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④]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공청회 지상중계...패널토론

2026-05-28     최은택 기자

정부와 보험당국이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안)을 제시하고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27일 진행했습니다. 행사의 중요성을 감안해 뉴스더보이스는 패널토론과 플로어토론을 지상중계합니다. [편집주자]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관하는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신속등재 추진방향 공청회」가 27일 오전 서울중구소재 포스트타워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공청회는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의 본격적인 제도 도입에 앞서 현장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정책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고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설명했습니다.

공청회 종합토론은 함명일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 교수가 맡았고, 패널토론은 배은영 경상대약대 교수,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 정재호 노바티스 전무,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김종봉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김형민 건강보험공단 신약관리부장, 강준혁 복지부 보험약제과장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신속등재는 찬성하지만 방법론은 다시 봐야 한다”

배은영 경상대약대 교수.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배은영 경상대 약대 교수=저는 신속등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빨리 등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제시된 방식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먼저 대상 범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경평면제 제도가 있는데 이것을 확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후평가는 사전평가가 제대로 돼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부분이 불확실한지 사전에 정확히 확인해야 사후평가도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지금은 임상적 유용성 중심으로만 이야기되고 있고 비용효과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또 속도를 줄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도 속도를 줄이려고 하지만 평가 자체를 축소하지는 않습니다. 허가와 평가를 병행하거나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는 식으로 효율화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평가 내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약가 부분도 의문이 있습니다. 외국 최저가의 90% 수준이 적정가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 표시가격과 실제 지불가격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이 제도가 일정 기간 높은 가격을 보장해 주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신속등재 자체는 필요하지만 방법론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필요하지만 가치평가는 빠질 수 없다”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저도 신속등재 자체는 찬성합니다. 생명이 위급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해외에서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했던 부분은 효과가 충분히 입증됐는지, 부작용 문제는 없는지였습니다. 국민의 돈으로 사실상 임상시험을 하는 구조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일정 부분 안심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허가와 일정 기간 사용 경험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제도는 정부나 보험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약사도 자료를 충분히 공개하고 협조해야 합니다.

임상시험 결과뿐 아니라 실제 사용 이후 관찰자료까지 충분히 공개돼야 임상적 유용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제도는 단순히 빨리 등재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빠진 부분이 경제성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성 평가는 환자를 괴롭히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의약품의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건강보험은 사회적 자원을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치평가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이런 평가를 사후적으로 하려면 계약 단계에서부터 어떤 자료를 수집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미리 합의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때 제도도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인 환자 접근성 강화로 이어질지는 의문”

정재호 한국노바티스 전무.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정재호 한국노바티스 전무=저는 100일 신속등재 제도가 나온 배경을 선별등재제도 이후의 흐름 안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선별등재 도입 이후 위험분담제, 경제성평가 면제 등 여러 제도가 도입됐고 중증질환 치료제 접근성은 상당 부분 개선됐습니다. 모델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재는 급여율이 거의 80% 수준까지 향상되고 있다고 현장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급여율 자체가 아니라 환자가 실제 언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업계에서는 허가 이후 실제 급여 적용까지 보통 17개월에서 20개월 정도를 생각하고 있고 환자단체 자료에서는 평균 46개월이라는 자료도 나왔습니다. 좋은 제도들이 도입되면서 급여율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환자가 실제 사용하는 시점은 늦습니다.

결국 어떻게 하면 환자의 접근성을 더 파격적으로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100일 신속등재 제도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100일 안에 충분한 검토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앞단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구조보다는 뒤에서 사후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방점이 찍혀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도 취지와 실제 운영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희귀질환 치료제 허가 비율은 상당히 높은데 실제 신속등재 대상이 되는 약제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보면 현재는 경평면제 규정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 대상이 몇 개나 될지, 정부가 생각하는 희귀질환 신속등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A8 국가 등재 기준도 취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최근 국내 허가 속도를 보면 거의 미국 수준까지 올라와 있고 EMA 허가 이전 국내 허가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등재를 기다리는 것은 신속등재 취지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환 위중도도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대 생존기간으로 위중도를 판단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입니다. 실제로 어릴 때 희귀질환을 진단받고 수십 년 동안 누워 생활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이런 환자의 위중도를 어떻게 볼 것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전체 매출의 1% 미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임상과 사후평가 부담까지 요구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참여 유인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접근성 강화 관점에서 정부와 업계가 긴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속등재의 목적은 환자 치료인데 환자가 안보인다”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신속등재를 왜 하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은 결국 환자 치료입니다.

