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의 '붕괴' 시작…"중증환자 지킨 전문의 364명 중 54명 떠났다"
올해 3월말 기준 310명, 석 달 사이 15% 급감…상종·의료질 항목 '삭제' 결정타 병원 경영진 고용 지속 메리트 희석…상종·종병 운영기관 64개소→60개소 '감소' 핵심축 내과와 외과 입원전담의 대폭 줄어…병원의학회 "정책·제도적 지원책 절실"
보건당국의 중증 입원환자 진료체계 방관 속에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입원전담전문의 인원이 시범사업과 본사업을 합쳐 역대 최대 수치로 급감한 것이다.
본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병원 방관 속에 입원전담전문의 생태계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28일 [뉴스더보이스]가 입수한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보건복지부에 신고한 입원전담전문의 수는 364명에서 310명으로 54명 감소했다.
이번 자료는 복지부가 대한병원의학회(회장 신동호, 이사장 한승준) 정보공개 청구에 따른 제출 데이터이다.
작년 12월말 364명에서 석 달 사이 15%에 해당하는 54명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계는 이미 예견된 사태라는 시각이다.
의료질평가지원금 평가지표에 이어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지표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항목 삭제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경영진은 제도적 정책적 메리트도, 규제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을 지속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통상적으로 2월과 3월 신규 의료진 고용 계약이 이뤄지는 시점을 감안할 때 전국 54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하루 아침에 병원을 떠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근무 중인 입원전담전문의들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됐다는 반증이다.
이를 반영하듯, 입원전담전문의 운영기관은 2025년 12월말 64개소에서 올해 3월말 60개소로, 같은 기간 운영 병동도 203개에서 197개로 눈에 띄게 축소됐다.
동일 기간 상급종합병원은 267명에서 230명으로 37명 감소했고, 종합병원 역시 97명에서 80명으로 17명 줄었다.
주목할 부분은 전문과목 전문의 변화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중심축에 해당하는 내과와 외과 전문의들이 급감했다.
내과의 경우 작년 12월말 130명에서 올해 3월말 106명으로, 같은 기간 외과는 60명에서 53명으로 각각 24명과 7명 줄어들면서 수직 낙하하는 입원전담전문의 생태계 단면을 드러냈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는 70명에서 62명, 가정의학과는 56명에서 49명, 신경과는 17명에서 13명, 응급의학과는 6명에서 1명 등 병실 환자를 지킨 주요 과목 전문의들이 사라졌다.
대한병원의학회는 암울한 분위기이다.
신동호 회장(세브란스병원 내과 입원전담 교수)은 "우려한 상황이 현실이 됐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과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항목이 빠지면서 50명 넘는 인원이 줄었다"면서 "학회 차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와 전문간호사, 영양사, 병원 약사 등 입원환자 중심의 팀 진료 실행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복지부의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입원환자 중심의 팀 진료 체계와 수가 신설 등을 들여다보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승준 이사장(서울대병원 내과 입원전담 교수)은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활성화를 위해 복지부와 협의하려고 해도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 지·필·공에 치중하면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후 순위로 밀려난 것 같다. 병원의학회 자체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정책적 뒷받침이 없다면 입원전담전문의 사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병원의학회는 6월 6일(토) 오전 9시 중앙대병원 송봉홀에서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회 중장기 발전 로드맵과 다학제 협업 실천적 모델인 팀 기반 진료 청사진 등을 중심으로 입원전담전문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