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교체로 뒤숭숭한 복지부…정은경·현수엽·이형훈 신발 끈 다시 매나
소외층 복지 정책 더딘 속도 경고 메시지…국정과제와 대통령 지시 사항 '총력전' 꼬여버린 행시 기수 연공서열, 선배가 후배 보좌 "성과와 능력 중심 인사 변화 기대" 이너서클 변방에서 입성한 장·차관 분위기 쇄신 고심…여당 "발로 뛰는 복지부 원해"
보건복지부 차관 교체로 세종청사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실행방안 가시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장관과 복수차관의 뜀박질이 다시 시작됐다.
20일 보건의료계와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와 복지 분야 국정과제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5일 복지부 현수엽 대변인을 제1차관으로 임명하는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복지부는 정은경 장관(1965년생,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과 현수엽 제1차관(1974년생, 행시 42회, 서울대 간호대), 이형훈 제2차관(1966년생, 행시 38회, 연세대 경영학과)으로 진용을 재편했다.
갑작스런 차관 교체는 무슨 의미일까.
임명 1년도 안된 이스란 제1차관(1972년생, 행시 40회, 건국대 정치외교학과)이 물러난 배경을 놓고 경질과 영전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단언하기 힘들지만 복지 분야 더딘 정책 속도에 대한 청와대의 경고 메시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통합돌봄은 가속도가 붙은 반면, 빈곤층 자살률과 장애인 정책 등 소외계층 복지 정책은 눈에 띄는 성과가 미진한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을 통해 소외계층 복지 정책에 여러 차례 답답함을 토로한 부분을 청와대 참모진이 복지부 제1차관 교체 카드로 화답했다는 후문이다.
모양새는 제1차관 교체이나 사실상 복지부 전체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인 셈이다.
복지부는 분위기 쇄신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장관과 현수엽 제1차관, 이형훈 제2차관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복지부 내부 상황은 녹록치 않다.
행정고시 기수 중심 고위공무원 족보가 다시 한반 꼬여 버린 것이다.
김국일 기획조정실장(행시 43회, 고려대 국문과),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행시 40회, 숙명여대 행정학과), 진영주 사회복지정책실장(행시 42회, 연세대 영문과), 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행시 36회,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그리고 손영래 의료혁신추진단장(서울의대) 등 실장급이 포진되어 있다.
행정고시 선배와 나이가 많은 실장들이 현수엽 제1차관을 상급자로 보좌해야 한다.
여기에 현수엽 제1차관 선배 기수인 국장급도 적지 않다.
흥미로운 부분은 정은경 장관과 현수엽 제1차관, 이형훈 제2차관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복지부 주요 부서장을 거쳤지만 정작 이너써클 외곽에 위치했다.
과거 학연과 지연 중심의 복지부 라인과 무관하게 묵묵히 공직을 수행했다. 복지부 국·과장 재직 시 강등 처분과 승진 배제, 부서 이동 등 말 못할 사연을 지닌 공무원이다.
정은경 장관, 현수엽 제1차관, 이형훈 제2차관 모두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보다 맡은 소임에 충실한 관료로 평가받고 있다.
본인들은 불편할 수 있지만 가공된 조미료를 넣지 않은 뚝배기 된장국 느낌이다.
다른 측면에서 복지부 인사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존 관례와 관행을 탈피해 정책 성과를 중심으로 인성과 능력 중심의 새로운 인사체계를 배제할 수 없다.
정가에 능통한 의료계 인사는 "제1차관 교체 후 복지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국정과제와 대통령 지시 사항을 들여다보면서 놓치거나 빠진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피는 것 같다. 지필공과 통합돌봄 중심에서 현안 과제 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정책과 인사를 보면 차관 임명 후 변화하는 복지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는 "여당 내부에서도 복지부 1차관 교체를 예상하지 못했다. 다양한 풍문이 나오지만 분명한 것은 청와대에서 복지부 전체에 보내는 주의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누가 잘못했거나 문제가 있다는 뜻보다 대통령이 주문하거나 지적한 사항에 속도를 내기를 바라는 의미가 강하다. 풀리지 않은 현안에 당장 해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현장과 소통하며 발로 뛰고 노력하는 복지부를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