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기소제한,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 사고만 적용"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하위법령 등 논의 협의체 5월 중 출범 계획" 설명의무 사과와 무관…"환자와 의료진 불신 해소 기대" 

2026-05-13     이창진 기자

"의료인 기소제한 규정은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로 인한 의료사고에만 적용됩니다. 일반 의료행위나 중과실 있는 경우에는 적용 여지가 없어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이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신현두 과장이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 관련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신현두 과장은 12일 개정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환자시민단체 우려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국회는 4월 23일 본회의에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법은 이달 중 공포 후 1년 경과한 내년 5월 중 시행된다.

환자시민단체는 의료분쟁조정법에 담긴 의료인 기소 제한을 놓고 환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제한을 우려하고 있다.

신 과장은 이날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내용에 대한 일각의 오해와 우려 그리고 향후 진행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는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의료진이 환자 측에 사고를 제대로 설명하고, 적절한 손해배상까지 완료했다면 환자 측이 굳이 의료진을 형사 고발할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측이 의료진 처분을 굳이 원한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늦추고 고발 후 기소, 형사재판까지 기다렸다가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의료사고 손해배상 청구 1심은 평균 2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과장은 "기존 의료행위 중과실 여부와 손해배상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진을 수사, 처벌했으므로 의료진 입장에서 환자 측에 손해배상을 빨리하고, 많이 할 유인이 적었다"면서 "이번 법 개정으로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는 의료진이 기소제한 규정 적용을 받기 위ㅓ해 수사 전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하려 할 것이다. 환자 측은 신속하고 충분한 배상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개정법 기대감을 피력했다.

복지부는 이달 중 의료단체와 환자시민단체, 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구성하는 의료분쟁조정 협의체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법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복지부가 해야 할 숙제는 많다.

협의체 논의를 통해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기소제한을 판가름할 '중과실'과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등의 정의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

신 과장은 "의료사고 7일 이내 해당 의료인 설명의무가 개정법에 명시됐다. 의료계는 사과법으로 오해하고 있다.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따른 의료사고를 설명하면 된다. 환자 측에서 녹취를 하더라도 청구 인용 근거로 삼을 수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정법은 의사 특권법이 아니다. 의료인 기소제한 규정은 법제처와 법무부에서 위헌적 주장이 아니라는 해석을 했다"면서 "지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 이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기존 100%에서 올해 13%로 급감했다. 고위험 필수의료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개정법 취지를 환기시켰다.

복지부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관련, 상급종합병원 전문진료질환군, 응급환자 중증소분류기준 1등급과 2등급 및 대통령령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세부 내용은 협의체를 통해 시행령에서 구체화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가 예시로 들은 중과실 관련 12개 항목 내용. 하위법령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중과실 예시 항목은 설명 및 동의 의무 위반, 필수적 조치 및 안전관리 미흡. 시술 및 관리오류, 투약과 수혈 및 표준 일탈 등 12개이다.

이 역시 협의체 논의를 통해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예정이다.

개정법에 따라 반의사불벌 특례 조항은 설명의무와 책임보험 가입, 조정 등 성립 등을 모두 충족해야 적용 가능하다.

변호사 출신인 신 과장은 "법 개정을 하면서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불신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 등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의료진은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게 되고, 환자들은 의료사고가 나더라도 설명도 사과도 안 한다는 서운함이 많은 것 같다"며 법 개정 협의 과정에서 느낀 점을 피력했다.

신 과장은 "내년 법 시행 전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 책임보험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단체와 환자시민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협의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제도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