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급여 논란 청와대 설득한 복지부 "청년층 보장성 방안 발굴"
의사단체와 환자단체 우려와 지적 반영…근거중심 건강보험 원칙 중요성 '상기' 국민적 갈등과 사회적 논란 확산 차단 "젊은층 위한 아이템으로 패러다임 전환"
탈모 치료제 급여화 논의 중단을 놓고 근거중심 보건의료 정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탈모 치료제 급여화 공론화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감안해 청와대를 설득해 논의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공론화 논의 중단'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탈모 급여 확대를 주제로 한 토론회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7월 4일로 예정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 해야 할까요' 주제의 국민 참여 플랫폼을 통한 모두의 토론회 중단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탈모 치료제 급여화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의료노조, 환자단체연합회 등 의료단체와 시민환자단체 모두 건강보험 급여 원칙을 무시한 선심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탈모로 인한 고통과 사회적 요구는 공감하지만 건강보험은 선심성 복지 제도가 아닌 국민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면서 "보험 재정은 중증환자 치료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유지라는 시급한 과제에 집중되어야 한다. 과학적 근거와 효과성 검증 없이 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국민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9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모 치료제 급여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 달라는 것이다. 암 등 중증질환 치료비 때문에 의료빈곤에 빠지는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탈모 치료제 급여화를 주요 의제로 논의하는 것은 아쉽다"고 꼬집었다.
정은경 장관은 지난 11일 출입기지단 정책간담회에서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에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신년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청년층을 위한 탈모약 급여화 여부를 묻는 발언을 반영해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한 셈이다.
복지부는 논의 중단 배경에 대해 "토론회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여러 입장이 충분히 제기된 점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보도참고자료 배포 이전 청와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그룹인 의사단체는 물론 중증환자, 희귀질환자 모두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토론회 강행 시 국민적 갈등과 사회적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청년층 보장성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며 대통령 의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공무원은 "대통령 질의 본뜻은 청년층을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이 약하다는 것으로 안다. 탈모 치료제 논의는 중단하나 건강보험 재정에 한 축을 담당하는 젊은 청년을 위한 보장성 강화 아이템을 발굴하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탈모 치료제 공론화 논의 중단 결정이 향후 청와대의 복지부 정무직과 고위공무원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