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주, 협상 참여...파드셉주 병용 요로상피암 급여 '청신호'
복지부, 신속히 협상명령 내릴 듯...엠에스디 측 "쉽지 않은 결정" 고비 넘긴 아스텔라스제약 "남은 절차 신속 진행할 것" 펨브롤리주맙, 공단과 예상청구액 협상만 진행 예상
타사 병용요법에 포함된 한국엠에스디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가 협상 참여를 결정하면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 1차 치료를 위한 한국아스텔라스의 파드셉주(엔포투맙 베도틴)와의 병용요법 급여 논의가 큰 고비를 넘기고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엠에스디 관계자는 12일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당사는 환자들을 위한 접근성 향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후속 절차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협상) 과정에서 제도를 포함한 전반적인 논의가 건설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기서 후속 절차 참여는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의미한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파드셉과 키트루다 요로상피암 치료 병용요법을 '급여 적정성 있음'으로 심의를 마쳤다. 파드셉은 신규 등재, 키트루다는 급여 확대로 성격은 다르다.
그동안 이슈는 타사 병용요법으로 타율에 의해 이끌려 들어온 엠에스디가 다음 단계인 건보공단 협상에 참여할 지 여부였다. 통상 약평위를 통과한 약제는 심사평가원이 심의결과를 통지하면, 해당 약제를 보유한 업체가 결과를 수용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회신해야 다음단계인 협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번 사례는 병용요법 급여를 이끌어온 파드셉의 아스텔라스와 이끌려 들어온 키트루다의 엠에스디 두 개 회사 모두 회신 대상이었는데, 당연하겠지만 아스텔라스 측은 지난달 10일 심사평가원 공문을 받자마자 신속히 회신한 반면, 엠에스디 측은 법령상 기일인 30일을 꼬박 채운 이달 11일 저녁 응답했다.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허가 받은 적응증만 35개, 올해 초 11개 적응증 급여 확대에 따른 약가 인하를 수용했기 때문에 부담과 고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엠에스디 측이 협상참여로 '결단 아닌 결단'을 내려 리스크를 줄이게 된 건 다행스런 일이다.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였다. 엠에스디 측이 협상불참 의사를 밝혔어도 법령상 복지부는 직권으로 협상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법정 다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또 직권명령으로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키트루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두 약제 모두 급여가 불발되거나 파드셉만 급여가 인정되는 반쪽짜리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키트루다가 결단을 내린 만큼 복지부의 직권명령에 따른 부담감, 결렬에 따른 급여 좌초 또는 반쪽짜리 급여 가능성은 최소화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복지부는 심사평가원으로부터 회신결과를 보고받는 데로 곧바로 협상명령을 내리고, 이후 절차는 비교적 신속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알려진 것처럼 아스텔라스 측이 급여확대에 따른 키트루다 재정영향을 '제로'로 한 상태에서 파드셉 가격으로만 비용 평가를 마친 만큼 키트루다는 요로상피암 예상환자수를 감안한 예상청구금액(예상사용량) 협상만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와 달리 파드셉은 신규 등재이기 때문에 가격과 예상청구금액, 모두 협상해야 한다.
이와 관련 아스텔라스 측은 "2024년 11월 급여 신청 후 최초의 타사간 신약 병용요법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와 의료진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아직 공단과의 협상이 남아있다. 환자들이 비뇨기암 최초의 혁신치료제이자 전이성 요로상피암에서 40년만에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파드셉 병용요법에 대해 온전한 치료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60일간 협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파드셉 병용과 같이 키트루다를 포함한 병용요법 임상이 현재 50개 이상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앞으로도 유사사례는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보험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엠에스디 측이 "해당(협상) 과정에서 제도를 포함한 전반적인 논의가 건설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던 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고려 가능한 경우의 수 중 하나는 복지부가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에서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고,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구자 선정에 나선 '적응증별 약가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는 앞으로도 계속 적응증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다적응증 약제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가 신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