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량 아닌 임상결과로 보상”…미국, ‘ACCESS 모델’ 도입

권수민 연구원 “기술기반 진료·성과지불 결합…만성질환 관리 패러다임 전환”

2026-05-04     최은택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주본사 전경.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미국이 만성질환 관리 체계를 ‘성과 기반’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지불 모델을 도입한다. 기존 행위별수가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디지털 헬스 기술을 결합해 환자 건강결과 중심으로 보상하는 구조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HIRA 이슈』 제42호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미국의 새로운 성과 기반 지불 모델 'ACCESS (Advancing Chronic Care with Effective, Scalable Solutions)(작성자: 권수민 급여정책연구부 주임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CMS 혁신센터는 만성질환 관리 강화를 위해 ‘ACCESS’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인공지능(AI), 원격의료, 원격모니터링 등 기술기반 진료를 지불체계에 통합하고, 성과기반 지불(Outcome-Aligned Payment, OAP)을 적용해 의료서비스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10년간 시범…심혈관·근골격·정신건강 등 4개 트랙 운영

ACCESS 모델은 2026년 7월부터 2036년까지 10년간 시범 운영되며, 메디케어 Part B 등록 의료기관이 참여 대상이다. 참여 신청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가능하며 최소 2년 이상 운영이 보장된다.

적용 질환은 ▲심혈관·신장·대사(eCKM·CKM) ▲근골격계(MSK) ▲정신건강(BH) 등 4개 임상 트랙으로 구성된다. 고혈압,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만성 통증, 우울·불안장애 등 만성질환 전반을 포괄한다.

권수민 연구원은 “임상적으로 연관성이 높고 유사한 진료 활동과 강도를 갖는 질환군을 중심으로 통합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참여기관은 환자 상담, 생활습관 개선, 약물관리, 검사 해석 등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격 모니터링 장비와 디지털 치료기술을 활용해 환자 데이터를 수집·관리한다.

혈압·당화혈색소 등 ‘임상 결과’로 보상

ACCESS의 핵심은 ‘성과 기반 지불’이다. 지불은 혈압(SBP), LDL 콜레스테롤, 당화혈색소(HbA1c) 등 객관적 임상지표뿐 아니라 환자보고결과(PROM)까지 반영해 결정된다.

권 연구원은 “각 평가지표에는 최종 조절 목표와 최소 개선 목표가 함께 설정되고, 이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지불이 연계된다”며 “임상 결과 개선 여부가 직접적인 보상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12개월 치료기간 동안 지급액의 절반은 먼저 지급되고, 나머지는 성과 평가 이후 최종 확정된다. 성과 달성률(OAR)이나 대체지출 감소율(SSR)에 따라 지급액이 조정되는 구조다.

지불 구조는 초기 집중관리 단계와 유지관리 단계로 구분된다.

초기 12개월 동안은 높은 자원 투입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높은 보상이 책정되며, 이후 안정화 단계에서는 유지관리 중심으로 전환된다.

권 연구원은 “초기 집중관리와 이후 유지단계를 구분한 이원적 지불 구조를 통해 지속적인 임상 성과 달성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양이 아닌 결과”…국내 지불제도 개편 시사점

권 연구원은 ACCESS 모델의 의의에 대해 “기존 행위별수가 중심 지불체계를 임상 성과 중심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며 “지불 기준을 의료서비스 제공량이 아닌 임상 결과 중심으로 재설계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환자 1인당 통합관리 구조와 표준화된 성과지표, 자료 보고 체계를 결합함으로써 만성질환 관리의 연속성과 효율성,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가치기반 의료를 핵심 축으로 하는 글로벌 지불제도 개혁 흐름 속에서 향후 국내 만성질환 중심 통합관리 지불모형 설계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참고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