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5·18 유공자 혜택 기준 제각각”…타법 의료급여 손질론 부상

“건보 보장성 커졌는데 시혜 구조는 그대로”…연구진, 소득·재산 기준 체계화 제안

2026-05-21     최은택 기자

국가유공자와 북한이탈주민,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등에게 적용되는 ‘타법 의료급여’ 제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된 현실에 맞춰 과거의 시혜적 지원 구조를 손질하고, 유형별로 제각각인 자격 기준과 보장 범위를 형평성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으로 진행된 ‘타법 의료급여 자격 기준 개선방안’ 연구에서 연구진은 현행 타법 의료급여 제도가 건강보험 확대 이전 구조를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책임은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가 맡았다.

현재 타법 의료급여는 국가유공자와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북한이탈주민,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의사상자, 입양아동, 노숙인, 이재민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의료급여 수급자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선정되는 것과 달리, 이들은 개별 법률에 근거해 의료급여 자격을 인정받는다.

[사진=챗GPT]

연구진은 “타법 의료급여 수급 자격은 지원 대상과 소득·재산 기준, 보장 범위, 수급권 승계 여부 등이 유형별로 서로 달라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로능력 유무에 따라 일반 의료급여는 1종·2종으로 구분하면서도, 상당수 타법 수급자에게는 별도 기준으로 1종 자격을 부여해 온 점도 형평성 논란의 배경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타법 의료급여 제도가 1977년 의료보호법 제정 당시부터 확대돼 왔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좁고 본인부담이 높아 의료보호 자격 자체가 사실상 국가 차원의 혜택으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이후 의사상자와 북한이탈주민,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입양아동, 노숙인 등이 순차적으로 포함됐고, 최근에는 5·18 기타지원금 수급자와 시·도 무형유산 보유자까지 확대 적용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하지만 2000년 건강보험 통합 이후에도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의 역할 재정립 논의는 사실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당시 의료급여 타법 수급자를 별도 체계로 분리하거나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를 통합 관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건강보험 재정위기 등으로 본격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개선 과제로 ▲타법 수급자 유형별 소득·재산 현황 재분석 ▲신규 진입 자격 검토체계 마련 ▲보장 범위와 인정 기준 정비 ▲재정 영향 분석 등을 제시했다.

특히 연구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타지원금 수급자와 시·도 무형유산 보유자, 특별재난지역 이재민 등에 대한 의료급여 적용 범위를 별도로 검토했다.

의료급여 수급자의 실질적 의료비 부담 문제도 언급됐다. 연구진은 2022년 의료급여 수급자의 법정 본인부담률은 3.5% 수준이지만 비급여 등을 포함한 전체 본인부담률은 15.8% 수준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의료급여 제도의 형평성과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 진입 자격을 포함한 세부 인정 기준과 보장 범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