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수수료·리베이트·난립’ 도마 위…국회서 제도개편 본격 논의
정부 “최대 1만8000개 실태조사”…연대책임·허가제 등 규제 강화 쟁점 부상
의약품 판촉영업자(CSO)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와 제도 개선 방향이 국회 토론회에서 집중 논의됐다. 과도한 수수료와 리베이트 논란, 점조직 형태의 난립 구조가 동시에 지적되면서,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한 단계적 제도 정비 필요성이 부각됐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같은 당 김남희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의약품판촉영업자협회가 주관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약품 판촉영업자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정부, 업계, 의료계, 언론이 참여해 CSO의 역할과 규제 방향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좌장은 김강립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맡았다.
협회 역할론 부상…“투명성 확보·교육 기능 병행해야”
김주상 신성약품 상무는 CSO 제도의 핵심 과제로 투명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법제와 규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동시에 교육을 통해 개인사업자 중심의 CSO들이 정확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협회는 판매자 단체이기 때문에 CSO를 통제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CSO 협회가 기관화돼 정책 파트너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만5000개 이상으로 추산되는 CSO가 파편화돼 있어 정부의 직접 관리에도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정환 데일리팜 기자는 CSO 산업의 문제를 ‘신뢰 부족’으로 진단했다. 그는 “제약사들이 영업을 맡길 만한 CSO를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다”며 “리베이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CSO가 40~50%에 달하는 수수료를 요구하는 현실에 대해 “왜 이 정도 수준의 수수료가 필요한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허가제 도입 ▲수수료율 규제 ▲리베이트 적발 시 제약사와 CSO 간 연대책임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신고제 시행 이후 다음 단계 규제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수수료·신뢰 부족…“허가제·연대책임 검토해야”
서한기 연합뉴스 기자는 CSO 문제를 제약시장 구조와 연결 지었다. 그는 “동일 성분 의약품이 수십, 수백 개씩 경쟁하는 구조에서 영업 경쟁이 과열되고 리베이트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약값의 상당 부분이 영업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구조에서는 혁신이 어렵다”며 “이 비용은 결국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처방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의료 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론에서는 리베이트 차단을 위한 연대책임 강화 필요성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제약사는 몰랐다고 하고 CSO만 책임지는 구조가 반복된다”며 “제약사와 CSO가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고령화로 약 사용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를 약가 인하로만 해결하려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며 “소아 진료 현장에서는 기존에 쓰던 약이 생산·수입 중단으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SO와 의사 모두 법적 기준이 불명확해 불안정한 상태”라며 “명확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조적 원인·현장 우려 제기…정부 “전면 실태조사 착수”
문덕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장은 “의약품 관련 제조·수입·판매 촉진 주체가 약 2만7000개, 이 중 판매영업자는 약 1만1600개 수준”이라며 “지출보고서 기준 경제적 이익 제공 비율은 약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분류 중에서도 CSO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인다”며 “업계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CSO 규모는 최대 1만8000개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제약사나 도매상보다 훨씬 많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교육 이수 현황, 수수료율, 매출 구조, 재위탁 구조, 제약사 계약 형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강 과장은 “수수료율 규제 등 직접 규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직접 개입과 간접 유도 중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 단계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CSO 협회가 정책 파트너로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사단법인화 여부는 종사자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CSO가 제약사의 단순 외주 수단이나 음성적 리베이트 창구로 인식돼 온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토론을 계기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희 의원은 “CSO 제도가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리베이트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 질서 확립이 전제돼야 제도의 긍정적 효과가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