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9일 만에 건정심과 장관 브리핑까지..."수가개편 속전속결"

복지부, 오전 건정심 오후 브리핑 일사천리…역대 최대 3.6조 보험재정 '투입' 강조 의원 초진료 1140원 인상까지 20년 걸려…의료계 "검사료 깎아 진찰료 인상 씁쓸"

2026-06-26     이창진 기자

보건당국의 지역필수의료 국정과제 이행 속도가 무서울 만큼 빠르다. 공청회 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장관 브리핑까지 9일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25일 오후 1시 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25일 오후 1시 서울청사에서 수가 구조혁신 방안을 브리핑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지역 우대수가 적용과 20년 만의 진찰료 상향, 중증응급수술 보상 강화, 모자소아 의료환경 조성, 급성기와 회복기 의료체계 확립 등에 연간 3.6조원 건강보험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날 복지부는 오전 9시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방안을 상정해 확정했다.

장관 브리핑을 위해 오전 건정심을 개최한 복지부는 수가 구조혁신 방안을  최우선 심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담당 국과장은 해당 안건 심의 후 세종청사로 이동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복지부는 이날 동일한 내용의 건정심과 장관 브리핑 보도자료를 시간을 구분해 배포했다. 
  
지난 17일 복지부 주최로 열린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공청회 후 9일 만에 결정됐다.

뭐가 그리 급했을까.

통상적으로 공청회 후 적어도 1~2개월 관련 단체 협의와 현장 의견수렴 등 숙의를 거쳐 해당 안건을 건정심에 상정해왔다.

수가 구조개편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인가, 현정부 국정과제 체감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급함인가.

이날 건정심 의결로 올해 12월부터 동네의원 초진료는 20년 만에 1140원 일시 인상된다.

의료계 숙원과제인 진찰료 인상에도 개원가는 씁쓸하다.

진찰료 인상 재원은 검체검사와 영상검사 28%, 25% 수가인하에 따른 연 2.6조원 절감액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의원급 입장에서 검사 진료비가 깎이고 진찰료가 인상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장관 브리핑에 앞서 25일 오전 9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수가 구조혁신 방안을 확정했다. [사진=보건복지부]

병원급도 마찬가지이다. CT와 MRI 등 영상검사 수가인하의 반대 급부로 지역 우대수가와 중증응급수술 보상 강화, 입원료 7% 인상 등을 받았다.

건강보험료 재정 안에서 보건의료 환경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복지부 고충도 적지 않다.

돌려막기 비판을 감수하면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앞으로 나가야 하는 게 복지부 숙명이다.

의료계가 아쉬워하는 것은 국고 지원 등 건강보험 확대를 위한 국회와 재정부처 설득을 위한 복지부 노력이다.

지난 17일 공청회에서 의료계와 시민단체 모두 건강보험 파이를 키우기 위해 건강보험법에 명시된 국고 지원 비율을 준수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저출생, 초고령화 사회에서 건강보험 재정은 현재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복지부가 히든카드로 내세운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원대 추가 재정으로 국민적 의료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가 구조혁신이라고 대단한 내용인 줄 기대했는데 검사 행위 절감분을 진찰료와 지역의료에 투입하는 돌려막기에 불과하다. 의원급 초진료 1140원 인상에 20년 걸렸다는 것이 한국 의료 현주소이다. 씁쓸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