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관리급여화, 환자 선택권·의료현장 상황 반영해야”

정형외과의사회, 4만원대 수가·횟수 제한 추진에 “현실 괴리” 복지부 5월 건정심 상정 예고

2026-04-28     최은택 기자

비급여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하는 정부 방안을 두고 개원 의사회가 환자 선택권과 의료현장 현실을 반영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상정을 준비하는 가운데, 개원 의사회는 제도 방향에는 일정부분 공감하지만, 수가 수준과 운영 기준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도수치료를 본인부담 95%의 선별급여 형태인 ‘관리급여’로 편입하고, 행위 상한금액을 4만원대로 설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시행 목표 시점은 7월 1일이다.

정부가 오는 7월 시행 목표로 도수치료를 본인부담 95%의 선별급여 형태인 ‘관리급여’로 편입하고, 행위 상한금액을 4만원대로 설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서 환자 선택권과 의료현장 현실을 반영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챗GPT]

“10만원대 시장 현실과 괴리…정당한 수가 반영해야”

이에 대해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현재 10만원 내외에서 형성된 도수치료 수가를 4만원대로 제한하는 것은 의료기관의 비용 구조와 인건비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이어 “도수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별적으로 시행되는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가격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의료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라며 “의사의 전문성과 업무 가치가 정당하게 반영된 수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표면적으로는 환자 부담 완화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치료 이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환자의 진료 선택권과 치료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횟수 제한 신중해야…임상 현실 반영 필요”

정부는 도수치료 이용량 관리를 위해 ▲2주 단위 15회 이내 집중 치료 ▲연간 9회 추가 인정 등의 횟수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사회는 “환자의 통증 정도와 기능 회복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과 횟수가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일률적인 횟수 제한은 임상 현장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치료 횟수 제한은 환자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며 “세부 기준은 보다 유연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형외과계는 건강보험 재정 집행의 형평성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의사회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과 물리치료 영역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반면, 다른 분야와의 재정 배분 구조는 불균형한 측면이 있다”며 “재정 집행의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수치료 관리급여화가 의료기관 운영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전체 물리치료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관리 필요성 공감대…임상 근거 따라 조정 가능”

이와 관련 정부는 도수치료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따라 일정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재확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편입하고 상한금액을 4만원대로 설정하는 데 의견을 모은 상태다.

복지부는 관련 전문학회와 논의를 통해 가격에 대한 시각차는 존재하지만 관리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최근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도수치료가 물리치료·재활치료 대비 수가가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해 적정선을 설정한 것”이라며 “향후 임상적 근거가 축적되면 합리적인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급여 도수치료는 전체 비급여 진료비 증가를 이끄는 대표 항목으로 꼽힌다.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3월 한 달 비급여 진료비는 2조1019억원에 달했고, 이 중 도수치료가 1213억원으로 의과 분야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 등 근골격계 통증 치료 관련 비급여 항목 규모는 2419억원으로, 의과 비급여의 2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보험당국은 이처럼 빠르게 증가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 국민 의료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관리급여 전환 등 관리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