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급여적정 재평가, ‘사회적 요구도’ 주목…5개 항목·25점 정밀 평가
임상적 유용성 ‘일부’ 약제 대상…의료·사회·재정 요소로 촘촘히 판단 평균 4점 이상이면 ‘높음’…50%·80% 선별급여 차등 적용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 예정인 2기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에서는 임상적 유용성이 최우선 기준으로 작동하지만, 임상적 유용성이 일부만 확인된 약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요구도 평가가 급여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평가체계는 의료적·사회적·재정적 요소를 세분화해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되면서 과거보다 훨씬 촘촘한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사회적 요구도 평가는 임상적 유용성이 ‘일부’로 판단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 경우 평가 결과에 따라 선별급여가 차등 적용되며, 본인부담률은 50% 또는 80%로 나뉜다. 즉 임상적 유용성이 충분하면 급여 유지, 전혀 없으면 급여 제외로 정리되지만, 일부 근거가 있는 약제는 사회적 요구도 평가 결과에 따라 급여권 내 위치가 결정되는 구조다.
평가 항목은 총 5개로 구성된다. 의료적 요소 1개, 사회적 요소 2개, 재정적 요소 2개로 나뉘며, 각 항목은 1점에서 5점까지 부여해 총점 25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항목별로도 5단계 기준이 마련돼 평가위원들이 동일한 틀 안에서 점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적 요소는 해당 약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얼마나 필수적으로 사용되는지를 판단한다. 경증 질환에서 증상 완화 목적으로 쓰이고 특정 환자군에서 대체약제가 충분한 경우 낮은 점수를 받는다. 반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질환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고, 특정 환자군에서 반드시 필요한 약제라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사회적 요소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약제 사용이 환자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편익이다. 간병 부담 감소나 공중보건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클수록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다른 하나는 급여권 유지 필요성이다. 비급여 전환 시 오남용 가능성이 높거나 진료 왜곡 우려가 있다면 건강보험 내 관리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재정적 요소 역시 두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급여 축소나 선별급여 전환 시 환자의 경제적 부담 증가 정도를 본다. 장기간 또는 생애 전반에 걸쳐 사용하는 약제일수록 부담 증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는다. 또 하나는 급여 축소 이후 대체약제로의 전이 가능성과 그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영향이다. 고가 약제로의 전이가 예상돼 재정 지출 증가 가능성이 크다면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사회적 요구도의 최종 판단 기준은 비교적 엄격하다. 평가위원별 종합점수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평균값이 4점 이상이면 ‘높음’, 4점 미만이면 ‘낮음’으로 판단한다. 총점 기준으로는 평균 20점 이상이 ‘높음’ 판단선에 해당한다.
다만 총점이 높더라도 특정 항목이 지나치게 낮으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의료적·사회적·재정적 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평균 2점 이하가 나오면, 전체 평균이 기준을 넘더라도 사회적 요구도는 ‘낮음’으로 판단된다. 전체 점수뿐 아니라 항목 간 균형까지 함께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 측은 선별급여 50%와 80% 기준점과 선별급여 분류 약제에 대한 재평가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건정심 관계자는 "선별급여 50%와 80% 본인부담 격차가 적지 않은 만큼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하는 게 합당하다. 또 일반 선별급여제도에 적용되는 재평가 방안에도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도 “사회적 요구도 평가 자체는 정교해졌지만, 실제로 50%와 80%를 나누는 기준이 불투명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급여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평가 결과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시행 전에 불분명한 부분은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