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계 방광 스캐너 청구 삭감 '경보'…모호한 급여기준 '부메랑'
복지부와 심평원, 노인환자 잔료량 검사 증가 원인 내사…전년 대비 600% '폭증' 요양병원 입소문 등으로 확산…복지부 "아직 삭감 없어, 필요하면 급여기준 개정"
전국 요양병원에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에 대한 삭감 주의보가 발령됐다. 모호한 급여기준으로 요양병원 다수가 많게는 수 천만원의 검사 비용을 삭감 당할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망된다.
21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 비용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광 스캐너(bladder scanner)는 방광 중심 위치를 실시간 영상으로 표시해 주는 의료기기로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잔료량을 측정하는 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요양병원의 경우, 고령 입원환자의 배뇨장애와 요실금, 신장 치료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광 스캐너 장비 비용은 1500만원 내외로 블루투스와 휴대용 스캐너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방광 스캐너 검사 수가는 1회당 1만원 정도이다.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이 주목하는 이유는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방광 스캐너를 통한 노인 입원환자 잔료량 검사가 병원 경영에 도움된다는 입소문에 기인한다.
정액수가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간병 급여화 추진까지 불안감이 커진 요양병원이 앞다퉈 방광 스캐너를 구입하면서 검사 청구 건수가 급증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100명의 입원환자가 있는 요양병원에서 방광 스캐너를 통해 잔료량 검사를 하면 하루 100만원 진료 매출이다. 이를 30일 한 달 간 하면 3천만원이다.
경영이 팍팍한 요양병원 입장에서 달콤한 유혹이다.
하지만 요양병원들이 무턱대고 검사량을 늘렸다고 몰아가기에는 어폐가 있다.
모호한 요양급여 기준 때문이다.
지난 2019년 8월 개정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는 방광 잔료량 측정 검사 1일당 급여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방광 스캐너를 이용한 방광 잔료량 측정 검사(1일당) 급여기준은 '하부요로증상 및 배뇨곤란을 호소하는 환자 중 의학적으로 잔료량 측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진료기록부 등에 기록한 경우에 산정한다'고 명시했다.
의사의 판단으로 잔료량 검사가 필요할 경우 방광 스캐너 검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시에는 1일 급여기준으로 규정했을 뿐 검사 다음날, 검사 다음달 등의 횟수 제한은 없다.
요양병원 의사 입장에서 배뇨장애와 요실금 입원환자에게 방광 스캐너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시로 했더라도 부당청구에 해당하지 않는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방광 스캐너 검사 건수가 전년 대비 600% 증가했다. 심사평가원 분석심사에서 방광 스캐너 검사량 급증이 포착된 셈이다. 청구 기관을 살펴보니 대부분 요양병원으로 파악됐다.
심사평가원은 해당 요양병원에게 진료기록부를 요구하고 방광 스캐너 검사 급증 원인과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병원계는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액 대규모 삭감과 환수조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공무원은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올해 요양병원 방광 스캐너 검사가 전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받았다. 심사평가원이 원인과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안다. 심사평가원은 해당 요양병원에 진료기록부를 요구했을 뿐 검사 청구 비용을 삭감했다는 보고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은 "현 고시에는 1일 방광 스캐너 검사 급여기준만 명시하고 있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으로 배뇨장애와 요실금 환자에게 검사하면 급여를 인정하는 상황이다. 의학적 판단을 벗어난 방광 스캐너 검사의 과도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전문학회와 협의해 급여기준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