만큼 환자와 의료진은 치료 효과뿐 아니라 투여 방식까지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치료 단계 올려야 하는데 그대로"…현장 미충족 수요 여전
국내 만성 두드러기 환자는 약 11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80~90%는 명확한 유발 요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에 해당한다. 다만 레미브루티닙의 허가 대상은 전체 환자가 아니라 H1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증상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18세 이상 성인 환자다.
현재 연령과 질환 중증도, 항히스타민제 치료 반응 등을 모두 반영한 국내 잠재적 치료 대상 환자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돼 있지 않다.
하지만 치료 단계 상향이 필요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는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에 따르면 치료 단계를 높여야 하는 환자 약 3명 중 1명은 여전히 항히스타민제 중심의 1차 치료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중등도·중증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항히스타민제 기반 치료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적절한 치료 단계 상향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BTK 표적해 염증반응 차단…1주 내 효과, 1년간 유지
레미브루티닙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의 핵심 병태생리인 비만세포 활성화 과정에서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히스타민뿐 아니라 류코트리엔, 프로스타글란딘, 사이토카인 등 다양한 염증 매개물질의 방출을 억제하며, IgE 매개 자가알레르기와 IgG 매개 자가면역 경로 모두에 작용한다.
REMIX-1·2 3상 임상에서는 복용 1주차부터 빠른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12주 이내 환자의 87.1%에서 UAS7 점수가 10.5점 이상 감소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증상 완화를 보였으며, 12주차에는 약 절반이 증상 조절(UAS7≤6)에 도달했다.
장기 효과도 확인됐다. 52주 추적 결과 약 62%에서 증상 조절이 유지됐고, 약 45%에서는 증상이 완전히 소실(UAS7=0)된 상태가 유지됐다. 안전성 역시 52주 동안 새로운 안전성 신호 없이 일관된 프로파일을 보였다.
앞서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면역내과 예영민 교수는 랩시도 허가 당시 "미충족 수요가 컸던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 분야에서 BTK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은 두드러기의 면역학적 병인기전에 따른 차이와 관계없이 보다 넓은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특히 이러한 치료 효과가 1주 이내에 빠르게 나타나고 52주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신속하고 완전한 증상 조절'을 목표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노바티스 "경구 치료 선택권 확대에 의미"
한국노바티스 면역사업부 박주영 전무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증상이 반복되고 예측하기 어려워 사회·경제적으로 활발한 연령대의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질환"이라며 "랩시도는 기존 치료 옵션으로 충분한 증상 조절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주사제 외 경구 치료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바티스는 면역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좌절 없이 삶을 계획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