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수가, 인력·시설에 따른 '등급별 정액 가산' 방식으로 바꿔야”

장석용 교수 연구팀, '중환자실 치료 적정보상 모형 개발 연구' 보고서 통해 제안 행위별 가산보다 ‘등급화 정액 보상’ 선호…전담전문의·간호인력·장비 기준 반영

2026-06-08     최은택 기자

정부가 필수의료 핵심 분야인 중환자실에 대한 보상체계를 현행 인력 중심 가산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기관의 실제 역량과 치료 수준을 반영하는 '등급화 정액 가산'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뢰하고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가 수행한 '중환자실 치료 적정보상 모형 개발 연구'에서 연구진은 현행 중환자실 수가체계가 실제 자원 투입과 치료 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보상모형을 제안했다. 연구책임자는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장석용 부교수다.

7일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현재 중환자실 보상체계가 간호관리료 차등제와 전담전문의 가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중환자실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의료행위가 많고, 환자 중증도와 치료 수준 차이에 따른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위험 환자를 집중적으로 진료하는 의료기관일수록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필수의료 핵심 분야인 중환자실에 대한 보상체계를 현행 인력 중심 가산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기관의 실제 역량과 치료 수준을 반영하는 '등급화 정액 가산'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제언이 나왔다. [사진=챗GPT]

"중환자실 역량 따라 4단계 등급화" 검토

연구진이 제시한 핵심 대안은 '중환자실 등급화 정액 가산 보상안'이다. 이는 중환자실의 전담전문의 배치 수준, 간호인력 확보 정도, 시설·장비 수준, 다학제 진료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별로 정액 수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를 토대로 중환자실을 4단계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가장 높은 1단계 중환자실은 전담전문의가 환자 6명 이하를 담당하고, 폐쇄형 운영체계와 24시간 전문의 상주체계를 갖추며 약사·영양사가 참여하는 다학제 회진, 중환자 재활까지 수행하는 형태다. 또한 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CRRT(지속적 신대체요법), 전용 초음파 등 고도 장비를 갖추도록 했다.

반면 하위 등급으로 갈수록 전담전문의 배치기준과 시설·장비 기준이 완화되는 구조다. 연구진은 이러한 등급화 체계를 통해 중환자실 질 향상과 적정 보상을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적정보상 모델로 ▲행위별 개별 가산 보상안 ▲등급화 정액 가산 보상안을 비교 검토했다.

행위별 개별 가산 방식은 중환자실에서 시행되는 개별 의료행위를 세분화해 각각 별도 가산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등급화 정액 가산 방식은 의료기관 단위로 중환자실 수준을 평가해 등급별 정액 수가를 지급한다.

연구진은 최종적으로 등급화 정액 가산 보상안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유는 행위별 가산은 세부 행위 분류와 수가 산정이 복잡해 행정 부담이 크고 관리 비용도 많이 소요되는 데 반해, 등급화 정액 방식은 청구와 관리가 단순하고 의료기관 수입의 예측 가능성이 높으며 중소병원도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 행위가 아니라 전담전문의 확보, 간호인력 수준, 시설·장비 투자 등 병원 전반의 서비스 수준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행위별 개별 가산은 의료행위를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행정적 복잡성이 매우 높다"며 "등급화 정액 가산은 병원 전반의 중환자 진료 역량을 반영하면서 운영 효율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필수의료 핵심인 중환자실에 적정 보상 필요"

연구진은 중환자실을 생명유지를 위협받는 중증환자에게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 필수의료 영역으로 규정했다.

특히 국내 중환자실 이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감염병 유행 이후 환자안전과 중증치료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중환자실의 실제 자원 투입과 치료 성과를 반영하는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현행 중환자실 치료 보상체계는 실제 진료환경과 자원 투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환자실의 기능과 치료 수준,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