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소아·응급 의료사고 피해, 국가 지원 배상보험 최대 18억원 보장

복지부,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26년 사업 본격화…보험료 전액 국비로 지원 전문의 보장한도 17억→18억원 확대, 병의원 자부담 2억→1억5천만원 완화

2026-06-23     최은택 기자

분만·소아·응급 등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피해에 대해 국가가 보험료를 전액 지원하는 고액 배상보험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올해는 지원 대상이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확대되고, 전문의 보장한도도 최대 18억원으로 높아진다. 의료기관이 부담하던 고액 배상보험료는 사라져 국가지원 보험료만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 사업’을 시작하고, 오는 25일부터 지원 대상 의료인이 소속된 의료기관의 보험 가입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의 의료사고 배상 부담을 줄이고, 환자가 신속하고 충분하게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가가 고액 배상보험료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 산부인과 전문의 등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올해부터는 지원 범위와 보장성이 확대된다.

정부는 보험사 공모와 보험사업자 선정위원회 평가를 거쳐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을 2026년 보험사업자로 선정했다. 복지부는 공모안과 비교해 보장한도 등 보험계약 내용을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전문의 최대 18억원 보장…모자의료센터·응급의료기관까지 확대

2026년 사업의 핵심 변화는 지원 대상 확대와 보장성 강화다. 전문의 지원 대상은 기존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 병원급 이상 소아외과계열 전문의에 더해 모자의료센터 전담 전문의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넓어졌다.

구체적으로는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 모자의료센터 전담 전문의, 병원급 이상 소아외과·소아흉부외과·소아심장과·소아신경외과 전문의,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가 대상이다.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에는 권역응급센터, 권역외상센터, 소아전문센터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참여 지역의 지역응급센터 소속 전문의가 포함된다. 응급의학과뿐 아니라 타과 전문의도 지원 대상에 들어간다.

전문의 보장한도는 지난해 17억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상향된다. 의료사고 손해배상액 중 1억5000만원까지는 의료기관이 부담하고, 이를 초과한 16억5000만원 부분을 고액 배상보험이 보장한다. 의료기관 부담분까지 합치면 총 18억원까지 배상 대응이 가능하다.

전문의 1인당 보험료는 연 175만원이며, 전액 국가가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국가가 150만원을 지원하고 의료기관이 20만원을 부담했지만, 올해는 의료기관 부담 보험료가 없다.

전공의도 3억3000만원 보장…8개 필수과 레지던트 대상

전공의 지원 대상은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소속 레지던트다. 전공의의 경우 의료사고 손해배상액 중 2000만원까지는 수련병원이 부담하고, 2000만원을 초과한 3억1000만원 부분을 보험이 보장한다. 수련병원 부담분을 포함하면 총 3억3000만원까지 보장된다.

전공의 1인당 보험료는 연 30만원이며, 이 역시 국가가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국가 지원 25만원, 의료기관 부담 17만원 구조였지만 올해는 수련병원 부담 보험료가 없어졌다.

다만 8개 과목 레지던트가 소속된 수련병원이 기존에 보장한도 3억원 이상 배상보험에 가입해 있고, 보험효력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1월 사이 개시된 경우에는 전공의 1인당 30만원의 환급 지원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사업에는 특약도 포함된다. 응급실 진료환경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한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가 7월 안에 고액 배상보험 가입을 완료하면, 시범사업 참여 개시일인 2026년 3월부터 보험 효력이 소급 인정된다.

또 경미한 의료사고 발생 시 원활한 분쟁 해결을 위해 본 보험 가입 의료인의 의료사고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별도로 지원한다. 가입 의료인이 의료사고로 형사 고소·고발되는 경우 법률 자문도 제공하고, 피해자의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비도 지원한다.

신규 가입을 원하는 의료기관은 6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보험사에 가입신청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전공의 보험료 환급 지원 신청도 같은 기간 가능하다.

지난해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에 가입해 갱신하려는 의료기관은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신규 지원 대상인 모자의료센터,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와 지난해 미가입자는 신규 가입 절차를 밟으면 된다.

세부 내용은 6월 25일부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전용 누리집, 콜센터 상담전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사업 예산은 82억3900만원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필수의료 고액 배상보험 지원 사업은 필수의료 수행 의료기관이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의료사고 손해배상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이므로 의료인과 환자 모두에게 혜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충분하고 신속한 의료사고 피해 회복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마련, 보험제도 정비 등 배상체계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