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5000만원, 어떻게 버티나”…소세포폐암 가족, ‘탈라타맙 급여’ 호소

‘임델트라’ 허가받았지만 비급여…“사실상 마지막 치료제” 환자단체·의료진도 국회서 촉구…“환자에겐 시간이 생명”

2026-05-12     최은택 기자
소세포폐암 치료제 임델트라 제품 이미지. [사진=암젠코리아]

소세포폐암 치료제 ‘탈라타맙(Tarlatamab)’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국회에 접수됐다. 국내 허가를 받은 치료제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비급여 고가 항암제 접근성 문제가 계속 도마 위에 올르고 있다.

1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소세포폐암 치료제 탈라타맙(Tarlatamab) 건강보험 급여 적용 요청에 관한 청원’이 게시됐다. 동의 기간은 이날부터 6월 10일까지다.

청원인은 자신을 “소세포폐암 확장기 환자의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아버지가 수술이 불가능한 확장기 소세포폐암과 다발성 전이 상태로, 1차와 2차 치료 실패 이후 3차 치료제로 탈라타맙을 투여받고 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탈라타맙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사실상 마지막 치료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회 투여 비용이 5000만원에 달하는 만큼 환자와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탈라타맙은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이 개발한 DLL3 표적 이중특이항체(BiTE) 면역항암제다. 국내에서는 암젠코리아가 ‘임델트라(IMDELLTRA)’라는 제품명으로 지난해 5월 30일 시판 허가를 받았다.

치료대상은 플래티넘 기반 화학요법을 포함해 최소 두 차례 이상 치료를 받은 뒤에도 질환이 진행된 성인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다.

임델트라는 고형암 분야 최초의 BiTE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BiTE는 암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결합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면역항암제다.

청원인은 “소세포폐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특히 확장기 환자의 경우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탈라타맙은 최근 임상에서 기존 치료 대비 의미 있는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보이며 해외에서는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비용 문제로 인해 실질적으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치료받을 권리’의 문제”라고 했다.

또 “현재처럼 환자 개인에게 모든 비용을 부담시키는 구조에서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어도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정부와 관계당국에 ▲탈라타맙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신속 검토 ▲급여 적용 전까지 중증질환 환자를 위한 선별급여 또는 위험분담제 적용 검토 ▲소세포폐암처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질환에 대한 신속한 급여 평가 체계 마련 등을 요청했다.

청원 말미에는 “환자에게 시간은 곧 생명”이라며 “하루라도 빠른 제도 개선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안명주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탈라타맙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국회에서도 ‘소세포폐암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려 탈라타맙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토론회는 소병훈·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폐암환우협회가 주관했다.

토론회에서는 탈라타맙의 비급여 기준 1회 투여 비용이 약 2400만원, 연간 치료비가 5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이 언급됐다.

육정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가장 공격적인 폐암 유형으로 빠른 재발과 전이가 특징”이라며 “탈라타맙 투여 시 재발성 소세포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이 약 14.3개월 수준으로 늘어나는 결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안명주 한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지난 30~40년간 획기적인 신약이 거의 없었던 영역”이라며 “탈라타맙은 장기 생존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인 만큼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은 “재정 지속성과 환자 접근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암질심 등 급여 첫 관문부터 세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허가와 약가 협상을 병행하는 등 등재 기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