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급여화 아찔한 '밸런스 게임'…요양병원과 환자, 간병인

복지부, 관련 부서 합동회의 준비…환자 1인당 한 달 본인부담 70~90만원 정액수가 '검토' 간병 환자군 국한 가산수가, 간병인 인건비 자율…요양병원 "최소 2배 수가 개선해야"

2026-04-20     이창진 기자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 모형 상반기 발표를 앞두고 보건복지부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요양병원과 입원환자, 간병인 등 간병 급여화를 둘러싼 이해관계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할지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 관련 보건 부서와 보험 부서,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합동회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간병 급여화 방안은 건강보험정책국장 산하 지불혁신추진단과 보건의료정책관 산하 의료기관정책과, 간호정책과 등에서 나눠 진행됐다.

보건복지부는 간병 급여화 모형 도출을 위해 관련 부서 합동회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경도요양병원을 방문해 간병인을 격려하고 있는 정은경 장관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지불혁신추진단은 간병 수가모형을, 의료기관정책과는 의료중심 요양병원 선정 기준을, 간호정책과는 간병인 관리방안 등을 담당하고 있다.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 주재로 열리는 합동회의는 관련 부서 공무원과 자문위원 등이 참석해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간병 급여화 모형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현장 기반 보건의료 정책이 건강보험 정책을 이끄는 보건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피력했다.

현 정부 국정과제인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복지부는 2027년 의료중심 요양병원 200곳 지정을 시작으로 350곳, 500곳 등 단계적 확대를 예고했다.

간병 급여화 모형 어디까지 진전됐을까.

◆간병 환자 1인당 한 달 본인부담 70~90만원…공동 간병인 비용과 차별화 필요

우선, 입원환자 1인당 한 달 본인부담 70~90만원 수준의 간병 정액수가를 검토 중이다.

현재 6인실 공동 간병인 기준 한 달 간 입원환자와 보호자가 부담하는 70만원~80만원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복지부는 요양병원 표준병실(6인실)을 고려해 4인실을 원칙으로 6인실도 간병 병실로 허용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중심 요양병원 간병 대상 환자 모니터링을 위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조사위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통합돌봄 시행에 따른 건강보험공단 업무를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이 맡게 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통합돌봄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는 이스란 제1차관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간병 급여화 대상은 최고도와 고도 입원환자이다.

간병인 1명이 중증 입원환자를 4명이나 6명을 담당해도 동일수가를 적용하는 셈이다.

간병 집중도를 감안해 4인실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핵심인 의료고도 요양병원 수가는 어떻게 개선될까.

복지부는 간병 대상 중증 입원환자에 국한된 수가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으로 지정되더라도 모든 입원환자가 간병 급여화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최고도와 고도 간병 환자 국한 수가 가산 준비…간병인 인건비 권고안 여부 ‘변수’

전체 병동 중 간병인이 투입된 최고도와 고도 입원환자 병실에만 간병 급여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수가 역시 간병 병실에 국한해 현 요양병원 최고도와 고도 수가의 50~70% 가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병 급여화 한 축인 간병인 인건비는 병원 자율에 맡길 것으로 예측된다.

병원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위탁 고용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간병인 인건비를  수가로 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병원과 간병인 간 계약을 통해 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다인실 공동 간병인에서 통용되는 시가보다 낮은 급여를 제시하면 간병인들의 집단 사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간병인 인건비 권고안을 제시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간병 급여화를 현 정부 국정과제로 의료계와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 최종 모형 도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도요양병원 현장 방문한 정은경 장관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주목할 다른 부분은 의료중심 요양병원 선정 이후 모니터링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간병 환자군 적합 여부를 판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장기요양 등급을 담당하는 건강보험공단이 검토됐으나 통합돌봄 전국 확대에 따른 인력 투입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의료기관 인증 조사위원으로 참여 중인 의사와 간호사 등을 투입해 의료고도 요양병원의 일명 '업코딩'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요양병원 현장에서 높은 수가를 받기 위해 경도 입원환자의 콧줄 삽입으로 고도 환자로 등급을 높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의료고도 요양병원 선정 후 일정 기간 유예를 준 후 간병 대상 환자의 적합도를 모니터링한다는 입장이다.

간병 급여화를 바라보는 요양병원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요양병원이 주목하는 것은 의료고도 요양병원 수가 개선이다. 

복지부 행태를 감안할 때 간병인 병실 수가로 경영수익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지역 요양병원 병원장은 "병원 입장에서 간병 급여화 핵심은 의료고도 요양병원 수가를 현 요양병원보다 얼마나 높게 책정하느냐에 달려있다. 큰 차이가 없으면 간병인을 고용 관리하는 것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 최소 2배 이상 수가를 상향해야 간병 급여화에 참여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병 환자 점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유력…의료인 조사위원 투입 환자 ‘업코딩’ 차단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감안해 요양병원과 입원환자, 간병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묘안을 고심 중이다.

어찌 보면 간병 급여화는 병원과 환자, 간병인을 대상으로 복지부가 하는 '밸런스 게임'인 셈이다.

의료중심 요양병원과 입원환자, 간병인 중 어느 한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면 간병 급여화 정책은 주저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30년까지 의료중심 요양병원 500개소(10만 병상, 8만명) 지정과 간병비 본인부담 30% 적용을 가정해 약 6조 1400억원의 재정 소요를 추정하고 있다.

지불혁신추진단 공무원은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있다. 한정된 재정에서 의료중심 요양병원과 환자, 간병인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 찾기가 쉽지 않다. 현장과 근거 중심 숙의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6월 지자체 선거 이후 간병 급여화 실행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