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직 보건사무관 특별채용 문 닫은 복지부 "수 년째 응시자 부재"

내년도 의사면허 소지자 민간경력 특채 미신청…2024년 이후 의사 임용 '불발' 질병청, 의사 보건사무관 2명 정원 신청과 대비…2022년부터 미충원 불구 요청 복지부 중견 보건사무관 연이은 사직 여파 가시기 전에 특별채용까지 막힌 상황 의료계, 의사를 바라보는 복지부 잘못된 인식 우려…"젊은 의사들 공직 기회 줘야"

2026-05-26     이창진 기자

내년에 보건복지부 세종청사로 출근하는 의사 출신 신입 보건사무관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정원 변화와 응시자 부재 등을 이유로 복지부가 의사직 보건사무관 임용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전경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26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인사혁신처에 2027년도 의사 면허증 소지자 대상 5급(사무관) 민간경력 특별채용 정원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매년 인사혁신처를 통해 의사직(MD) 보건사무관을 민간경력 특별채용 정원으로 신청해 왔다.

그동안 의사 면허증을 가진 젊은 의사들은 민간경력 특별채용 임용 절차에 따라 인사혁신처 신청과 면접, 교육을 거쳐 복지부 보건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복지부가 의사 출신 보건사무관 정원 신청을 왜 하지 않을 것일까.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속된 의사직 응시자 부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세종청사에 근무 중인 막내 의사 공무원은 2023년 특별채용에 합격해 2024년에 입사한 김도한 보건사무관(부산의대)이다.

2024년과 2025년, 2026년 특별채용에 응시한 의사들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의사 출신 응시자는 있었으나 인사혁신처 최종 면접에 오지 않아 결국 의사 보건사무관 임용은 불발됐다.

복지부는 의사직 특별채용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응시하지도 않은 의사직 보건사무관 정원 요청이 무의미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의사 출신 특별채용 문 자체를 닫은 것은 문제가 있다.

젊은 의사들 중 진료실이 아닌 공직에서 자신의 뜻을 펼쳐보고 싶은 사람도 적지 않다.

복지부에 근무하는 의사 출신 공무원 중 의과대학 시절 교수들의 보건의료 정책 중요성과 공무원 역할 강의에 감명받아 공직에 들어선 이들도 있다.

동료 의사에 비해 낮은 보수와 낯선 근무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과 의료체계 개선에 일조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세종청사에 출·퇴근하는 의사 보건사무관이 다수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질병관리청이 의사 공무원 정원을 인사혁신처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역학조사관이 아닌 5급 보건사무관 2명을 이례적 특별채용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응시 자격은 의사 면허증을 소지한 자이며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질병관리청은 본부에서 청 격상 이후 2022년부터 의사 출신 공무원 채용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와 마찬가지로 의사 보건사무관 충원은 되지 않고 있다.

복지부 의사 공무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답답한 심정이다.

5월 현재 실장급인 손영래 의료혁신추진단장(서울의대)을 비롯해 이중규 공공보건정책관(고려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 김한숙 건강정책국장(경희의대, 내과 전문의), 공인식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경희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강민구 지역의료정책과장(서울의대, 내과 전문의) 등이 부서장에  위치해 있다.

이어 응급의료과 조영대 보건사무관(연세의대, 가정의학과·예방의학과 전문의), 재난의료정책과 김은나 보건사무관(충남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 질병정책과 박동희 보건사무관(조선의대, 내과 전문의·변호사) 그리고 보험급여과 이민정 보건사무관(건국의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지역의료정책과 김도한 보건사무관(부산의대) 등은 보건 부서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초 김보람 보건사무관(연세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과 배홍철 보건사무관(한양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에 이어 같은 해 연말 이정우 보건사무관(이화의대, 내과 전문의)이 중도 사직했다.

보건복지부는 2027년도 의사직 보건사무관 특별채용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4일 순천의료원 현장방문해 의료진과 공공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를 논의 중인 정은경 장관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동료 보건사무관의 잇따른 사직 여파가 가시기 전에 의사직 신규 보건사무관 특별채용 정원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접한 셈이다.

복지부 인사과는 "의사 출신 보건사무관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특별채용을 요청해도 몇 년째 응시자가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 내부 검토를 통해 2028년도 특별채용에 의사 출신 보건사무관 정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의료계 중견 인사는 "팬데믹과 의료사태로 복지부를 바라보는 의료계 인식이 달라져 젊은 의사들이 특별채용 신청을 주저하거나 꺼리는 부분이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그렇다고 의사직 특별채용 신청 자체를 없앤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젊은 의사들에게 공직으로 진출할 기회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복지부가 의사들을 성가신 존재로 여긴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공직 경험을 지닌 의료계 인사는 "인사과에서 의사 보건사무관 특별채용 신청을 안 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원을 신청해도 응시자가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인사과 입장도 난처했을지 모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 공무원이 필요하면 어떤 방식이든 추가 채용을 통해 임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내년도 특별채용이 없다고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