오늘 이 자리도 희귀질환 부담 완화와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위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발표 자료를 보면서 환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료를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복지부 자료와 심평원 자료를 보니 환자라는 단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환자 수, 환자 접근성 같은 표현 안에서만 등장했습니다.

물론 굳이 환자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쓰지 않아도 취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죽하면 제가 환자라는 단어 개수까지 세어봤겠습니까.

절차를 보면 위원회는 많습니다. 그런데 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구조는 보이지 않습니다. 환자 경험이나 실제 치료 상황을 반영하는 부분도 없습니다. 환자 의견 수렴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 절차 안에서는 환자 참여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사후평가가 조금 강화된 것 외에는 환자가 체감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치료제가 급여가 돼도 실제 환자가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연령 제한이나 재발 횟수 제한 같은 기준이 실제 환자들을 막고 있습니다.

예전에 중증 근무력증 치료제 사례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응급실을 1년에 두 번 이상 가야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었습니다. 환자는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기다려야 치료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환자들은 새로운 제도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들은 치료를 원합니다. 신속등재가 실제 치료받는 시점을 앞당기는 제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환자가 얼마나 치료제를 절실하게 원하는지 듣고 그 목소리가 제도 안에 반영됐으면 합니다.

“신속성과 재정 지속 가능성 모두 중요…성과기반 관리가 핵심”

김종봉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김종봉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논의의 큰 방향성은 결국 환자의 접근성을 최대한 강화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의료기술 발전으로 과거에는 치료제가 없었던 희귀질환에서도 혁신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약들은 대부분 초고가 약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허가 이후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급여 적정성 평가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환자와 가족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과 기다림의 시간은 매우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심평원에서는 환자의 생명권과 치료 접근성, 그리고 국민들이 모아주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핵심 가치 사이에서 계속 고민해 왔습니다. 신속등재 시범사업도 그런 고민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식약처 허가 이후 심평원 평가, 건보공단 협상으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구조였다면, 이제는 이를 병행 구조로 전환해 환자가 필요한 치료제를 조금 더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만 단순히 빨리 등재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한된 건강보험 재정 안에서 운영되는 만큼 약제 가격에 대한 비용효과성 평가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검토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른 필수의료 영역과의 보장성 균형도 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심평원은 성과 기반 위험분담제와 철저한 사후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환자에게 투여한 이후 효과가 입증되면 건강보험이 부담하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제약사가 비용을 분담하거나 환급하는 구조를 더 촘촘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등재 이후 실제 임상자료와 환자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당초 기대했던 의료적 가치와 재정적 가치가 유지되는지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나온 환자단체, 학계, 제약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속등재는 새로운 제도보다 접근성 향상 흐름의 연장선”

김형민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약관리부장.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김형민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약관리부장=신속등재 사업은 갑자기 새롭게 만들어지는 제도라기보다 선별등재 이후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흐름 안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위험분담제, 경제성평가 생략제도 등 여러 제도를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여왔고, 기관 차원에서도 평가-협상 연계사업이나 허가-평가-협상 연계 시범사업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실제로 여러 중증 희귀질환 치료제들이 적기에 급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공단은 제약사와 실제 협상을 진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급여평가가 끝난 뒤 협상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구조 외에도 환자 접근성이 시급한 약제에 대해서는 평가 단계부터 제약사와 사전 협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재정 영향이나 위험분담 조건 등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협상 기간도 최대 50%까지 단축해 조기 급여가 가능하도록 해왔습니다.

이번 사업은 기존보다 조금 더 전향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와 협상을 간소화하고 실질적인 급여 혜택이 빨리 환자에게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공급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되더라도 실제 물량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급여가 빨라진다면 제약사도 그에 맞춰 공급 준비를 해야 하고 필요한 환자들에게 충분한 물량이 제공될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합니다. 결국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환자의 안전성과 재정 효율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속등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와 공동 책임”

강준혁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강준혁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오늘은 최종 확정안을 보여드리는 자리라기보다는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방향을 설명하고 추가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 패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이야기해 주셨고 그런 부분들을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특히 환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였습니다.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요한 것은 환자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재정 지속 가능성도 결국은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두 가지의 귀결은 환자의 건강과 치료 접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신속등재라는 이름 때문에 앞단의 속도에 너무 매몰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속등재는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고 실제 방점은 사후관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후관리 과정에서는 모두의 책임이 필요합니다. 제약사는 자료 제출이나 결과 수용 등이 필요하고 정부와 심평원, 공단은 평가와 관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 이 과정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해야 제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시범사업 단계입니다. 향후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대상 확대나 세부 기준은 더 구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존 제도와 차별성 부분도 계속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의견을 들으면서 환자 관점에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